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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공감] ‘냉장고를 부탁해’의 ‘고든 램지’ 활용법
2017. 12.06(수) 18:46
냉장고를 부탁해 고든 램지
냉장고를 부탁해 고든 램지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영국의 요리연구가 ‘고든 램지’의 등장 소식에 ‘냉장고를 부탁해’의 시청률이 4%를 돌파할 정도로 시청자의 반응은 뜨거웠다. 하지만 이게 웬 걸, 고든 램지가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인 시간은 단 5분. 그를 보기 위해 브라운관 앞에 앉은 사람들은 60초도 아닌, 일주일 더 유예된 시간에 맥이 빠지지 않을래야 빠지지 않을 수가 없었더랬다.

오죽했으면 다음 주엔 ‘본방송’이 아닌 ‘다시 보기’로 보겠다는 이들이 속출했을까. 뻔히 보이는 프로그램의 속셈, 시청률을 올리기 위한 비루한 머리 굴리기에 진력이 난 것이다. 물론 이는 ‘냉장고를 부탁해’에만 해당되는 이야긴 아니다만, 밀당(밀고 당기기)도 정도껏이어야 상대방의 설렘을 높일 수 있는 거지 과도하면 되던 일도 안 되기 마련이다.

스타 쉐프 ‘고든 램지’를 모셔왔으니 ‘냉장고를 부탁해’ 제작진의 기대감이 상당했을 테다. 프로그램의 방영 초기에 받았던 주목을 이끌어내고 있지 못하던 요즘이라 고든의 출연 자체가 하늘에서 내려준 동아줄 같지 않았을까. 그렇다 하더라도 5분은 너무했다. 정말 동아줄 같았다면 고든의 촬영분량을 최대한 쪼갤 것이 아니라 고든이 가진 가치를 십분 활용하여 방송을 더욱 탄탄하게 꾸리는 방향이 훨씬 나았으리라.



그다지 큰일은 아니라 할 수 있다. 그저 ‘고든 램지’편 보기를 염원한 일부 팬들의 분노라 치부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초점을 잘못 맞춘, 좋지 않은 상황 판단이다. 우선 일부 팬들이 아니라 일부 시청자들이며, 이들이 분노한 까닭은 농락당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프로그램이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대중을 농락할 수 있는 방송 환경과, 그 동기가 하염없이 괘씸해서다.

동기란 게 무엇이냐면, 대중이 방송을 제대로 소비할 권리를 가진 존재라 보기보다 우매한 군중으로서 재미만 있으면, 화제만 되면 무조건 반응을 보이고 시청률을 올려주는 호갱(어수룩하여 이용하기 좋은 손님을 지칭하는 단어)으로 보았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과대광고로 기대감은 기대감대로 잔뜩 올려놓고 말도 안 되는 편집을 선보이는 패기를 부릴 수 있는 것이다. 좀 더 나아가, 고든이 나오지 않은 것도 아니고, 어찌 되었든 다음 주에도 나오니까 여러 번으로 나누어 보는 게 서로에게도 유익이지 않겠냐는 못된 심보라 할까.

비약이라면 용서를 구하겠다만. 아무리 좋은 게스트를 섭외했어도 그를 받는 프로그램의 구성이 좋지 않다면 좋은 성과가 나와도 한시적인 결과일 따름이다. 무엇보다 이제 대중은 모르지 않는다. 제작진이 어떤 꿍꿍이로 이런 결과물을 내놓았는지 알면서 속아주고 소비해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꿍꿍이가 좋다면 프로그램의 유지를 위해 매 주 시청하고, 좋지 않다면 대중도 소비자인지라 누릴 수 있는 즐거움과 재미만 쏙 빼고 마는 결정도 할 수 있다.

‘무한도전’의 ‘잭 블랙’편이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것은 무한도전을 통해서 제공될 수 있는 모든 유희 위에 잭 블랙의 매력이 놓였기 때문이다. 두 요소의 환상적인 조합은 당시 대중이 예상했던 기대 이상의 것이었고, 외국 유명배우가 우리의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온 몸을 던져 즐기고 간 사실은 대중에게 있어 하나의 자부심이자 자랑으로 연결될 정도였다. 방송을 소비하는 시청자로서도 부족함 없는 오락 시간이어서 시청률이든 뭐든 올려주고도 남을 만했고.

‘과유불급’과 ‘소탐대실’이 동시에 떠오르는 경우다. 시청률을 탐하다 과한 광고에 알맞지 않은 프로그램을 제작했고, 일부 시청자들의 비위를 상하게 하는 결과를 빚고야 말았다. 가장 중요한 대중의 신뢰를 잃게 생긴 것이다. 물론 ‘고든 램지’편의 시청률은 여전히 나쁘진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의 이야기다. 다시 말하지만 ‘냉장고를 부탁해’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타의 프로그램도 이를 참고로 하여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자잘한 수단들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먼저 시청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좋은 구성을 갖추길 바란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사진제공=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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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고든 램지 | 냉장고를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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