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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 이윤택·하용부·오태석…권력을 폭력으로 휘두른 공연계 거장들
2018. 02.27(화) 14:10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법조계로부터 시작된 '미투(Me Too, 성폭력 고발 캠페인)' 운동이 문학계, 공연계, 방송영화계를 차례로 뒤흔들고 있다. 특히 공연계는 배우 이명행의 상습 성추행 익명 폭로를 시작으로 연일 거장 연출, 유명 극단 구성원 등이 가해자로 지목되며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세상의 왕이었다"...'연희단거리패' 이윤택·하용부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인 이윤택 연출 성 추문 논란은 지난 14일 시작됐다. 극단 미인의 대표인 김수희 연출이 자신의 SNS을 통해 과거 극단 연희단거리패 단원 시절 이윤택에게 성기 안마를 강요받았다고 폭로한 것. 이후 여러 명의 피해자가 추가로 등장했고, 특히 17일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윤택에게 2001년, 2002년 두 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했다는 김보리 씨(가명)라는 피해자가 등장하며 이윤택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수사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

피해자들은 입을 모아 "이윤택이 극단 내에서 왕으로 군림하며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도제식 시스템이 남아있는 연극계의 구조상, 생업인 연기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권력을 쥔 연출가에게 저항할 수가 없었다는 것. 또한 극단 내부에서도 피해 사실을 묵인한 방관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했다.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던 이윤택은 성폭행 피해자라 주장하는 사람이 등장하자 19일 기자회견에 나섰다. 이윤택은 이 자리에서 성 추문 논란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고 연극을 그만두겠다는 뜻도 에둘러 밝혔다. 하지만 이어진 질의응답을 통해서는 "사과는 하지만 성폭행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해 '유체이탈' 화법으로 논란을 더했다. 연희단거리패 대표 김소희는 기자회견이 끝난 후 극단 해체를 선언하며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이후 극단 소속 배우 오동식의 폭로로 이 사과 기자회견이 사전 리허설을 거친 '쇼'임이 드러나 대중들의 공분은 더욱 커졌다. 폭로자인 오동식은 과거 두 건의 폭행 사건이 재조명돼 이후 다시금 사과 글을 게재했다.

중요무형문화재인 밀양백중놀이 예능보유자, 인간문화재 하용부의 성폭행 사실도 충격을 줬다. 하용부는 과거 이윤택 연출가, 배우 손숙과 함께 밀양에서 현재 밀양연극촌의 토대가 된 연극예술촌을 만들었고 현재는 촌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윤택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힌 김보리 씨는 추가 폭로를 통해 2001년 '밀양 여름공연 예술축제' 기간 당시 하용부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하용부는 8일간의 침묵 끝에 26일 "모두 내 잘못에서 빚어진 일이며, 사죄하며 처벌도 받겠다"고 밝혔다.

권력을 등에 업고, 오태석·조증윤·윤호진·최경성·김석만

극단 목화의 대표, 오태석 연출도 성 추문에 휩싸였다. 18일 연출가 황이선은 개인 SNS를 통해 과거 서울예대 극작과 재학 시절 한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해당 교수는 오태석으로 밝혀졌다. 오태석의 성추행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그의 신작 연극 지원 중단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태석은 초빙교수로 있는 서울예술대학교의 이번 학기 모든 수업에서 배제당했으며, 극단 목화의 해외 공연 지원에서도 제외됐다. 하지만 오태석 연출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16세 단원을 성폭행한 또 다른 극단 대표는 '미투' 운동으로 지목된 가해자 중 처음으로 체포당했다. 18일 새벽 서울예대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에 10년 전 김해 지역 극단에서의 사건을 폭로하는 게재 됐고, 글쓴이는 자신이 당시 16살이었으며 지역 극단 대표에게 수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이후 해당 인물이 극단 번작이 조증윤 대표인 것으로 밝혀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날 대표도 사과했다. 그는 익명의 피해자로부터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당한 상태였다. 윤호진 대표는 24일 공식입장을 통해 사과했고, 28일 예정돼 있던 신작 뮤지컬 '웬즈데이' 제작발표회를 취소했다. 하지만 그가 제작한 뮤지컬 '명성황후'의 공연이 3월 중 시작될 예정이라 흥행에 직격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김석만 교수가 명단에 올랐다.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실명을 밝힌 누리꾼이 김석만 전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김석만은 공모로 결정되는 신임 국립극장장 최종 후보 중 1명에 올랐으나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며 후보에서 제외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6일 "국립극장 극장장 후보를 원점으로 돌리고, 재공모 절차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극단 명태 대표 최경성 역시 가해자로 지목됐다. 연극배우 송원은 26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소재 전북지방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0년 1월 15일 극단 대표를 맡고 있던 최경성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또한 송원은 피해자가 3명이나 더 있다고 밝혀 최경성이 상습적으로 배우들에게 성추행을 저질렀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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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위 가면, 현실에서도...이명행·한명구

배우 이명행은 공연계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었다. 최근 SNS에서는 이명행이 과거 공연에서 여성 스태프들을 성추행했다는 고발글이 화제를 모으며 본격적인 '미투' 바람이 분 것. 이명행 성추문에 대한 고발글은 연극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됐다. 이에 '거미 여인의 키스' 제작사 악어컴퍼니는 11일 몰리나 역으로 출연 중이던 이명행의 조기 하차와 캐스팅 변경 소식을 공지했다. 이명행 역시 같은 날 소속사 SNS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하고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한명구의 성추행 소식 역시 큰 충격을 줬다. 23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익명의 대학 제자가 폭로글을 게재한 것. 해당 글에 따르면 한명구는 학생들을 만지며 추행하고, 여학생들 집에서 잠을 자는 등의 추행을 벌였다. 한명구는 25일 과거 재직했던 극동대학교와 제자들에게 사과했고, 현재 맡고 있는 서울예대 교수직을 사임하고 공연에서 하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뮤지컬계 '미투'도 초읽기? 변희석 음악감독·서범석

이명행과 이윤택 연출에 대한 '미투' 폭로가 시작된 직후, 한 익명의 누리꾼이 '미투(METOO) 변희석 음악감독'이라는 장문의 글을 통해 변희석 음악감독의 성추행 및 성희롱을 폭로했다. 이 누리꾼은 자신이 변희석에게 성희롱 및 성추행당한 오케스트라 단원 피해자의 친구라고 주장했다. 그는 변희석이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 인이어를 통해 성희롱적 발언을 쏟아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변희석은 19일 개인 SNS를 통해 자신의 언행에 대해 사과했다.

뮤지컬 배우 서범석도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4일 익명의 누리꾼이 과거 한 유명 뮤지컬 배우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건을 폭로한 것. 누리꾼은 해당 글에 가해자의 이름과 출연 공연명을 특정 지을 수 있게 적어 놔 서범석이 지목된 상황이다. 서범석 측은 26일, 이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이며 추가 폭로는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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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미투운동 | 오태석 | 이윤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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