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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데우스', 천재인 줄 알았던 둔재의 참담함 [리뷰]
2018. 03.12(월) 14:44
연극 아마데우스 포스터
연극 아마데우스 포스터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음악 천재의 이야기인데 음악과 감동이 배제된다. 모차르트를 다루려다 살리에리에게 몰입한 연극 '아마데우스'다.

'아마데우스'(연출 이지나)는 1984년 동명 영화로도 만들어진 바 있는 영국 극작가 피터 셰퍼의 희곡을 무대화한 연극이다. 천재 작곡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라이벌 안토니오 살리에리의 이야기를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음악극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극은 "모차르트는 살해당했다"는 살리에리의 고해성사로 시작해, 그의 과거 회상을 통해 모차르트의 음악과 생애를 설명하는 액자식 구성을 취한다. 살리에리는 환상적인 음악을 만들어 작곡가로 이름을 날리려 했으나 욕망과 노력에 비해 재능이 모자란 범인(凡人)으로 그려져 대다수 평범한 관객들의 동질감과 공감대를 자극한다. 이는 원작 희곡, 영화와 동일한 설정이다.

다만 '아마데우스'는 시점을 넘어 감정까지 살리에리에게 맞춘다. 관객들은 살리에리의 시선을 따라 모차르트를 경외하다가, 흠모하고 때로는 질투하다가 적대한다. 문제는 살리에리의 지독한 열등감이 패배감을 넘어 라이벌에 대한 적개심으로 변질된다는 점이다. 타이틀 롤 모차르트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이 지나치게 강해, 그의 천부적인 재능과 음악의 감동이 반감된다.

무엇보다 인물의 감정선만 조명하려다 명곡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연출이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가령 1막 중 모차르트의 천재성이 처음으로 드러나는 음악회 장면에서 살리에리는 처음 듣는 환상적인 음악에 감동한다. 하지만 객석에게 그 선율이 다 전달되기도 전에 방대한 살리에리의 대사가 쏟아진다. 무대 뒤편에서 라이브로 연주하고 있는 6인조 오케스트라나 반주 음악으로 흘러나오는 20인조 오케스트라의 선율이 무의미해지는 순간이다. 모차르트와 관객의 음악적 첫 만남이 감흥 없는 소음으로 전락하는 것.

1막 후반부에 살리에리가 모차르트의 오페라 악보를 확인한 장면도 마찬가지다. 모차르트의 지휘 단상이 상승하고, 살리에리가 자신의 평범함을 깨닫고 처절하게 바닥으로 엎어져 뒹군다. 여기서도 모차르트의 음악이 주는 황홀함보다 살리에리의 좌절감이 더욱 강조된다. 일그러진 살리에리의 표정과 그를 비추는 스포트라이트 등이 모차르트의 음악 이전에 비참한 범인의 감정만을 조명한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2막에서는 모차르트가 직접적인 대사를 이용해 음악관을 설파하고, 대중적인 오페라 '마술피리'를 선보이기도 한다. 살리에리와 모차르트가 빠르게 대사를 주고받으며 '레퀴엠'을 완성하는 구성도 흥미롭다. 그러나 이 밖의 장면에서 모차르트의 음악이나 그에 대한 살리에리의 동경을 느끼기엔 역부족이다.

이 가운데 시종일관 묵직한 발성으로 살리에르를 표현해내는 지현준이나, 모차르트의 괴상한 웃음까지 찰떡같이 소화하는 김재욱의 연기는 자연스럽고 안정적이다. 하지만 극 자체가 가진 한계가 배우들의 매력을 가둔다. 지현준이 애쓸수록 살리에리의 비참함만 각인된다. 김재욱이 분투할수록 분량 없는 모차르트를 향한 갈증이 더해진다.

결국 명곡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연출과 살리에리에게 지나치게 치우친 전개로 인해 재능형 천재 모차르트와 노력형 인재 살리에리 모두 아름다울 수 있다는 '아마데우스'의 기본적인 메시지가 훼손된다. 끝내 그 메시지나 음악의 감동이 되살아나지 않는 한 이 공연은 '아마데우스'가 아닌 '살리에리'다.

'아마데우스'는 다음 달 29일까지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동 광림아트센터 BBCH홀에서 공연된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페이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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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아마데우스 | 연극 | 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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