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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어라 달순아' 박현정, 그 자체로 빛이 나는 사람 [인터뷰]
2018. 02.09(금) 11:40
꽃피어라 달순아
꽃피어라 달순아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박현정이 긴 시간을 돌고 돌아 비로소 '꽃피어라 달순아'로 대중 앞에 섰다. 깊이를 알 수 없는 지난한 시간을 이겨낸 박현정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내면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해 있었다. '빛이 나는 사람'이라는 말을 무엇인지 실감케 한 박현정이었다.

9일 종영한 KBS2 아침드라마 'TV소설 꽃피어라 달순아'(극본 문영훈·연출 신창석, 이하 '꽃피어라 달순아')는 시대의 비극으로 아버지를 죽인 원수를 아버지로 알고 자라고, 그 때문에 다시 버려져야 했던 달순이 과거의 진실을 밝히고 구두 장인으로 성공하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드라마다. 박현정은 극 중 대대로 갑부로 이름난 송 씨 집안의 외동딸 송연화 역을 맡아 연기했다.

박현정에게 '꽃피어라 달순아'는 모든 부분에서 '운명'과도 같았다. 이혼 후 다시 배우 활동을 시작하며 연극과 단막극에 주로 출연하며 점차 연기에 대한 열정을 키워나갔고, 장편 드라마를 염원하던 시기에 딱 맞게 찾아온 '꽃피어라 달순아'였다. 캐스팅 단계부터 특별했다. 박현정은 "갑자기 오디션 연락이 와서 갔더니 대본을 주시고 읽어보라고 하시더라고요"라며 "5분 만에 대본 리딩 끝난 뒤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다음에 바로 캐스팅이 됐죠"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토록 자신이 염원했던 연기 기회를 잡은 박현정은 송연화라는 인물을 그 누구보다도 잘 소화하고 싶었다. 그러나 "워낙 많은 감정신들과 대사량을 소화해야 해서 부담감이 있었어요"라고 털어놨다.

그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송연화라는 캐릭터 자체에 있었다. 첫사랑을 잃고 그 사이에 낳은 아이까지 잃어버린 송연화는 원수 인지도 모른 채 한태성(임호)과 결혼해 그야말로 굴곡진 인생을 사는 인물이다. 이는 어느 부분 박현정과 닮은 구석이 있었다. 결은 다르지만 박현정 역시 송연화와 같이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저도 아픔이 있었기 때문에 송연화의 아픔을 이해하는데 어렵지 않았어요"라는 박현정은 캐릭터에 대한 높은 이해도가 연기에 도움이 됐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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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과정을 통해 박현정은 완벽하게 송연화가 됐다. 잃어버린 딸을 애타게 찾는 절절한 모성애와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었던 남편이 알고 보니 불륜과 살인을 서슴지 않는 인물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의 배신감 등 송연화의 복잡다단한 인생사를 박현정은 자연스러우면서도 섬세한 감정 연기로 극에 펼쳐냈다.

특히 정충기(배도환) 살해 누명을 쓰고 구치소에 수감된 송연화가 한태성의 배신을 알고 분노하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해당 장면에서 송연화는 눈물을 흘리며 섬뜩한 목소리로 한태성에게 복수를 다짐한다. 우아하고 기품 있는 여성으로 그려졌던 송연화가 이른바 '흑화'하는 모습은 극의 터닝포인트가 됐을 뿐만 아니라, 배우로서 박현정을 다시 보게끔 하는 계기가 됐다. 이에 박현정은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에는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라면서 "자세부터 시작해서 목소리 톤까지 하나하나 계산하고 연기했었죠"라고 한 장면을 위해 수많은 디테일을 연구하는 자세를 보였다.

또한 박현정은 송연화가 한은솔을 잃어버린 후 강가에서 혼자 우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저도 두 딸이 있기 때문에 자식을 잃은 슬픔이 저에게 가장 크게 다가왔어요. 물론 그 감정을 100%는 모르지만, 우리 아이들이 없어지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아픔을 표현했던 것 같아요"라며 박현정은 자신도 배우이기 전에 엄마이기에 그 누구보다도 송연화의 감정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세상 물정 모르는 부잣집 외동딸이었던 송연화는 여러 풍파를 겪으며 점차 성장하는 인물로 그려졌다. 다시 만난 딸 한은솔을 지키기 위해 위험도 무릅쓸 정도로 송연화의 내면은 그 누구보다 단단했으며 또 강했다. 박현정 역시 송연화라는 인물을 연기하며 배우로서 한층 성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송연화라는 역할로 여러 경험을 했던 것 같아요. 수갑도 차보고 정신 병원에도 가보고. 한 작품 안에서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하기가 힘들잖아요. 그런 것들이 저한테 너무 새롭고 좋은 경험이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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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피어라 달순아'를 보내야 하는 이 시점, 박현정은 진한 아쉬움을 보였다. 박현정은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볼 수 없다는 게 너무 서운하고 섭섭해요. 매일 촬영장에 갔었는데, 갑자기 갈 곳을 잃어버린 기분이에요. 마음이 참 허해요"라고 씁쓸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배우로서 다시 활동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된 작품이란 것도 있지만, 함께한 사람들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기에 '꽃피어라 달순아'를 향한 박현정의 애정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지난해 7월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촬영을 시작해, 올해 2월 한파로 손발이 꽁꽁 얼 정도의 추위 속에 촬영을 마쳤다. 약 7개월이라는 기간 동안 일주일 내내 '꽃피어라 달순아' 팀들과 함께 했으니, 정이 들 수밖에 없었다. "KBS 베스트 드림팀이라고 생각해요"라며 '꽃피어라 달순아' 팀에 대해 칭찬한 박현정은 "모난 사람들이 없었어요. 이런 팀은 처음이에요. 감독님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해요. '빨리 끝내고 놀자'며 촬영 시작 전에 긴장을 풀어주셨죠"라고 특히 감독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1995년에 연기를 시작한 뒤로 송연화처럼 버라이어티 한 삶을 사는 역할을 맡아본 적이 없어요. '꽃피어라 달순아'는 그만큼 제 인생의 '넘버 원'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배우로서 다시 사람들 앞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준 정말 고마운 작품이기도 하고요. 송연화는 절대 잊지 못할 거예요."

'꽃피어라 달순아' 속 송연화가 그랬듯이, 박현정도 무수한 인생의 고비를 이겨내고 배우로서 화려하게 만개하게 됐다. "신은 견딜 수 있는 만큼의 시련만 주신다고 하더라고요"면서 자신이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종교적인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한 박현정이다. 하지만 분명한 건 박현정은 그 자체로 올곧고 선한 사람이기에 역경과 시련도 믿음으로 이겨낼 수 있었던 것. 힘든 일과 마주했을 때 외면하고 회피하기보다는 성장의 기회로 삼고 부단히도 이겨내려 노력하는 자세. 그것이 박현정을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었으며, 우리가 그를 배우로서 다시 만날 수 있었던 이유였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요? 진심을 전하는 배우였으면 해요. 그거면 되죠. 뭘 더 바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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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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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꽃피어라 달순아 | 박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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