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페이지 설정 북마크 china
홈페이지 로그인 회원가입 기사제보
페이스북 트위터 youtube
'강철비' 양우석 감독, 그 삶엔 진한 휴머니티가 있다 [인터뷰]
2017. 12.23(토) 07:03
영화 강철비 양우석 감독 인터뷰
영화 강철비 양우석 감독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지난 2013년, 46세 나이로 용감하거나 혹은 무모하게 영화 연출을 시작한 남자는 데뷔작 '변호인'으로 단숨에 천만 감독 대열에 오르더니, 두 번째 작품 '강철비'로 지난 흥행이 결코 요행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또한 단 두 작품만으로도 인간에 대한 이해와 휴머니즘, 그리고 사회에 대한 진지한 고찰로 가득한 그의 깊은 내면을 헤아리게 했다. 양우석 감독이다.

최근 개봉된 영화 '강철비'(제작 와이웍스엔터테인먼트)는 '변호인' 양우석 감독의 차기작이지만, 실은 감독이 제피가루 작가와 유명 인기 웹툰 '스틸레인'을 연재하던 2011년 그 이전부터 10년 동안 준비했던 작품이었다. 당시 웹툰은 천만 뷰를 기록할 만큼 경이로운 인기를 끌었다. 참 여러모로 감독과 천만이란 숫자는 인연이 깊지만 더 놀라운 건 따로 있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한반도 상황을 그린 웹툰의 연재 도중 실제로 김정일 사망 사건이 발생한 것. 웹툰을 기반으로 한 '강철비'는 현시제에 걸맞게 북한 내부 쿠데타 발생과 이로 인해 발발될 남북 핵전쟁 위기를 그린, 더욱 방대하면서도 첨예한 스토리로 스크린에서 재탄생됐다.

양우석 감독은 "'스틸레인'을 연재할 땐 웹툰이 지금처럼 산업화되지 않았을 때였다. 제겐 직장 생활을 하며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푸는, 일종의 취미란 건 어폐가 있을 것 같고 탈출구와 같았다"며 "영상화가 됐으면 좋겠단 생각은 했었는데 그땐 제가 하게 될 줄 몰랐다"고 밝혔다. 당시에도 영상 콘텐츠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었지만 연출을 꿈꿔본 적 없었단 감독이다. '변호인'을 기획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변호인'을 통해 늦은 나이에 기회를 잡은 것에 대한 감사함이 컸단다. 그는 "제 나이는 은퇴를 강제로 당하는 나이 아니냐. 기회가 와서 열심히 해야겠단 생각이었고, 당시에도 상업적인 흥행은 생각지 않았었다"며 "워낙 오해가 많았던 작품이고 개봉도 못할 수 있단 생각을 했는데 천만이란 관객의 숫자는 상업적 성공에 큰 의의가 있다고 여겨지지 않았고, 이해의 숫자로 보여 다행이었다"고 했다. 또한 '변호인'으로 과한 격려와 응원을 받았기에 이를 한 번쯤은 관객에 돌려주고 싶었다고. 그랬기에 관객에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는 상업영화란 틀을 지키며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이야기가 무엇인지 고민했던 감독이다. 그리고 이젠 '강철비'란 이야기를 들고 와야 할 때란 생각을 했다.

그는 "지금 남북의 위기는 필연에 위한 위기가 아니라 대결과 대결이 만든 위기 구도란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상상력이 우리 모두에게 필요하다 느꼈다"고 했다. 이는 "분단국가 국민들은 분단 그 자체보다 분단을 정치적 이득을 위해 이용하는 자들에 의해 더 고통받는다"는 극 중 대사로 드러난다. 남북이 가진 정치 구조와 현재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비극적 현실을 어떻게 이보다 더 적합한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렇기에 북한 쿠데타 세력의 모토가, 공화국을 위한 핵을 권력 유지 도구로 사용하는 북한 권력에 대한 반발이란 점은 몹시 흥미롭다. 이를 허무맹랑한 영화적 상상이 아니라고 강조한 감독은 "실제로 '계속 이렇게 압박당하고 힘들 바엔 차라리 전쟁하자'는 극단적 북한 반응이 있다고 한다. 물론 극 중 쿠데타 세력은 한반도를 위기로 몰고가는 강경파이기에 안타고니스트로 설정해야 하지만 그 근본적 이유가 뭘까 궁금했다"며 "수십 년 동안 전쟁을 준비하며 살았는데 원칙적으로 전쟁이 일어나면 안 되는 이율배반적인 상황에서 그들이 느끼는 보편적인 배신감이 근본일 것"이라고 했다.

'강철비'는 이처럼 핵전쟁 발발 위기와 직면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현실적인 상황들이 부각되며 생생한 공포감을 자극한다. 이념이 다른 두 남한 대통령의 모습은 극단적으로 양분화된 현시대를 나타내고, 계엄령이 선포된 상황에서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들뜬 사람들은 폭력과 도발에 일상화된 우리의 현실을 그린다. 각국의 이권을 따라 움직이는 주변국 상황은 애초 한민족을 분단시킨 강대국들의 자국 이기주의를 보이며, 결국 전쟁의 막대한 피해와 공포는 누구도 돕지 않는 우리의 몫이다. 무섭도록 사실적인 영화지만 그렇기에 시사하는 바가 많은 '강철비'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우리를 둘러싼 나라들이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뭐라고 탓할 순 없다"는 양우석 감독은 "우리가 처해있는 상황이 실제론 꽤 심각하다. 갈수록 전쟁 가능성에 대한 수치가 올라가는데, 한번 더 전쟁이 일어난다면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고 그땐 재기불능 상태가 될 거다. 우리가 주체가 돼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더 많은 상상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함할만한 땅굴들과 북한 핵무기의 위력, 북한 군대의 조직력과 완벽한 전시 시나리오 등 '강철비'가 그려낸 상상은 언제든 현실이 될 수 있다. 어쩌면 이미 구축된 상태일 수도 있다. 수없이 다양한 측면에서 상상하고 대비해야만 하는 이유다.

우리가 남북의 현실에 너무도 무심하고 무신경한 채 지금에 다다른 것이 안타까웠단 감독은 "'강철비'는 상업영화기에 재밌게 보셨으면 하지만, 본질은 냉정하게 우리가 처한 현실과 북한이나 북핵 문제를 바라보시길 바란다"고 했다. 영화는 거시적 측면을 다룬다면 언론은 미시적 측면을 다루며 팩트를 제공한다면 이런 상보적인 관계를 통해 좀 더 이성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란 감독의 견해다.

이처럼 현실적 공포가 부각되는 영화지만, 이에 못지않게 화려하고 압도적인 CG 기술을 자랑하고 정우성 곽도원이 완성한 남북 두 철우의 모습은 애잔하면서도 유머러스하다. 감독은 "제 능력으로 된 것이 아니다. 정말 좋은 스태프와 배우들을 만나 그런 것"이라며 공을 돌렸다. 특히 이름도 같은 두 철우가 나누는 감정은 "우정이라기보단 이해와 연민"이라고 정의한 감독이었다. 처음엔 적으로 만났지만 두 사람 다 40대 가장의 외로움을 느끼고,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에서 가족과 나라를 위해 전쟁 위기를 막으려 뛴다. 이틀도 안 되는 그 시간 동안 그들은 서로에 대한 연민과 이해를 느꼈을 터. 그리고 바로 이 감정이 휴머니즘의 핵심이라 여기는 양우석 감독이었다.

양우석 감독은 전작을 통해 따스한 위안과 용기를 건네기도 했고, 지금처럼 현실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실감 나는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이처럼 그가 작품을 통해 보여준 소통의 방식은 인간에 대한 이해를 우선으로 한다는 점이 줄곧 일관됐다. 양우석 감독의 깊이를 완성하는 건 이처럼 진중하고 올바른 사고관과 결부된 진한 휴머니티 아닐까.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영화 '강철비' 스틸]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한예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연예계이슈
싸이월드공감
koreastardaily kantamedaily kakao qq sina news.yahoo news.msn tw.news.yahoo.com thegioidienanh vientianetimes 구글 mk hihoku KT KBS 네이트온 싸이월드 네이트 다음 tvcast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