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뷰] '다운사이징' 12.7cm 인간, 판타지 속 다큐멘터리
2018. 01.11(목) 19:06
다운사이징
다운사이징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지극히 판타지 적인 설정에서 출발한 영화지만 내용만큼은 여느 다큐멘터리 못지않게 현실적이다. 인간의 삶에 근원적인 물음을 던지는 영화 '다운사이징'이다.

'다운사이징'(감독 알렉산더 페인)은 1억이 120억의 가치를 가진 호화로운 생활을 위해 12.7cm로 작아지는 다운사이징을 선택한 남자 폴(맷 데이먼)가 그 세상 속에서 꿈꾸던 행복한 삶을 찾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다운사이징'은 유기체의 무게를 2744분의 1 비율로 줄이고, 부피는 0.0364%로 줄이는 시술이다. 인구 과잉으로 심각한 환경 문제를 초래하고 있는 인간의 크기를 줄여 인간이 만들어 내는 폐기물의 양을 줄이고, 이를 바탕으로 지구를 지켜나가자는 공익성을 띈 이 시술은 개발된 지 10여년 만에 전 세계로 퍼져나가며 소인(小人)을 양산하기 시작한다.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작아지기를 선택하는 이유가 꼭 환경운동가이기 때문은 아니다. 사람의 크기가 작아지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재산의 가치도 커지고, 이를 바탕으로 상류층의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이 사회 전체에 팽배해진 것. 10여년 간 작업치료사로 일하며 평범한 일상을 살던 중산층 폴은 아내와 함께 새로운 삶을 살아보겠다는 결심으로 다운사이징 시술을 결정한다.

하지만 다운사이징 시술 과정에서 아내와 헤어지고, 의도치 않게 홀아비가 된 폴은 소인들의 마을인 레저랜드 안에서 쓸쓸한 삶을 이어간다. 이후 그의 일상은 위층에 사는 파티광, 괴짜 이웃을 만나게 되며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혼란을 겪는다.

이처럼 '다운사이징'은 관객의 주의를 쉴 새 없이 끄는 빠른 전개와 창의력 넘치는 설정들, 그 안에 담긴 깊은 메시지까지 많은 것들을 두루 갖춘 영화다. 영화 초반부는 독특한 상상력으로 빚어낸 다운사이징 과정과 대인(大人), 소인의 모습을 대비하며 웃음을 자아낸다. 호화로운 삶을 사는 소인들의 모습은 아름다운 유토피아처럼 그려지며 흥미를 더한다.

하지만 중반부를 지나고 나면 이 영화가 정말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마냥 이상향인 줄 알았던 다운사이징 세상 너머에도 빈민가가 존재하며, 그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사연이 등장하며 영화는 양 극단에 놓인 인물들을 대비해 '진정으로 행복한 삶은 무엇인가'라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를 남기는, 분명한 메시지를 담은 수작이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다운사이징'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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