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공감] '이판사판' 연우진의 변신은 무죄
2018. 01.12(금) 11:43
이판사판 제작발표회 당시 연우진
이판사판 제작발표회 당시 연우진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배우 연우진이 '이판사판'으로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줬다. 전작의 이미지를 지우고 엘리트 판사로 완벽히 변신했다. '이판사판'의 흥망과 별개로 연우진의 족적이 선연히 남았다.

SBS 수목드라마 '이판사판'(극본 서인 ·연출 이광영)이 11일 밤 방송된 32회(마지막 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판사판'은 자타 공인 '꼴통 판사' 이정주(박은빈)와 '차도남' 엘리트 판사 사의현(연우진)의 정의 구현을 그린 드라마다. 이 가운데 연우진은 '사판' 사의현 역으로 출연했다.

사의현은 법과 양심대로 소신껏 판결하는 정의로운 판사였다. 동시에 극단적으로 중립을 지키고자 애쓰며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인물이기도 했다. 감정의 진폭도 좁고 표정, 대사, 분위기의 변화도 적은 점만 보자면 지극히 단편적인 캐릭터였던 셈. 성장과 변화를 중심으로 한 입체적인 캐릭터가 대세인 걸 고려하면, 캐릭터 설정을 볼 때 사의현은 호감형 배역은 아니었다.

그러나 연우진은 찰떡같은 캐릭터 소화력으로 사의현을 자신만의 캐릭터로 만들었다. 그는 가상의 인물 사의현의 이미지부터 독창적으로 만들어갔다. 단정하다 못해 짧은 머리, 변화는 물론 표정 자체가 없다시피 한 무감정한 얼굴, 샌님을 연상케 하는 안경 등 연우진의 스타일과 착장 모두가 '차도남' 엘리트 판사 사의현을 구체화했다. 특히 이는 법정에서 근엄한 태도로 중립을 유지하며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실제 판사들과 제법 닮아 있었다.

여기에 연우진은 섬세한 연기로 매력을 불어넣었다. 아무리 감정 변화가 없는 사의현이라지만 이정주와의 로맨스를 비롯해 친구인 검사 도한준(동하)과의 티격태격 브로맨스의 중심에 선 인물이라 감성 자체가 메마른 인물은 아니었다. 이에 연우진은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미묘하게 변화하는 사의현의 감정선을 세밀하게 표현하며 캐릭터에 생기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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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사의현이 가진 가장 크고 변하지 않는 감정은 '정의감'이었다. 사의현은 기본적으로 판사로서 강한 소신을 갖고 있었고, 정확한 판결로 법 앞에서 만인이 평등하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인물이었다. 이에 연우진은 사의현의 재판 및 판결, 선고 장면에서 유독 힘 있는 목소리와 강단 있는 분위기로 화면을 장악했다. 이에 힘입어 억울하게 살인 누명을 썼던 장순복(박지아)의 재심에서 법정을 대표해 사과하던 사의현의 모습은 '이판사판' 전체를 관통하는 명장면으로 남았다.

더욱이 연우진의 캐릭터 소화력이 '이판사판'에서만 보인 게 아니었다. 그는 전작인 '7일의 왕비'에서는 형 연산군 이융(이동건)에 대한 애증과 연인 신채경(박민영)에 대한 사랑 사이에서 고뇌하는 중종 이역의 심리를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내성적인 보스'에서도 자칫 내성적인 게 아니라 소심한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는 인물의 감정을 명확하게 분석하고 표현해냈다.

연우진이 또 다른 전작 '이혼 변호사는 연애 중'(이하 '이변연')에서 이미 변호사라는 법조인 캐릭터를 소화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변연'의 변호사와 '이판사판'의 판사까지 비슷한 직군인 캐릭터를 전혀 다른 인물로 표현하기 위해서는 사소한 변화를 포착할 수 있는 분석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

이처럼 논리적인 분석과 감정적인 연기를 동시에 소화해내는 연우진이기에 향후 행보가 더욱 기대를 모은다. 비록 '이판사판'은 완성도와 성적 면에서 호평을 받지 못했지만 연우진만큼은 높이 평가하는 이유다. 그의 캐릭터 소화력이 계속되는 한, 어떤 작품이라도 연우진의 변신은 무죄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제공, 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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