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민, 배우 인생 28년 '브라보 마이 라이프' [인터뷰]
2018. 02.15(목) 10:56
박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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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배우 박상민이 '브라보 마이 라이프'로 4년 만에 시청자들을 만났다. '장군의 아들'로 데뷔한 지 28년, 박상민은 50대를 바라보는 와중에도 한없이 뜨거운 열정의 소유자였다.

박상민은 3일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브라보 마이 라이프'(극본 정지우·연출 정효)에서 대기업 총수 정영웅 역할을 맡았다. 왕년의 여배우 라라(도지원)와 그의 딸 하도나(정유미)가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는 가족극 '브라보 마이 라이프'에서 정영웅은 라라의 전 남편으로 등장했다. 여주인공과 이혼한 전 남편이니 시청자들에게 악역이라는 소리를 들어야 타당하건만, 정작 박상민은 정영웅으로 중년 여성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그 배경에는 캐릭터의 속내를 꿰뚫어 보고 깊은 감정을 끌어내는 박상민의 연기가 있었다. 그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라라를 포용하고 끝까지 곁을 지키는 정영웅 만의 감정을 깊이 있게 그려냈다. 이에 박상민은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진 5개월 여의 대장정을 마친 것에도 "섭섭한 건 없다. 시원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역량과 도리를 다 했다"며 당당했다.

박상민은 시청자들이 다소 이해하기 어려웠던 정영웅의 복잡한 감정까지도 납득했다. 정영우가 라라를 좋아한다는 신동우(연정훈)와 연적이 아닌 친구로 남는 게 대표적인 예다. 이와 관련 박상민은 "냉정하게 사람이 멋진 건 누구도 어쩔 수 없다"며 라라라는 캐릭터가 그만큼 매력적인 점을 강조했다. 이어 "신동우의 경우 어린 시절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모성애에 결핍이 있고, 라라를 스타로 동경했던 남자다. 그 와중에 라라를 향해 담백하게 좋아한다고만 하는데 그것까지 쳐내는 건 아닌 것 같았다"며 "물론 현실의 박상민이라면 불가능했겠지만 정영웅이라면 가능할 것 같았다. 그 정도는 납득할 수 있는 인물이었고 또 납득하지 못하면 연기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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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박상민은 "누구보다 정지우 작가에게 고맙다"고 했다. 12년 전 정지우 작가의 작품 '내 사랑 못난이'에서 남자 주인공을 맡으며 한해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사랑받았는데, 그 일을 기억하고 다시금 러브콜을 보내줬다는 것. 더욱이 '브라보 마이 라이프' 첫 미팅에서 정지우 작가가 2시간에 걸쳐 정영웅이라는 인물과 설정을 자세하게 설명해 납득시켜줬단다.

"이해할 수 없으면 연기할 수 없다"는 박상민은 "기본적으로 미팅 때 감독과 작가를 만나면 '나를 왜 캐스팅하려는 거요? 나한테 원하는 연기가 뭐요?'라 묻는다. 그런데 정지우 작가는 2시간에 걸쳐 내게 원하는 바를 자세히 말해줬고 정영웅이라는 인물의 성격을 확고하게 알려줬다. 그 설명을 들으면 정영웅이라는 인물을 이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지우 작가에 대한 높은 신뢰도와 인물에 대한 확신이 더해진 결과 박상민은 자연스레 '브라보 마이 라이프'를 선택했다. 여기에 다소 느끼하게 비칠 수 있는 정영우의 성격을 담백하게 표현하는 자신만의 표현력이 더해져 큰 반응을 얻은 것 같다는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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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박상민에게도 '브라보 마이 라이프'가 한 자릿수의 다소 저조한 시청률을 보인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은 데에 만족하며 작품에 일말의 후회나 미련도 남기지 않았다.

실제로 박상민은 정영웅이라는 인물을 연기하며 촬영장에서 불리는 이름 한 글자까지 신경 썼다. 가령 촬영장에서 자신을 "영웅이"라고 불리는 것에도 예민해졌단다. 박상민은 "정영웅은 기본적으로 라라와 신동우도 포용할 수 있는 넓은 그릇을 가진 대기업 총수다. 무게감이 있는 인물인 거다. 그런데 촬영장에서 '영웅이'라고 불리는 순간 어감부터 귀여워지고 어린아이 같아졌다. 그래선 안 되겠다 생각했다. 회식 자리에서 감독에게 정영웅도 좋고 그냥 영웅도 좋으니 '영웅이'라고는 부르지 말아 달라 했다"고 밝혔다.

박상민이 이처럼 캐릭터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한 끝'에 주목하게 된 건 1994년 이명세 감독과 영화 '남자는 괴로워'를 작업할 때부터였다. 유독 배우들을 혹독하게 다루는 이명세 감독의 촬영을 견디며 훈련이 된 것. 박상민은 "그때 이명세 감독이 단어 하나까지 세밀한 연기를 요구했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물론 그때 당시에는 몰랐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장군의 아들' 때 내 인기가 어땠는지, 연기가 어땠는지 정확히 파악하면서 이명세 감독과의 작업을 돌이켜 봤다. 그때 정말 많은 걸 배웠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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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오랜만에 주인공으로서 책임감과 보람을 맛본 것도 박상민에게 주요 원동력이 됐다. 2013년 MBC 드라마 '스캔들: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 이후 4년 여의 공백기를 가졌던 그다. 1990년 영화 '장군의 아들'로 데뷔한 이래 앞만 보고 달려온 인생에 휴식기가 필요했던 것. 그 사이 박상민은 어머니의 병환과 아내와의 이혼 등 개인적인 아픔을 이겨냈다. 또 해외와 한국을 오가며 스스로를 재충전한 뒤 '브라보 마이 라이프'처럼 "가슴에 '훅' 들어오는 작품"을 찾았다.

무엇보다 박상민은 출연했던 작품들 모두 가슴에 간직하고 있었다. '대왕세종'의 양녕대군을 떠올리며 "여전히 나를 '대군'이라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며 웃었고, '돈의 화신' 속 지세광이 죽음을 맞는 최후에 눈시울을 붉힐 정도였다. "오랜만에 돌아오니 촬영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았다"는 그다. 이처럼 데뷔 30년을 바라보는 와중에도 활화산 같은 뜨거움을 지닌 박상민이기에 작품도, 인생도 '브라보 마이 라이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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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을 하다가 감정적으로 중요한 신을 찍고 나면 모처럼 감독과 함께 모니터링을 합니다. 감독의 디렉션도 있지만 배우인 제가 제 연기와 감정에 만족해야 넘어갈 수 있는 거죠. '브라보 마이 라이프' 때도 그랬어요. 모두가 '정영웅', 그러니까 내 입만 바라보는데 그 순간 당당하게 내 감정과 연기에 만족하고 '오케이'를 말했습니다. 그 순간의 뿌듯함은 말로 못해요. 그런 감정을 느끼면서 '이런 거였지. 이런 게 연기였지. 배우가 느낄 수 있는 영광이었지'라 생각했어요. 그 맛에 살아있고, 연기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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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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