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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성은 이미 '좋은 사람'이다 [인터뷰]
2018. 02.05(월) 18:06
정혜성
정혜성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정말 좋은 사람이 많았어요." 배우 정혜성은 '의문의 일승'에 대해 시종일관 제작진과 선·후배 연기자들의 인품을 칭찬했다. 좋은 사람은 좋은 사람이 알아보는 법. 바쁜 촬영장에서 주변 사람들의 장점을 포착해낸 정혜성 역시 충분히 선한 사람, 좋은 연기자였다.

정혜성은 지난달 30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의문의 일승'(극본 이현주·연출 신경수)에서 진진영 역으로 열연했다. '의문의 일승'은 누명 쓴 사형수 김종삼(윤균상)이 '어쩌다 탈옥수'에서 '가짜 형사 오일승'으로 변신해 사회 곳곳에 숨은 적폐 세력을 청산하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였다. 이 가운데 진진영은 '가짜 형사 오일승' 소속 광역수사대 암수전담팀의 홍일점이자, 그가 김종삼이라는 것을 아는 파트너 형사였다.

2013년 시트콤 '감자별'로 데뷔한 이래 '의문의 일승' 전까지 매해 2~3개 작품에 출연하며 꾸준히 활동한 정혜성이다. 그는 '의문의 일승'에 앞서 데뷔 햇수에 비해 많은 작품에 출연했고 어떤 배우가 돼야 할지 고민했다.

특히 정혜성은 '김과장'과 '구르미 그린 달빛'(이하 '구르미')을 통해 각광받은 사랑스러운 이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두 드라마가 성공하며 높은 인지도를 얻었고 배우로서 도약할 발판도 마련했지만, 동시에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러블리(lovely)'한 이미지를 탈피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던 것이다.

이 같은 고민은 모두 정혜성이 배우로서 가진 "길게, 평생 연기하고 싶다"고 목표 때문이었다. 정혜성은 자신의 목표를 위해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만 해야 할지, 질타를 감안하더라도 다른 걸 도전해야 할지 고뇌했다. 시청률 1% 대로 고전한 전작 '맨홀'조차 '김과장', '구르미'와 다른 연기를 보여준 덕에 스스로는 만족한 작품이라는 그다.

이에 정혜성은 "제가 여태 보여주지 못한 모습을 '맨홀'에서 다 보여드렸다고 생각했는데 많은 분들이 못 보셔서 몰라주시더라. 그걸 고민하는 와중에 '의문의 일승'이 들어왔다"며 "되게 의외였던 게 신경수 감독님이 저한테 굉장한 확신을 갖고 섭외해주셨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감독님이라면 누구나 '김과장', '구르미'를 떠올려주셔서 일종의 선입견, 편견이 있었다. 또 사실 저도 그게 편했다. 그런데 전혀 다른 '의문의 일승'이 주어져서 정말 열심히 하고 잘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넘치는 의욕에 '의문의 일승' 대본 리딩 당일까지 밤을 새울 정도로 긴장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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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깊은 고민을 거쳐온 정혜성이기에 "'이번 작품에서 저를 재정비했다"며 당당할 수 있었다. '의문의 일승' 속 선배 연기자들의 배려에 반해 믿고 따르게 된 것이다. 정혜성은 "제가 뭔가를 끌어나가려 하지 않아도 됐다. 저희 작품의 선배님들이 워낙 내공이 좋으셔서 제가 굳이 뭔가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해주시고 제 부족함이 채워졌다"며 감탄했다. 가령 암수전담팀 팀장 박수칠 역의 김희원은 정혜성이 연기적으로 뭔가를 시도하려 하면 먼저 눈치채고 "이 신, 네가 생각해본 게 있냐"고 물어봐줬고, 부족한 장면은 따로 불러 조언도 해줬단다.

더불어 그는 감독부터 스태프와 출연진 등 '의문의 일승' 구성원의 프로 정신과 타인을 향한 배려를 보고 치유받았다. 정혜성은 "신경수 감독의 경우 5~60명의 보조출연자들까지 살뜰히 챙겼다. 촬영이 끝난 뒤 '저희 드라마를 위해 노력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조심히 들어가시라'라며 박수까지 치며 배웅했다"고 했다. 또 "강신효는 연극 계에서 주로 활동하다 '의문의 일승'에 출연한 조연 배우들을 먼저 찾아가 함께 밥을 먹었다. 주로 스태프 없이 홀로 활동하는 선배들이 혼자 쓸쓸히 식사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의문의 일승' 제작진이 '육룡이 나르샤'에서 이미 호흡을 완벽하게 맞춰본 덕에 밤샘 촬영 한번 없이 매번 밤 12시 전에 촬영이 끝난 것도 기뻤다는 정혜성이다. 그는 "제가 조금이지만 드라마를 해보면서 그런 분들을 못 봤다. 작품을 급하게 빨리 찍다 보면 다들 놓치는 게 많았다"며 "일적으로도 완벽하고 사람을 '사람 대 사람'으로 대하는 분들을 만났다. 그 정도로 인품이 좋고 훌륭하신 분들을 만나 제 마음이 너무 치유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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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정혜성은 '의문의 일승'을 기점으로 향후 청사진에 대해 조금이나마 갈피를 잡았다. 그는 "전에는 기회가 주어져도 내가 하고 싶은 것, 하고 싶지 않은 것, 내가 해야 하는 것이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그게 잘못된 거라 생각했다. 이렇게 좋은 환경, 좋은 감독님,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라면 어떤 역할이라도 작품을 하면서 내 스펙트럼을 넓히는 게 나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고 확신했다.

이렇듯 인터뷰 내내 주위 사람들에 대한 감동과 이를 통해 자신의 부족함과 지향점을 논한 정혜성이다. 그러나 좋은 사람을 알아보는 것 역시 좋은 사람을 이루는 자질일 터. 정혜성은 이미 그가 동경하는 제작진과 선배 연기자들의 발자취를 쫓아가고 있었다.

"사실 저는 지금 병이 들 수 있는 시기잖아요. 그런데 그러면 안 되겠다 생각했어요. '의문의 일승' 선배들처럼 기본이 돼야겠더라고요. 진짜 사람이 됨됨이가 돼야 같이 일하는 게 좋고, 함께 일하는 게 행복한 사람이 될 것 같아요. 지금 당장은 멀리 가고 돌아갈 수 있을지언정 길게 봤을 때에는 제 인생에 있어서 함께 일했던, 함께 마주한 사람들이 좋게 행복하게 일을 한다면 그게 좋은 것 같아요. 그걸 이번 작품 하면서 아주 명확하게 느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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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FNC 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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