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희, '서울메이트' 그 이상의 메이트 [인터뷰]
2017. 12.16(토) 15:55
장서희
장서희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배우 장서희가 예능 '서울메이트'로 도전 정신을 불태우고 있다. 데뷔 30여 년 차 배우가 연기가 아닌 예능에 출연한다는 게 낯설 법도 하건 만. 정작 장서희는 담담했다. 예능도 연기의 연장선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장서희는 현재 케이블TV tvN 예능 프로그램 '서울메이트'에 출연 중이다. '서울메이트'는 스타의 손길이 묻어있는 곳에 외국인 게스트가 방문해 추억을 쌓아나가는 글로벌 홈셰어 리얼리티 예능이다. 이를 위해 장서희는 1981년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로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방송에서 집을 공개하고 자신의 일상을 선보이고 있다.

방송 최초로 일상을 공개한다는 것은 장서희에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12회 출연을 계약한 터라 이미 외국인 친구들의 여행기는 모두 촬영을 마쳤고 스튜디오 토크 분량만 추가로 남았지만, 장서희는 "내가 관찰당하는 느낌"이라며 여전히 얼떨떨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집에 수십 대의 카메라를 달았다. 화장실만 빼고 다 달았더라. 처음으로 집을 공개하는 것이기도 하고 내 민낯을 다 드러내는 느낌이라 촬영하는 내내 부끄러웠다"며 "스튜디오에서 보는 내내 신기했다. '내가 저렇게 걷는구나', '내가 저렇게 말하고 행동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떨리기도 하고 아직은 익숙하지 않더라"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서희가 낯선 예능을 받아들인 이유는 두 가지였다. 바로 박상혁 PD의 오랜 설득과 연기자로서 대중과 친밀해지고 싶다는 욕구. 장서희는 "박상형 PD가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 때부터 계속 섭외 연락을 해왔다. 그런데 '강심장'도 못 나갔고, 그다음에 연락 왔던 SBS 예능 프로그램 '룸메이트' 시리즈에도 못 나갔다. '서울메이트'까지 연락이 왔는데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겠더라"라며 웃었다.

더불어 장서희는 "'서울메이트' 전에 SBS 주말드라마 '언니는 살아있다'에서 민들레라는 왕년의 여배우로 코믹한 모습을 연기했다. 그런데 그 이미지를 시청자 분들이 좋게 봐주신 것 같아 자신감이 붙었다"며 "원래부터 배우는 자신이 보여주지 못한 이미지와 연기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거기에 자신감을 얻어 제대로 예능을 보여드리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특히 장서희는 MBC 드라마 '인어아가씨', SBS 드라마 '아내의 유혹' 등 강한 복수극을 그린 드라마에서 주인공으로 사랑받았지만 유독 강하고 센 이미지를 보여줬던 것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복수를 위해 똑 부러지고 모든 걸 잘하는 역할만 보여줘야 했고 현실에서도 그럴 거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실제 자신은 '언니는 살아있다'의 민들레처럼 허술하고 엉뚱한 면도 있다는 것. 이에 장서희는 "저를 보면 떠올리는 고정관념이 있는 것 같더라. 그걸 깨보고 싶었다. '언니는 살아있다'도 그렇게 선택한 작품이었고 그 연장선에서 '서울메이트'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모험심이 생겼다"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또한 장서희는 배우로서 시청자와 팬들에게 편안한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그는 "'인어아가씨'나 '아내의 유혹'으로 큰 상도 받고 높은 시청률도 기록해봤다. 그런데 사람들이 더 반갑게 맞아주는 건 '언니는 살아있다'의 민들레라는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민들레를 계기로 초등학생, 중학생 팬도 생겼다"며 "예전엔 거리감이 있는 배우였다면 이제는 옆집 언니 같은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대중에게 편안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 밑바탕에는 언제나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욕망도 있었다. 편안한 사람, 좋은 사람이 먼저 돼야 어떤 이미지를 보여주고 새로운 캐릭터를 연기하더라도 대중에게 부담이나 장벽 없이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배우는 언제나 새로운 이미지를 꿈꾼다"는 장서희는 "어떤 캐릭터도 가리지 않는다. 그냥 다 해보고 싶다. 안 해본 캐릭터에 도전하는 게 더 재미있다. 물론 힘들고 극복해야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그게 나를 계속 채찍질하며 배우로 살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장서희는 스스로를 한 장르에 가두려 하지 않았다. 드라마에 비해 자주 출연하지 못한 영화에도 갈증을 느꼈고, 중국 활동도 여전히 고려하고 있다는 그다. 오랫동안 1인 기획사에서 활동하다 최근 배우 배두나 유재명 등이 속한 샛별당 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체결한 것도 연기자에게 공연부터 영화, 드라마에 해외 활동까지 폭넓은 활동을 지원해주기 때문이라고.

티브이데일리 포토


나아가 장서희는 '서울메이트'나 '언니는 살아있다'의 민들레는 물론 새 소속사를 만나는 일련의 사건들을 "터닝 포인트"라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제 중년으로 접어들었다. 제 삶에서, 연기 인생에서 너무 중요한 순간이다. 예능 프로그램 하나, 작품 하나로 제가 뭔가 확 변한 건 아니겠지만 분명히 좋은 발판이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이어 그는 "여전히 '왜 그렇게 센 드라마만 해?'라는 말을 자주 듣기도 한다"며 "그런데 그건 너무 단편적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 '아내의 유혹'이나 '인어 아가씨'나 내가 잘했던 모습이고 대중이 날 좋아했던 모습이다. 그걸 평생 갖고 가진 않겠지만 굳이 부정하고 싶지도 않다"고 털어놨다. 다만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영역 안에서 조금씩 변화를 보여드리고는 싶다. 안전하고 위험 부담이 덜 되는 선택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연기 인생의 연착륙을 위해 장서희는 욕심을 버렸다. '서울메이트' 시청률 공약에 대해 묻자 "대박 욕심은 없다. 소소하게, 잔잔하게 '저렇게 하는구나', '저런 모습도 있구나'라는 말만 들어도 저는 성공"이라며 웃는 그다. '언니는 살아있다'가 20% 대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올해 SBS '연기대상'에서도 수상 욕심을 버렸다고 손사래까지 쳤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끝으로 장서희는 좋아하는 책으로 혜민스님의 '멈추며 비로소 보이는 것들'을 언급하며 "많이 내려놨다"고 고백했다.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누군가의 엄마, 이모 역할도 해야 하는데 언제까지 공주처럼 남겠나. 내 나이에, 내가 살아온 과정에 전혀 후회도 없고 오히려 이만하면 성공했다는 자부심도 있지만 언제나 주인공만 하고 항상 멜로만 할 수 없을 거란 생각도 늘 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역설적이게도, 스스로를 내려놓고 비운 사이 장서희는 스스로를 다시 채울 준비를 마쳤다. 그가 채울 이후의 배우 인생은 분명 '서울메이트' 이상의 대중의 메이트일 것이라 기대한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연휘선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서울메이트 | 장서희
싸이월드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