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얼라이브' 400년 세월 넘어 여전히 '살아있는' 고전 [리뷰]
2018. 01.24(수) 07:07
햄릿:얼라이브
햄릿:얼라이브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제목부터 독특하다. 400년 전 낡은 텍스트에 '얼라이브(Alive)', 즉 살아있다는 부제가 붙었다. 새롭게 붙은 제목처럼 긴 시간을 뛰어넘어 다시 살아난 셰익스피어의 비극, '햄릿:얼라이브'는 세월의 흐름에도 빛바래지 않는 고전의 힘을 증명한다.

'햄릿:얼라이브'(연출 아드리안 오스몬드)는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햄릿'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엘시노어의 왕이 동생 클로디어스에게 살해당하고, 아들인 왕자 햄릿은 자신의 어머니이자 여왕인 거투르드와 결혼해 왕관을 차지한 클로디어스를 향한 복수를 꿈꾼다.

극은 모든 폭풍이 몰아친 뒤 죽음을 눈앞에 둔 햄릿의 독백으로 시작해 거트루드와 클로디어스의 결혼식 직전으로 되돌아간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의 빠른 재혼에 심사가 뒤틀려 있던 햄릿은 충신 호레이쇼의 안내로 아버지 유령을 만나게 되고,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분연히 나선다. 하지만 복수를 이어갈수록 주위 사람을 해치게 되는 햄릿의 모습은 그 자체가 하나의 비극이 된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힌 고전을 재해석하는 것에는 많은 위험 부담이 따른다. 뮤지컬 '햄릿:얼라이브'는 이러한 위험을 요령껏 영리하게 빗겨나갔다. 우선 셰익스피어 원작을 최대한 살린 대사로 특유의 말맛을 살리려 노력했다. 이 대사들이 상징과 은유를 내포한 무대와 어우러져 뮤지컬보다는 오히려 잘 정제된 연극 한 편을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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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원전에 충실한 상태에서 엘시노어의 모습을 현대적으로 각색한 무대와 의상 등을 더해 작품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섬세하면서도 모던한 연출을 선보이기로 정평이 난 아드리안 오스몬드 연출이 펼쳐낸 무대는 소도구를 최소화한 단순하고 직관적인 장치들로 구성돼 있다. 특히 천장에 매달린 금속의 둥근 원형 거울이 빛을 반사하며 각도에 따라 쉼 없이 무대의 색채를 바꾸고, 늘어선 직선 기둥은 때로는 왕국의 성벽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햄릿이 선왕의 유령을 만난 숲 속 나무가 되기도 하며 상황에 따라 다양한 공간을 조성한다. 여기에 현대식 정장으로 재해석한 의상까지 여러 요소들이 어우러져 완성도 높은 무대를 꾸민다.

배우들 역시 각자의 열연을 바탕으로 고전의 힘을 객석에 전한다. 햄릿 역을 맡은 고은성은 왕자의 인간적인 고뇌를 섬세하게 그려냈고, 난도 높은 고음을 소화해내는 가창력까지 겸비해 주연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며 무대를 이끌어 간다. 클로디어스 역의 양준모는 존재만으로도 위압감을 과시하는 왕의 모습부터 추악한 범죄 앞에서 일그러진 인간의 면모까지 스펙트럼 넓은 연기를 펼친다.

이처럼 신선한 연출과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졌지만, 음악적인 면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불안한 인물들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격렬하게 몰아치는 멜로디는 도리어 산만하게 느껴진다. 일례로 햄릿이 선왕과 함께 부르는 '복수를 해다오'는 아버지 죽음의 진실을 알고 햄릿이 느끼는 강렬한 분노를 그려내기 위해 애썼지만, 정작 두 사람이 주고받는 빠른 가사들은 록 기타 반주에 묻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 햄릿의 속내를 담아낸 솔로곡 '단 한번만'은 극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기에는 다소 희미한 잔상만이 남았다. 1월 28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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