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턴', 논란은 돌아오는 거야 [종영기획]
2018. 03.23(금) 09:00
리턴 포스터 고현정 버전(왼쪽) 박진희 버전(오른쪽)
리턴 포스터 고현정 버전(왼쪽) 박진희 버전(오른쪽)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배우 박진희와 봉태규 등의 열연이 유독 아깝다. 의미 있는 메시지와 배우들의 열연이 끝내 논란을 희석시키지 못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잡음으로 얼룩졌던 드라마 '리턴'이다.

SBS 수목드라마 '리턴'(극본 최경미·연출 주동민)이 22일 밤 방송된 34회(마지막 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19년 전 최자혜(박진희)의 딸을 죽이고도 촉법소년이라 형벌을 피한 재벌 2세 오태석(신성록), 김학범(봉태규), 서준희(윤종훈)는 파국으로 치달았다. 김학범은 서준희에게 머리를 맞아 사망했고, 오태석도 총에 맞았다. 오태석은 다시 검찰총장까지 쥐락펴락해 죄를 모면하려 했으나 소용 업었다. 최자혜가 마지막으로 TV 쇼 '리턴'을 생방송으로 중계하며 오태석, 김학범, 서준희, 강인호(박기웅) 등의 죄상을 공개했기 때문.

이어진 드라마의 결말은 씁쓸했다. 악인들의 처벌만 남겨둔 가운데, 최자혜는 로쿠로늄을 스스로 주입하며 바다로 뛰어 들었다. 딸에 대한 복수를 자행하는 과정에서 저지른 살인죄를 스스로 단죄한 것이었다. 이로써 '리턴'은 당초 드러난 의문의 시신과 용의자로 지목된 재벌 2세 4인방 사이에서 스타 변호사 최자혜와 촉법소년 출신 형사 독고영(이진욱)이 범인을 추적하는 수사극이 아니라, 최자혜의 큰 그림을 다룬 복수극으로 끝맺었다.

그러나 '리턴'은 수사극이나 복수극이나 어떤 한 장르로 규정하기엔 지나치게 복잡한 작품이었다. 드라마 시작부터 끝까지 각종 논란이 들끓었고, 자극적인 전개는 늘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면서도 배우들은 고군분투했고 복잡한 전개 속에 의미 있는 메시지가 시청자를 끈질기게 붙들었다.

먼저 논란의 경우 캐스팅 단계부터 불거졌다. 애당초 '리턴'은 배우 고현정의 최자혜와 이진욱의 독고영으로 시작했고, 그중에서도 이진욱이 성폭행 논란을 씻고 복귀하는 작품으로 시선을 모았다. 물론 이진욱의 성폭행 수사는 혐의 없음으로 종결됐다. 또한 그가 무고죄로 고소한 여성은 1심 무죄를 뒤집고 2심에서 허위 고소가 인정돼 집행유예 2년에 징역 8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성추문'으로 경찰 조사에 임했던 이진욱이 공교롭게도 강력 범죄를 추적하는 형사로 등장하는 '리턴'의 설정은 단번에 누리꾼들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에 제작진은 이진욱의 캐스팅 소식이 불거졌을 때부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당초 캐스팅 확정보다 빠르게 이진욱이 물망에 올랐다는 소식이 보도됐으나 단번에 인정하기보다는 "검토 중"이라는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진욱은 결국 캐스팅됐고, 제작발표회부터 허리 숙여 사과했다.

작품 초반에 이진욱이 불안감을 더했다면 중반에는 고현정이 하차로 파문을 빚었다. 고현정과 주동민 감독 사이의 불화설이 대대적으로 보도됐던 것. 결국 방송사는 고현정의 하차와 박진희로의 출연진 교체를 선언했다. 고현정의 감독 폭행설, 감독의 고현정 폭언설 등 각종 논란이 불거졌으나 끝내 방송사와 제작사, 고현정의 소속사 모두 "제작진과 고현정 사이의 이견을 좁힐 수 없다는 판단"이라는 것만 밝혔다. 주인공 교체라는 이례적인 사태에도 대중은 속 시원한 답변과 이유를 들을 수 없었다. 이로 인해 드라마는 종영까지 고현정을 감싸는 시청자와 하차를 용인한 시청자의 대립으로 얼룩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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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과 주인공 교체라는 불협화음이 대중을 언짢게 만든 가운데, '리턴'의 유독 자극적인 전개와 장면이 시청자의 눈살을 더욱 찌푸려지게 만들었다. 드라마는 초반부터 강인호와 염미정(한은정)의 불륜, 염미정을 사망시킨 살인사건 등을 전면에 내세웠다. 살인 사건의 범인을 추적하는 수사물로 시작한 만큼 어느 정도의 자극적인 장면은 불가피하긴 했다. 그러나 오태석과 김학범이 비키니 차림의 여성들을 도박 내기 상품으로 내걸고, 강인호가 이혼을 종용하는 염미정에게 "너는 내 변기야"라고 말한 것은 누리꾼들을 분노케 했다. 결국 '리턴'은 강인호의 문제적 대사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까지 받았다.

문제는 심의에도 불구하고 '리턴'의 자극적인 구성과 장면이 종영까지 이어졌다는 점이다. 최자혜(박진희)가 본격적으로 복수를 펼치며 고석순(서혜린)을 물고문했고, 김동배(김동영)가 칼에 찔리는 등 칼과 총 같은 각종 흉기로 등장인물들 사이 유혈이 낭자했다. 이 역시 수사물의 특성이라고 치부하기엔 자극적인 장면을 영상미로 무마하려는 어떤 연출적 고민도 찾을 수 없었다. 연출자의 빈곤한 창의력이 작품의 논란을 해소하지 못하고 더욱 키운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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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논란과 비판이 이어지는 사이 배우들은 악전고투했다. 고현정에 이어 최자혜 역으로 투입된 박진희는 캐릭터의 중압감과 전개는 지속하되 자신만의 매력을 더하기 위해 애썼다. 긴 머리를 쇼트커트로 자르는가 하면 전작에서 볼 수 없던 강렬한 시선처리와 강단 있는 분위기를 자아냈다. 특히 그는 작품 후반부에서 진한 모성애를 선보이며 최자혜의 긴 복수극에 설득력을 부여했다. 소위 '악(惡)벤져스'라 불렸던 신성록 봉태규 박기웅 윤종훈도 마찬가지였다. 모순적이게도 이들은 나란히 악역인 만큼 논란이 된 자극적인 장면에서 연기로 빛을 발했다. 경악하리 만큼 날 선 눈빛 연기와 죄의식 없는 표정들을 연기하는 모습이 장면의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배우들의 열연 사이 작품의 메시지도 주목할 만했다. 촉법소년 제도와 법의 허점 등을 지적하며 나름의 울림을 선사한 것. 19년 전 최자혜의 딸을 교통사고로 죽이고 뺑소니 범죄를 저지르고도 촉법소년이라 형벌을 피한 재벌 2세들이 '악벤져스'로 성장한 점은 시청자에게 많은 점을 시사했다. 촉법소년 제도에 대한 고찰과 더불어 반성 없는 범죄자를 가려내는 데에 현재의 사법 체계가 얼마나 무능한지 곱씹게 했다. 나아가 판사였던 최자혜가 자신의 원한을 살인과 물고문 등 불법적인 방법의 사적 복수로 풀어내는 과정이 법망의 허술함을 돌이켜보게 했다.

결국 '리턴'은 울림 있는 메시지와 열연하는 배우들을 두고도 각종 논란과 자극적인 구성으로 인해 스스로 호평을 반감시킨 드라마로 남았다. 제작진이 촉법소년과 같은 범죄자들을 향한 단죄뿐만이 아니라, 치밀하지 못한 제작 과정에서 불거진 비난의 화살 역시 '리턴'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면 더욱 좋았을 터. '리턴'의 최자혜는 작 중 악인이 판치고 자신마저 악인으로 만든 법망을 향해 "법은 촘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리턴'의 구성과 제작 환경도 그만큼 촘촘해야 했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SBS 제공 및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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