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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햄릿', 무대로 완성된 선문답 "사느냐 죽느냐" [종합]
2017. 12.07(목) 21:12
뮤지컬 햄릿 얼라이브 포스터
뮤지컬 햄릿 얼라이브 포스터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뮤지컬 '햄릿: 얼라이브'는 태산 같은 원작의 그림자와 무게만큼 깊은 상징과 함의를 가진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그 이면에는 "사느냐 죽느냐" 만큼 치열한 1년 여의 회의와 고민이 있었다.

뮤지컬 '햄릿: 얼라이브(Hamlet: Alive)'(연출 아드리안 오스몬드, 이하 '햄릿') 제작진은 7일 저녁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언론을 대상으로 백스테이지 투어와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강봉훈 협력 연출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질의응답에 임했다.

'햄릿'은 영국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400년 전 집필한 동명 희곡을 원작을 무대화 한 작품이다. 원작은 왕자 햄릿이 갑작스레 의문사한 선왕의 유령을 만나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비화를 들은 뒤 숙부이자 어머니의 새 남편, 새 국왕이 된 클로디어스에 복수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순수와 욕망, 삶과 죽음 등 철학적인 가치를 되새기게 만들었다.



특히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To be or not to be. That's the problem)"라는 주인공 햄릿의 명대사가 오랜 시간 회자될 정도로 수백 년 동안 사랑받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무대화됐으며 현재까지 가장 많이 무대에 올려진 작품으로 손꼽히기도 한다. 그만큼 국내에서도 '햄릿'은 올해 7월 막 내린 동명 뮤지컬이 존재할 정도로 친숙한 작품이다. 다만 해당 작품이 라이선스 뮤지컬인 반면 이번 '햄릿'은 국내 창작 뮤지컬로 초연된다는 점에서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이에 제작진은 공연에 앞서 제작 및 준비 단계부터 다양한 고민에 휩싸였다. 강봉훈 협력 연출은 "'햄릿'을 뮤지컬로 만든다는 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봤을 것 같은데 그만큼 어려운 시도였다"며 "첫 번째 이유는 텍스트 자체가 400년 전 이상 됐기 때문에 그때는 '들려주기' 시대였는데 지금은 '보여주기' 시대다. 바뀐 시대 언어를 어떻게 보여줘야 하는지가 가장 어려웠다. 또 누구나 아는 '햄릿'인 만큼 각자의 해석이 존재한다. 스태프끼리도 마찬가지라 각기 다른 언어를 공동의 언어로 소화하는 게 어려웠다. 원본만 읽어도 4~5시간 정독해야 하는 양을 넘버만 1시간이 넘어가는 걸 어떻게 전달하느냐 고민이 많았고, 굉장히 시간이 많이 걸렸고 회의를 굉장히 많이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어 그는 "그래서 무대를 시각적으로 어떻게 표현할지, 그 의미가 무엇이고 이런 게 어떤 의미로 전달될지도 고민이 많았다"며 "내가 싫어한 해석, 나와 다른 해석이면 관객들이 싫어할까 봐 굉장히 두려운 작품이다"고 고백했다. 그는 "뮤지컬 특성상 작가주의적 관점이 아니라 같이 공감할 수 있는 관점에서 간다는 게 굉장히 큰 명제였는데 그게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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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적인 원작을 어떻게 뮤지컬로 승화할지 고민한 결과, 제작진은 무대 장치를 쇼뮤지컬처럼 화려하고 스펙터클 하게 만들기보다는 간소화했다. 대신 '구멍'과 '거울' 등의 오브제를 통해 상징적인 의미를 전달하고자 했다. 이 과정에서 저승과 이승, 햄릿 등 등장인물들이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능동적으로 찾아가는 점이 주된 메시지로 부각됐다. 이에 강봉훈 협력 연출은 누구보다 오필영 무대 디자이너의 노고를 힘주어 말했다. 그는 "오필영 디자이너가 정말 고생했다"며 "미쳤을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무대 준비 기간만 1년에 한 번 회의할 때 연출진이 보통 12시간을 지속했고 절에서나 할 법한 선문답을 내놓은 탓이라고.

아울러 강봉훈 협력 연출은 CJ토월극장이라는 실제 공연장이 프로시니엄 극장 형태인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는 "프로시니엄 극장의 경우 간단히 말해 좌에서 우 혹은 반대로 등·퇴장 경로가 분명하다. 그런데 저희 작품은 뒷면을 거울로 두르며 전체가 다 등·퇴장 경로가 됐다. 이러한 동선들은 때로는 관객들에게 노출이 되기도 하고 장면 전환에 오버랩 되는 게 많다"며 "극 중에 장면이 총 스무 장면이 넘는데 '햄릿' 자체가 장면이 많아서 어떻게 하면 이걸 유기적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할까 고민했고 주제적인 측면을 놓치고 싶지 않은 회의의 결과로 지금의 무대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강봉훈 협력 연출은 "그런데 사실 지금 무대가 운용하기 어려운 무대다. 사실적이지도 않고 기둥이 장면을 가리기도 하고 굉장히 오픈된 구조라 그렇다. 그래서 처음엔 '이게 마당놀이와 다를 게 뭔가'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원래 무대란 굉장히 기호화됐고 관객과 창작자들의 약속이 통하는 공간이지 않나. 그래서 더 압축적이고 미니멀해졌다"고 했다. 이어 그는 "작품 안에서 수많은 공간이 존재하는데 유령이 나타났을 때 초자연적인 공간, 사실적인 공간, 심지어 햄릿의 심리를 표현하는 심리적 공간까지 있다. 이걸 다 표현하려다 보면 오히려 인물들의 진실성을 놓칠 수 있다는 생각에 하나로 상징하기 좋은 무대를 생각하다 지금의 무대 디자인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강봉훈 협력 연출은 "보통은 뮤지컬에서 관객들이 기대하는 건 스펙터클한 부분이다. 그런데 정작 비극의 요소 중 스펙터클은 다섯 번째로 나올 정도로 중요치 않았는데 이제 뮤지컬에서는 굉장히 중요한 게 스펙터클이 됐다. 초창기에는 그런 장면 아이디어도 많았다. 쉽게 말하면 유령이 무대를 한 바퀴 날아야 하냐 말아야 하냐도 있었다. 그런데 이 작품의 큰 콘셉트를 왕과 왕족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직접적인 인물들이 스펙터클보다 감정들과 느낌을 살려보자는 콘셉트로 갔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뮤지컬을 기대하고 좋아하시는 분들에겐 다소 불리할 수 있다. 우리 작품의 스펙터클이 약하다는 건 아니다. 다만 그런 볼거리보다는 콘셉트에서 우리가 보여주지 못했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도했다.

끝으로 강봉훈 연출은 "원작 '햄릿'을 두고 '햄릿이 재밌어?'라고 묻는다면 선뜻 답하기 어렵다. 전공한 사람들도 재밌다고 하면 거짓말일 것. 그런데 왜, 무엇 때문에 이 이야기가 가치가 있고 사람들이 좋아할지 고민했다. 전체 스태프들이 1년 넘게 빠지면서 깨달은 게 '스펙터클이나 볼거리가 아니라 셰익스피어가 햄릿을 통해 표현하는 것들을 우리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였다. 여러 스태프들은 우리나라에서 수많은 작품을 한 사람들인데 그런 분들이 정말 '햄릿'에 대해서 만큼은 첫 번째가 스펙터클 같은 보여주기보다 진짜 중요한 게 뭔지 사색하고 고민한 무대라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표했다.

나아가 강봉훈 협력 연출은 국내 최초 창작 뮤지컬 '햄릿'에 대해 세계적 명작인 원작의 의미와 400년 동안 축적된 다양한 해석을 두고 "틀린 게 아닌 다른 해석"을 남기는 작품이라고 자평했다. 무대 구성만 봐도 스태프끼리 1년 동안 회의를 거듭했고 그 과정에서 누구 하나 속 시원하게 동의한 적 없는 만큼 공연 과정에서 관객들의 이견과 호불호 평가도 자연스러운 모양새다. 결국 수많은 상징과 함의를 가진 '햄릿'의 무대는 "사느냐 죽느냐"처럼 끝없는 사색과 고민을 거듭한 제작진의 결과물인 셈이다. 이들이 선택한 미니멀한 무대가 원작 탄생 이후 400년,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 한국의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이끌어낼지 지켜볼 일이다.

'햄릿'은 내년 1월 28일까지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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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뮤지컬 | 햄릿 | 햄릿 얼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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