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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기사' 서지혜, '인생 캐릭터'라는 수식어의 무게 [인터뷰]
2018. 02.15(목) 11:04
흑기사 서지혜
흑기사 서지혜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라면 누구나 꿈꾸는 '인생 캐릭터'라는 수식어다. 배우 서지혜는 그 수식어의 무게감을 알기에 마냥 좋아하기보다는 경계하고 더 나은 연기를 위해 자신을 갈고 닦을 뿐이었다.

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흑기사'(극본 김인영·연출 한상우)는 한 남자와 두 여자의 200여 년에 걸친 사랑이야기를 그린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다. 서지혜는 극 중 과거 지은 죄로 불로불사의 벌을 받으며 한 남자를 향한 집착 어린 사랑을 품고 있는 샤론 역을 맡아 호평을 받았다.

서지혜에게 '흑기사'는 나름의 도전이었다. 불로불사의 존재이며, 이루지 못한 사랑에 대한 한을 가진 샤론은 서지혜가 섣불리 이해할 수 없는 범주에 있는 캐릭터였기 때문. 또한 한 남자를 몇백 년 동안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샤론의 연정도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는 서지혜다.

이런 난제들에 대한 답을 서지혜는 수많은 고민과 연구를 통해 얻었다. "죽지 않는 존재라는 걸 알게 된 이후로 이 친구는 누군가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힐 수 없게 됐을 거고,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 외로웠을 거예요"라며 서지혜는 샤론이 처한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며 그의 감정선을 만들어나갔다.

250년이라는 시간 동안 철저히 고립되고 외로움 속에서 샤론을 지탱한 건 언젠가 환생해서 자신과 못다 한 인연을 이어갈 문수호(김래원)에 대한 사랑뿐이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서지혜는 샤론이라는 인물이 가진 서사를 오롯이 이해하게 됐다고 했다.

또한 서지혜는 샤론이 디자이너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외양에 특히나 신경 썼다고 했다. 그는 "250년이나 살면서 샤론이 얼마나 많은 옷들을 입어봤겠어요. 거기다가 디자이너잖아요. 그 느낌이 나게끔 의상에 공을 들였죠"라면서 "다른 작품에서는 오피스 룩을 선보인 적이 많았는데, 이번엔 화려한 느낌을 주려고 했어요. 슈트를 입어도, 다양한 액세서리로 화려하게 꾸몄죠"라고 했다.

이처럼 서지혜는 일련의 고민 과정을 거쳐 어느새 샤론 그 자체가 돼 있었다. 모든 것에 무심한 듯 굴지만 문수호와 관련된 일에서는 울고, 웃고, 화내는 평범한 인간과도 같았던 샤론은 서지혜의 연기와 만나 더욱 매력적으로 그려졌다. 더 이상 악행을 저지르면 자신의 존재 자체가 위태롭다는 걸 알면서도 문수호에 대한 사랑에 집착하는 샤론은 어딘가 짠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는 서지혜가 샤론이라는 인물에 대한 단상이었고, 그 감정들이 연기에 오롯이 녹아들었다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감정이입을 하다 보니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유독 외롭더라고요., 나를 좀 좋아해 줬으면 좋겠고. 그래서 한 번은 래원 오빠한테 '너무 한 거 아니야?'라고 했다니까요.(웃음)"이라고 말하는 서지혜에게서 그가 얼마나 샤론이라는 인물에 빠져 살았는지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시청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된 샤론의 결말도 쉬이 납득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이유였다. 거듭된 악행으로 샤론은 결국 백발의 노인이 돼버렸고, 자신이 만들어준 옷을 정해라가 태운 순간 홀로 불에 타 소멸된다. 영생의 벌을 받고 있는 샤론이 정해라가 옷을 태운 것 때문에 갑자기 소멸하는 이야기 전개는 쉬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들이 많았다.

서지혜는 이에 대해 "사실 샤론의 결말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어요. 저도 그 결말을 알고 있었죠"라면서 "저로서는 그 결말이 시원하기도 했어요. 샤론은 할 수 있는 건 다 했어요. 문수호를 꼬셔도 보고, 협박도 하고. 그럼에도 문수호와 정해라의 사랑은 너무 단단했고, 샤론의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 게 더 이상 없었고, 죽는 것 밖에는 없었을 거예요"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 생각을 하니까 샤론이 마지막에 혼자 외로이 늙어서 불에 타 재가 되는 결말이 슬프게 와 닿더라고요"라고 했다.

결말에 대한 시청자들의 아쉬움 역시 이해가 간다는 서지혜다. 그는 "'흑기사'를 사랑한 만큼 아쉬움도 컸을 거라고 생각해요. '흑기사'에 대한 관심도라고 생각하면 그런 반응들이 나쁜 것만은 아니죠"라고 결말에 대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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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흑기사'를 끝내고 나서 한 마디 했어요. 짝사랑은 그만 하겠다고. 그동안 뭔가 짝사랑만 하는 캐릭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저도 사랑받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어요. 더 이상 짠해지고 싶지 않습니다."

결말은 아쉬웠을지라도, 서지혜가 연기한 샤론만큼은 시청자들의 호평이 끊이지 않았다.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호평이 비단 공치사가 아닐 정도로 서지혜는 그야말로 손색없는 연기를 펼쳤다. 그런 호평들이 뿌듯하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스럽다는 서지혜다. 그는 "솔직히 '인생 캐릭터'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러워요. 앞으로 연기를 계속해야 하는데, 그걸 뛰어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니까"라고 했다.

호평에 따르는 배우로서의 책임감과 무게감을 이미 알고 있기에 서지혜는 늘 전작품을 뛰어넘는 좋은 연기를 보이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할 것이다. 그렇기에 서지혜가 어떤 작품에서 어떤 연기를 펼치든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고요? 그 질문이 저한텐 굉장히 어렵더라고요. 어떤 배우가 되고 싶다고 해서 거기에 걸맞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있고요. 큰 목표를 정하지는 않아요. 올 한 해 좋은 캐릭터를 만나서 좋은 작품을 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생각뿐이에요. 어떤 배우라기보다는 올 한 해도 좋은 작품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HB엔터테인먼트,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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