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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훈 감독, 꿈꾸는 사람이 그린 동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인터뷰]
2018. 03.14(수) 14:20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장훈 감독 인터뷰
지금 만나러 갑니다 이장훈 감독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꿈을 꾸는 사람이 만들어낸 동화같은 이야기는 따스한 설렘이 가득했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로 가뭄난 멜로 영화계에 그립고 청량한 비를 내린 이장훈 감독은 사춘기 소년 같은 촉촉한 감성을 지닌 사람이었다.

3월 14일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제작 무비락) 개봉을 앞두고 "꿈같다"며 소회를 털어놓은 감독은 앞서 공식석상에서 본 유쾌한 이미지와는 달리 약간의 수줍음을 지닌 듯했다. 촬영할 때부터 하루하루 꿈만 같았는데 자신이 처음 찍은 영화가 개봉한다니 설렘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 그렇다. 감독이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처음 접한 건, 한국 관객에 익히 알려진 일본 영화가 아닌 원작 소설이었다. 8년 전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에서 소설을 읽다가 울컥해서 눈물이 터져나왔단 감독이다. 무언가 절묘하게 맞아 떨어지는, 감정을 건드리는 부분들이 있었다고. 그런 감상을 갖고 마음에 묻어뒀다.

이후 영화 작업을 하며 오리지널 시나리오를 쓸 때 잘 안 풀리고 막막했던 상황, 제작사 대표가 원하는 원작이 있는지 물었고 그때 1순위로 답한 것이 '지금 만나러 갑니다'였다. 설마 리메이크가 되겠나 싶었고, 만약 된다고 해도 이런 엄청난 작품을 신인인 제게 주려나 싶었단다. 그러나 실제 판권이 해결됐고, 이장훈 감독은 첫 연출작을 만났다. 그것도 그토록 애틋하게 좋아했던 '지금 만나러 갑니다'를 첫 연출작으로 삼게 됐다.

"시나리오를 정말 열심히 썼다"고 웃어보인 감독은 원작 영화보다는 소설을 담아내려 했단다. 영화가 지닌 진중하고 정서적인 면보단 소설이 지닌 전체적 이미지와 가볍고 유쾌한 톤을 가져오려 했다. 소설을 보며 머리속에 떠올린 풍경들을 재현하는 것도 감독에겐 즐거움이었다. 그는 "우리나라에 저런 예쁜 데가 있었나? 하는 장소보단 어딜 가나 볼 수 있는 곳인데 예뻐보인단 느낌의 장소이길 원했다"며 "우진(소지섭)의 집과 기차역, 터널 등 굵직굵직한 장소는 금방 찾았다. 특히 우진의 집 가는 길과 주변 풍광이 너무 좋아서 촬영하기엔 열악한 환경임에도 고집을 부렸다"고 했다.

감독의 이같은 섬세함은 스크린에도 고스란히 담겼다. 강원도 산골 어느 여름날을 배경으로 한 영화는 운치있고 고즈넉한 마을 풍광, 시간이 멈춘 간이역 등 매 신마다 감성이 깃들어 있었다. 이장훈 감독은 "나름 만족스러운 그림이 그려진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만족스러운 영상미를 담아냈지만, 감독의 최우선은 인물이었다.

그는 소지섭 손예진이란 캐스팅에 가슴이 벅찼고 "내가 과연 이들을 감당할만한 그릇이 되나"란 생각이 들었단다. 촬영하면서는 머릿속 그림들이 소지섭 손예진의 연기로 인해 그대로 만들어지는 것을 보며 순간 믿어지지가 않았고, "꿈이면 깨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는 감독이다. 한 신의 촬영을 여러번 하지 않고 대체로 원테이크에 끝낸 것도 두 배우의 연기가 이미 완벽했기 때문이라고. 또한 감독은 "우리 영화 성격도 그렇고 최대한 자연스러우면서도 약간의 어색함이 묻어나왔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다. 첫 테이크엔 그런 모습들이 묻어난다. 완벽하게 몸에 안 밴듯한 모습에서 배우들의 실제 모습이 드러났고, 일부러 촬영할 때도 클로즈업을 먼저 찍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이 약간 우려하기도 했지만, 감독이 좋다면 그 의사를 존중해줬다고. 이장훈 감독은 그런만큼 첫 테이크를 소중하게 다뤘다고 털어놨다. 소지섭 손예진 감독 세 사람은 촬영장에서 유독 잘 맞고 의견을 많이 모으기도 했단다. 특히 유머 코드에 뜻이 모였다. 감독은 "유쾌하고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장면들을 넣고 싶었다. 그렇다고 코미디를 강화하기보단 자연스럽게 웃음을 드리고 싶었다.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보일까' 보다 '어떻게 하면 더 재밌을까' 하는 고민들을 많이 했다"고 했다. 영화는 이미 너무도 슬픈 결말이 이미 정해져 있기에, 그 이전엔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유쾌한 톤을 만들려 했던 것. 감독은 "슬픈 장면을 찍을 때도 과하게 가진 말자는 생각이었다. 관객보다 먼저 울어선 안 되니 눈물을 참아보자고 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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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특유의 한국적 정서와 유머를 녹여내 원작과는 다른 결을 만들어냈다. 극 중 손예진이 아들과 놀아줄 때 사정없이 승부욕을 불태우며 흥분하는 말괄량이 같은 모습, 로맨틱한 장면 속 설렘이 유발될 때마다 허당기를 드러내는 소지섭의 모습은 유쾌한 웃음을 준다. 하지만 운명에 좌절하지 않고 이를 받아들이며 펼쳐지는 열렬하고 애절한 두 사람의 모습은 기적같은 사랑의 감동을 자아낸다.

이장훈 감독은 "저도 그 시절 감성을 직접 느꼈기에 좋았다. 살면서 설렘이 그리울 때가 있지 않나.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데 손만 스쳐도 가슴 떨렸던 그 마음을, 이 영화를 통해 전해드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감독의 바람처럼 영화는 수줍은 떨림과 따스한 감성이 가득 묻어난다. 오랜 연심을 품은 숙맥 연인들이 손을 잡기까지의 두근거림이나, 사진에 뽀뽀를 하고 집을 나서는 남겨진 부자의 모습 등이다. 얼핏 지나칠 수 있는 시선에도 이토록 섬세한 감성을 담아낸 감독이지만 "실제의 저는 따뜻한 사람은 아니다. 제 실상은 그렇지 않지만, 그런 디테일이 중요한 영화였기에 그런 작은 신들을 고민했다"고 쑥스러워했다.

하지만 두 배우 모두 감독에 대해 순수한 사람이며,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과 촬영장에서의 행복감이 느껴지는 사람이었다고 감상을 전한 바 있다. 타인의 눈에도 이렇듯 따스한 온기를 지닌 사람으로 비춰지는 건 감독이 가진 선한 본성 탓 아닐까. 이에 감독은 "촬영 현장에 있는 게 제 꿈이었다. 그렇게 하고 싶었던 순간들이고 제게 다시 안 올지 모르는, 어쩌면 마지막 순간일 수도 있지 않나. 그래서 더 이 현장을 즐기고 싶었다"고 밝혔다. 물론 스태프들과 배우들 모두의 합이 잘 맞았고 특별히 조바심 낼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오죽하면 촬영 동안은 하루하루 아침에 눈 뜰때마다 기분이 좋았다고 행복감을 떠올렸다. 아마 그랬기에 좋은 평가를 해주신 것 같다고 끝까지 겸손이다.

첫 작품에서 이토록 섬세하고 아름다운 감성 멜로를 완성한 감독은 아직 차기작 계획은 없다며 멋쩍어 했다. 다만 사랑 이야기는 자신의 영화를 관통하는 테마로 계속 가져가고 싶다고. "그냥 제 영화를 보시면 따뜻한 영화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이 사람 영화는 참 따뜻하구나, 그래서 기분이 좋아지는구나'란 생각이 드는, 그런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이장훈 감독은 이미 단 한 작품만으로도 기분좋고 따사로운 감성을 전해주는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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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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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연예계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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