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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공감] ‘리턴’의 주연배우 교체가 훼손한 시청자의 볼 권리
2018. 02.14(수) 17:35
리턴 고현정
리턴 고현정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주인공의 얼굴이 바뀌는 일만큼 드라마의 흐름을 방해하는 게 또 있을까. 대본 속의 인물이 아직 작가의 상상 속에 갇혀 있는 상태라면, 배우는 이들을 밖으로 꺼내 시청자의 눈앞에 생생하게 구현해내는 역할을 한다. 즉, 허구의 인물이 현실에 존재하는 배우의 모습을 덧입고 하나의 살아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드라마에 온전히 몰입한 이들에게 그 속의 세계는 더 이상 허구가 아니다. 적어도 이야기가 완료될 때까지는 실재하는 곳이다. 그러니까 끝나지 않은 어떤 이야기에서, 어떤 배역, 더구나 중요 배역의 얼굴이 바뀌는 일은, 영화 상영관의 조명이 일제히 켜지며 관객들을 현실로 내쫓는 것과 다를 바 없어, 한참 몰입 중인 시청자들에겐 그야말로 무례한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 엄청난 일을 SBS 드라마 ‘리턴’(극본 최경미 연출 주동민)이 벌이고 있다. 근래에 얻기 힘든 높은 시청률(17.4%, 닐슨코리아 전국 집계 기준)을 기록하고 있는 와중에, 심지어 이야기도 중반부에 다다른 시점에, 다른 이유도 아니고, 배우와 제작진 사이에 빚은 갈등으로 현 주연배우인 고현정이 하차하고 새로운 얼굴(배우 박진희)이 물색된 상황이다.



초반에 비해 비중이 그리 크지 않게 전개되었다 해도 동일한 인물의 다른 얼굴이라니, 보는 이들은 ‘리턴’의 세계를 아예 재구성해야 할 판이다. 물론 서로간의 신뢰가 깨지고 틈이 벌어진 상태에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어 한 작품을 만들어가는 일이 쉬울 리 없다. 어찌 되었든 하나의 작품은, 작가와 제작진 및 배우, 제작진과 배우, 배우와 배우 사이의 원활한 소통 가운데 탄생하는 법이니까.

지금의 형편으로 미루어 볼 때, 그동안 배우는 배우대로, 제작진은 제작진대로 온전한 집중이 힘들었으리라. 그럼에도 ‘리턴’이 보이고 있는 좋은 성과는, 초반부에서 잘 형성된 이야기세계와 주변 분위기와 상관없이 주어진 역할을 다 하며 자리를 지킨 사람들의 노력, 이를 알아 본 시청자들의 심미안에서 기인한다. 몰입하고 있는 시청자들을 억지로 끌어내어 앞의 수고들을 일정 부분 허사로 돌리는 일, 바로 주연배우 교체다.

어느 쪽의 옳고 그름을 떠나 양측이 다 괘씸한 이유다. 작품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과 작품을 위해서, 작품을 즐기는 시청자들을 위해서 조금만 서로에게 양보해줄 순 없었을까. 아니면 갈등을 조금만 뒤로 미루어줄 순 없었을까. 밀접해도 모자를 판에 틀어진 마음을 가지고 호흡을 맞춘다는 게 쉬울 리 없다는 점 충분히 이해하지만, 아마추어도 아니고 프로라면 이 어려운 걸 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이렇게 시청자의 볼 권리를 ‘훼손’하는 사태까지 꼭 왔어야 했을까 싶은 게다.

결국 14일(수) 방영되는 16화에서, 하나의 배역에 두 명의 배우가 연기를 펼치는 진귀한 장면이 등장한다 한다. 이미 촬영된 분량이 있어 이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생긴 웃지 못 할 에피소드다. 화제의 중심에 있는지라 시청률은 분명 높겠다. 문제는 시청자들의 몰입도다. 다행인 점은 바뀐 배우의 연기력도 상당하여 흐름에 찾아올 방해는 생각보다 덜 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시청률이 유지되었다고 혹은 떨어졌다고 안심할 것도 고소한 마음을 품을 것도 없다. 작품에 오점을 남기고 시청자의 볼 권리를 훼손한 사실은 절대로 묵과될 수 없으며, 유사한 일의 반복을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어떤 방식으로든 엄히 다루어질 테니.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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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고현정 | 리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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