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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민, 행복이라는 꿈의 가치를 아는 사람 [인터뷰]
2018. 03.12(월) 15:33
박재민
박재민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주변의 시선과 평가를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는 힘을 가졌다. 긍정적이고 쾌활한 성격은 누구도 쉽게 무너뜨릴 수 없는 자신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인 자존감으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무한히 샘솟는 열정 역시 그 자존감에 기인한 것이었고, 이는 배우 박재민이 지치지 않고 전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유난히 뜨거운 열정으로 가득했던 지난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이 성황리에 끝이 났다. 스켈레톤, 스노보드, 컬링 등 그간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한 비인기 종목에서 메달 획득이라는 커다란 수확을 얻기도 했다.

그 치열하고 열정 넘쳤던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선수는 아니지만 온 국민의 관심을 받았던 사람이 있다. 바로 KBS 스노보드 전종목 해설 위원으로 나선 박재민이다. 박재민은 2018 평창 동계 올림픽 기간 동안 KBS 스노보드 전종목 해설 위원으로 활약, 쉽고 재밌는 해설로 화제가 됐다. 스노보드 종목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메달권 선수들과 함께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른 정도로 해설위원으로서 박재민의 활약을 실로 대단했다.

하지만 박재민이 KBS 스노보드 해설위원이 되기까지 마냥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정통을 중시하는 KBS 내 풍조로 인해 박재민을 해설위원으로 기용하는 게 올바른 선택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을 정도란다. 서울시 스노보드 선수로 활동했으며 F.I.S 국제 스노보드 연맹 국제심판 자격증까지 보유한 박재민의 능력을 믿고 KBS는 그를 스노보드 전종목 해설위원으로 발탁했다.

박재민이 설정한 해설 목표는 스포츠로서의 스노보드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서 설명해 대중의 흥미를 높이는 것이었다. 박재민은 "태생적으로 어려운 거랑 가깝지 않아요. 피겨스케이팅을 예를 들면, 저도 팬이긴 하지만 트리플 악셀 같이 전문적인 기술 용어가 나오면 순간 멈칫하거든요. 경기를 관람할 때 호흡이 끊기는 순간 관중의 재미는 반감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대중이 스노보드를 씹고 뜯고 맛볼 수 있게 전달해보자는 생각으로 해설을 시도했죠"라고 설명했다.

스노보드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기술요소 등 전문적인 부분들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는 박재민은 중계할 당시 이 부분을 생략하고 해설했다고 했다. 또한 박재민은 슬로프스타일, 빅에어, 하프파이프 등에서 중요한 기술 중 하나인 회전수를 계산하는 방식 역시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착지할 때 등이나 배가 보이면 몇 바퀴인지로 설명하기도 해 '등배지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해설을 시작할 때 스노보드라는 대중에게 동떨어진 이야기를 우리 이야기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어요. 아마 회전수를 정확하게 셀 수 있고 스노보드 전문가이신 분들은 해설을 들을 필요가 없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렇다면 조금 더 스노보드를 알고 싶으신 분들을 대상으로 잡고, 이해하기 쉽게 해설하려고 했죠."
티브이데일리 포토

센스 있는 해설로 주목을 받은 박재민은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결승전 중계를 통해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에 올랐다. 국가대표인 이상호 선수가 은메달을 획득하는 순간, 박재민이 자리에서 일어나 눈물을 흘리며 춤을 추는 장면이 전파를 탄 것. 이에 대해 묻자 박재민은 그날이 다시 생각나는 듯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스노보드 선수 시절 외국 선수들로부터 받았던 차별과 무시를 받았다는 박재민은 "이상호 선수가 피니시 라인을 통과한 뒤 포효하는 장면을 보는데 한국도 스노보드 할 수 있다고 전 세계를 상대로 멋있게 한 마디 하고 온 것 같아서 좋더라고요"라고 그동안의 설움을 모두 씻어낼 수 있었다고 했다.

자신이 선수로서 이루지 못했던 꿈을 이상호 선수가 대신해냈다는 대리만족 역시 박재민을 울컥하게 만든 감정 중 하나였다. 박재민은 "올림픽 출전을 꿈꾸긴 했지만 전 그렇게 뛰어난 선수가 아니었어요. 제가 못 이룬 꿈을 배추밭에서 스노보드를 처음 탔다는 아이가 전 세계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국 마크를 달고 손을 번쩍 드는데, 그 대리 만족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죠"라면서 "'국뽕'이면 뭐 어때요. 편파중계가 가능한 유일한 중계가 국대 전이잖아요"라고 웃어 보였다.

KBS 스노보드 해설 중계로 평창 동계올림픽을 끝낸 박재민은 동계 패럴림픽에서도 사전 MC로 활약할 예정이다. 동계올림픽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는 박재민은 "제가 보답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조직위에 연락해서 동계 패럴림픽 사전 MC 하겠다고 자처했죠. 어떻게 보면 일종의 연장근무라고 할 수 있겠네요"라고 했다.

이렇듯 현재 해설 위원과 사전 MC로 활약 중이지만, 박재민의 본업은 사실 배우다. 배우 외에도 비보이, 대학 교수, 스노보드 선수 등 박재민은 한 분야에 안주하지 않고 전방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박재민은 이에 대해 "저는 특출 나게 잘하는 게 없는 그런 캐릭터예요. 본업인 배우로도 최고에 도달하지 못했고, 스노보드 선수로서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았잖아요. 그렇지만 어느 하나에도 질리지 않고 끝까지 사랑을 퍼붓는 노력만큼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어느 한 분야도 소중하지 않은 게 없다는 박재민은 "제가 하고 있는 것들이 어느 하나 서로에게 영향을 안 끼치는 영역이 없었어요. 운동할 때 받은 좋은 영향들과 질문들을 비보잉할 때 풀어내거나, 배우로서 카메라 앞에 섰을 때의 감정들을 스노보드로 풀어냈었거든요"라고 말했다.

여러 영역의 일들을 하면서 박재민은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진정한 삶의 태도임을 알게 됐단다. 또한 세상의 주체는 자신이며 자신이 써내려 가는 정답이라는 값진 삶의 교훈도 박재민이 어느 한 분야에서 특출 나게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음에도 지치지 않았던 이유이자, 그만의 생존방법이기도 했다.

오래 걸릴지언정 자신의 사랑이 변치 않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때가 오길 바란다는 박재민은 타인이 일군 성과와 자신의 것을 비교해 스스로 무너뜨리기보다는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면서 그때를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자신의 일에 지치지 않고 사랑을 쏟아붓는 열정 담아 전진하고 있는 박재민이기에 그가 어떤 형태로 대중 앞에 설지 기대된다.

"꿈이라는 단어를 써본 적이 정말 오래됐네요. 확실한 꿈은 제 자신이 행복하게 사는 삶이에요. 물론 어렵죠. 현실이라는 공간은 꿈이라는 이상을 허용해 주는 세계는 아닌 것 같아요. 그렇지만 현실과 타협하되, 그 선택 하나하나가 그 순간만큼은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지향점만큼은 행복이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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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핑크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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