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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뷰] '괴물들' 10대 폭력에 대한 거북한 접근법
2018. 03.08(목) 10:03
영화 괴물들 리뷰
영화 괴물들 리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10대 잔혹사를 그린 '괴물들'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 다소 어설프고 투박하다. 하지만 근본적 메시지의 가치는 분명 있다.

3월 8일 개봉된 '괴물들'(감독 김백준·제작 케이프프로덕션)은 학교라는 제한된 공간에서 이뤄지는 10대들의 권력과 폭력, 그 악순환을 그린 영화다.

자신을 괴롭히던 같은 반 급우에게 제초제 음료수를 먹여 복수하려고 했던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는 시작부터 상납받은 음료수를 먹고 구토하며 쓰러지는 교내 권력 1인자의 모습으로 긴장감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파급효과는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이후 그려낸 폭력의 구조와 순환을 지극히 일차원적인 접근으로 담아냈기 때문.

영화는 1인자의 부재로 권력을 잡은 2인자 양훈(이이경)과 또다시 표적이 된 학생 재영(이원근)의 모습을 비춘다. 수업 시간에 '빵 셔틀'을 시키고 시간을 재거나, 급우들이 있는 자리에서 모욕적인 언사들을 쏟아내는 양훈을 버텨내는 재영이다. 여기서 어른은 철저히 방관자로 그려진다.

교내 폭력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의무적으로 움직이는 기계같은 어른들의 모습은 탈출구 없는 폭력 세계에 놓여진 10대들의 절망적 상황을 나타낸다. 하지만 양훈의 폭력 행위가 강도를 높여갈수록 극의 몰입도가 떨어진다. 폭력적이고 강압적인 가정 환경과 2인자로서 살아남기 위해 자신보다 약자를 괴롭히는 양훈 행동의 당위성은 다분히 단순하고 고착화된 사고다. 양훈이 재영을 굴복시키는 행위들도 꽤 어설프다. 직접적인 폭력의 노출을 하지 않으려는 연출 방식일지 모르나, 등에 낙서를 하거나 이름의 성만 불러 모멸감을 주고자 하는 행위는 사실 그닥 위협적이지 않다.

양훈이 재영에 좋아하는 여자의 집 주소와 비밀번호를 알아내게 하거나 속옷을 훔쳐오라는 건 약과다. 이는 10대들의 성적 호기심과 충동을 표현한 극적 장치로 여겨질 수 있지만, 이후 지적장애가 있는 닮은꼴 여자에 몹쓸 짓을 저지르는 양훈의 폭주는 폭력의 순환으로 비춰지기보다 성욕 조절이 안 된 욕망의 오남용으로 여겨져 본질의 의미를 흐린다.

'괴물들'은 학급 내 폭력과 권력 세계를 구심점 삼아 제초제 사건을 일으킨 인물과, 살아남기 위해 괴물이 된 재영이 마지막 폭주를 하기까지 두 개의 이야기가 교차되지만 이마저도 균형감이 없고, 매끄럽게 연결되지 않아 다소 전개를 방해한다.

굳이 재영의 독백을 통해 상황을 전달하는 방식은 꽤 투박하고, 양훈의 유일한 친구란 설정의 상철(오승훈)은 뚜렷한 캐릭터성이 없어 존재감이 미미하다. 소년들의 숨겨진 이면에 관심을 갖는 유일한 어른으로 등장한 강형사(김성균) 또한 사건의 본질에 접근하기 위한 장치적 역할을 해내기보다 없어도 무방한 관찰자에 머무르는 형국이다. 남성 캐릭터의 목적과 행위를 위해 존재하는 여성 캐릭터 활용 방식은 소모적이고 도구화 돼 있다. 무엇보다 범죄 행위는 어떤 연유든 합리화 될 수 없음에도 오히려 이를 외면하고 설득하는 듯한 양훈의 결말 부분 대사는 실로 불유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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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영화가 던지는 근원적 메시지 만큼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괴물들'은 많은 이들이 외면하고 있는 사회적 문제인 학교폭력을 다루며 폭력이 폭력을 낳는 악순환 속, 사회적 사각지대에 놓여 불안감에 떠는 아이들에 시선을 보냈다. 또한 철저한 방관자로 존재하는 어른들의 무책임함을 책망하고 왜 이런 일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묻고자 한다. 핸드헬드 촬영 기법으로 캐릭터의 감정을 부각하고 이들의 고통과 감정을 리얼하게 담아내고자 했고, 배우들은 극단적 열연으로 이를 표현하고 있다.

이원근은 마른 몸과 구부정한 자세, 불안한 눈빛 등을 통해 폭력에 노출된 유약한 소년의 심리를 섬세하게 표현했다. 또한 스스로 괴물이 되어간 상황에 대한 절망과 자책, 분노 등의 감정을 한데 모아 폭주하는 신에선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10대의 순수함과 여림, 그 이면의 영악함까지 감쪽같이 소화한 그다. 이이경은 강한자에 복종하고 약한 자는 죄의식 없이 짓밟는 비굴한 면모는 물론 쉼없이 일삼는 저속하고 가벼운 언행으로 더할나위 없이 거북함을 극대화한다. 충무로 기대주로 손색없는 청춘스타 이원근, 이이경의 권력 구도와 대립은 '괴물들'의 볼거리다.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괴물들'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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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연예계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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