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고했어 2017] 다작이 중요해? 지성이면 감천
2017. 12.25(월) 09:00
피고인 제작발표회 당시 지성
피고인 제작발표회 당시 지성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2017년 다작에 힘쓰지 않아도 충분히 존재감을 증명한 배우가 있다. 연기 호평과 작품 성적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남자, 배우 지성의 이야기다.

지성은 올해 단 한 작품에 출연했다. 바로 SBS 월화드라마 '피고인'(극본 최수진·연출 조영광)이다. 그는 '피고인'에서 기억을 잃고 사형수의 누명을 쓴 주인공 박정우 역으로 열연했다.

'피고인'은 딸과 아내를 죽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검사 박정우가 잃어버린 4개월의 시간을 기억하기 위해 벌이는 투쟁 일지이자 악인 차민호(엄기준)를 상대로 벌이는 복수극이다. 검사가 살인 누명을 쓰는 것도, 기억을 잃었다가 회복하는 것도 쉽게 납득할 수 있는 설정이거나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에 '피고인'은 방송 초기 소재가 비현실적이고 전개는 소위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지성은 풍부한 감정 연기로 매 장면 설득력을 부여했다. 그는 기억을 잃고 사형수가 된 박정우의 혼란과 아내를 잃은 한 남자의 슬픔, 납치당한 딸을 되찾기 위해 애쓰는 절절한 부성애 등 다양한 감정의 진폭을 그렸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는 지성의 한 맺힌 절규, 정처 없이 흔들리는 눈동자, 멈출 줄 모르는 눈물 등에 매료됐고 다소 비현실적인 박정우의 상황과 '피고인'의 서사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다.

지성의 활약에 힘입어 '피고인'은 설정과 전개에 대한 비판을 뒤엎고 방송 기간 내내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특히 3월 21일 밤 방송된 '피고인' 18회(마지막 회)는 닐슨코리아 전국 평균으로 28.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SBS 드라마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이로써 지성은 '2017 SBS 연기대상'에서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물론 지성이 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그는 2015년 MBC 드라마 '킬미, 힐미'에서 다중인격장애로 7개의 인격을 가진 남자 주인공 차도현 역으로 열연했고 그해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보상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SBS 드라마 '딴따라'에서 밴드 딴따라를 키우려 고군분투하는 매니저 신석호 역으로 열연했음에도 지상파 드라마의 몰락 속에 한 자릿수 시청률로 작품을 마쳤던 터다. 그는 '피고인'으로 작품의 성적과 연기에 대한 호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대상 징크스'를 날리고 존재감과 영향력 모두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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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지성은 '피고인'을 통해 로맨스 연기가 아닌 부성애 연기로 배우 인생의 2막을 열었다. 1999년 SBS 드라마 '카이스트'로 데뷔한 이래, 그는 줄곧 로맨스의 매력적인 남자 주인공으로 활약했다. SBS 드라마 '올인', MBC 드라마 '뉴하트', KBS2 드라마 '비밀' 등 무수한 작품에서 도박과 의학, 복수극 등 다양한 소재를 소화하면서도 늘 한 편의 로맨스를 소화했던 그다.

하지만 '피고인'에서 지성은 사별한 아내를 뒤로 하고 납치당한 딸을 되찾겠다는 일념을 중점적으로 선보였다. 이를 통해 가슴 설레는 로맨스뿐만 아니라 절절하고 애통한 부성애까지 소화할 수 있는 배우임을 보여줬다. 또한 실제로 지성이 아내인 배우 이보영과 딸 지유를 낳고 SNS를 통해 이를 공개할 정도로 화목한 가정을 꾸렸기에, 그의 부성애 연기는 시청자에게 감동을 자아내며 더욱 설득력을 얻었다.

결국 지성은 올해 단 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배우로서 충분한 성과를 거뒀다. 연기 인생의 새 막을 열었고 대상 가능성이 점쳐질 정도로 존재감을 과시했으며 그 일상에 대한 호감과 신뢰도까지 유지했다. 이쯤 되면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옛말도 이 남자를 중심으로 다시 써야 할 판이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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