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80cm, 거부할 수 없는 행복의 '킹키부츠' [리뷰]
2018. 03.15(목) 19:01
뮤지컬 킹키부츠
뮤지컬 킹키부츠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아찔한 높이의 하이힐을 신은 행복 전도사, 뮤지컬 '킹키부츠'가 돌아왔다,

'킹키부츠'(연출 제리 미첼)는 폐업 위기에 처한 아버지의 구두공장을 물려받게 된 찰리가 우연히 만난 드랙퀸 롤라에게 영감을 얻어 여장남자들이 신는 부츠로 재기를 꿈꾸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1980년대 영국 노스햄프턴, 강철 굽을 단 남성용 부츠를 개발한 스티브 팻맨의 성공 실화가 영화에 이어 뮤지컬로 제작됐다. 이번 국내 공연은 2014년, 2016년에 이은 세 번째 시즌이다.

대를 이어 구두 공장을 지켜온 집안에서 태어나 열정 없이 살아온 찰리는 첫사랑인 여자 친구 니콜라와 함께 시골인 고향을 떠나 런던으로 떠난다. 하지만 찰리는 갑작스러운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해 공장으로 돌아와 부도 직전의 공장을 떠안게 된다. 폐업을 고민하던 그때, 우연히 런던에서 만나게 된 드랙퀸 롤라에게 아이디어를 얻은 찰리는 "높이 80cm, 거부할 수 없는 '섹스'를 만들어 주세요"라는 롤라의 말대로 지금껏 세상에 없었던 부츠 만들기에 나선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킹키부츠'는 화려한 포장지를 둘러싼 찰리와 롤라의 성장 스토리다. 다채로운 의상과 분장으로 무장한 여섯 명의 드랙퀸 '엔젤', 이들의 난도 높은 안무가 어우러져 쇼뮤지컬 장르 특유의 매력을 과시한다. 1980년대 슈퍼스타, 가수 신디 로퍼가 만든 넘버 '섹스 이즈 인 더 힐(Sex is in the heel)' '랜드 오브 롤라(Land of lola)' '에브리바디 세이 예(Everybody say yeah)' 등은 객석의 흥을 돋우는 멜로디와 가사는 물론, 캐릭터를 표현하는 도구로서도 제 몫을 다하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이처럼 화려한 극의 외피를 한 꺼풀 벗겨내면, 어린 시절 아버지의 기대에 짓눌려 있던 어린 소년 찰리와 롤라의 모습이 보인다. 3대째 이어온 가업을 물려받을 아들을 원한 아버지 밑에서 자란 찰리, 변변찮은 권투 선수였던 자신보다 더 나은 선수가 되기를 바랐던 아버지와 성적 취향의 문제로 대립했던 롤라의 어린 시절은 서로 닮아있다. "거울 속 내 모습, 너와 나"라는 가사 그대로다.

결국 두 사람이 부츠를 만들어 가는 과정은 '아빠의 그림자'에 파묻혀 있던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아버지 대신 공장을 물려받지 않으려 런던으로 도망치기는 했지만 막상 자신만의 꿈은 없었던 찰리,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알고 드랙퀸으로 살기 위해 아버지를 떠났지만 가슴 한 켠에는 아버지를 향한 죄책감과 그리움을 안고 살던 롤라.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 속에서 그림자 속에 숨어 있던 자아를 발견한다. "솔직하게 / 모두 도전해봐 / 있는 그대로 서로를 받아줘 / 사랑해 / 자신을 믿어봐 / 맘 바꾸면 세상도 바뀐다"라는 엔딩곡 '저스트 비(Just be)'의 가사는 자아를 찾은 두 사람이 관객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행복의 메시지다.

출중한 기량을 자랑하는 배우들 덕에 이 행복의 메시지가 더욱 빛난다. 지난 시즌에서 진가를 발휘한 롤라 역의 정성화, 찰리 역의 김호영은 이미 검증된 실력을 바탕으로 극의 중심을 제대로 잡았다.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에 처음 도전한 그룹 SG워너비 멤버 이석훈은 의기소침하던 찰리가 당당한 사업가로 거듭나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그려냈다. 뮤지컬 무대가 처음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 안정적인 대사 전달력, 가창력이 어우러져 놀라움을 자아낸다. 신예 박강현은 젊고 치기 어린 찰리의 모습을 극대화한 연기로 무대를 수놓는다. 큰 키에 늘씬한 각선미를 자랑하는 롤라 역의 최재림은 출중한 가창력으로 객석을 사로잡는다. 팝 창법을 베이스로 자유자재로 스캣을 구사하는 가창력이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 한다. 어느 캐스트를 봐도 아쉬움이 없을 만족스러운 캐스팅이다.

'킹키부츠'는 4월 1일까지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아이파크홀에서 공연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CJ E&M]
기사제보 news@tvdaily.co.kr        황서연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키워드 : 킹키부츠
싸이월드공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