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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공감] ‘감우성’과 ‘김선아’가 그리는, 농익은 사랑의 순진함
2018. 03.26(월) 17:24
키스 먼저 할까요 감우성 김선아
키스 먼저 할까요 감우성 김선아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인연은 반드시 만나기 마련이라는, 사랑에 낭만과 환상을 더하는, 옛 어른들의 말이 있다. SBS 드라마 ‘키스 먼저 할까요?’(연출 손정현 극본 배유미)의 손무한(감우성)과 안순진(김선아)의 만남이 그러하다. 순진에겐 소개팅이 첫 만남인 줄 알지만, 무한은 여러 번, 우연치 않은 순간에 그녀와 마주쳤다. 모습은 다르지만 강도는 비슷했을지 모를 슬픔을 안고.

무한은 일에만 매진하다 바람 난 아내에게 이혼을 통보받았고, 순진은 첫사랑과 결혼해 행복하게 살다 딸을 잃고 남편마저 후배에게 빼앗기는 고통을 겪었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상실감에 배신감이 더해지니 이들의 삶은 바싹 마를 수밖에. 하지만 보이지 않는 운명, 신의 존재는 무한과 순진을 이대로 두지만은 않았다. 아픔과 맞닥뜨리는 동일한 순간마다 무한과 순진은 만나게 했으며 결국 사랑을 사이에 둔 연인으로 엮이게 만들었다.

큰 상실을 겪고 죽지 못해 살아가던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 ‘키스 먼저 할까요?’를 더욱 농익게 만드는 요소는 배우의 연기력이다. 어른의 멜로라는 수식어 때문인지 대다수의 시청자들이 농도 짙은 애정 표현을 예상했을 테지만, 감우성과 김선아가 만들어내는 모습은 생각보다, 극 중 김선아의 이름처럼 순진했다.

이는 경험해 보지 못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사랑의 몸짓이 무엇인지 알고 이미 경험도 해 보아서 별로 어려울 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오는 ‘순진함’이다. 차라리 처음이었다면 한번쯤 무모하게 굴어 보았을 텐데, 소중한 사람과 함께 사는 기쁨과 그러한 소중한 사람을 잃는 절망을 다 겪은 후에 만나 사랑을 하려 하니 서로를 대하는 마음에 더 신중을 기하게 된다. 그만큼 순진하게 된다.

농익었는데 순진하다, 알 거 다 아는 어른의 쑥스러움과 익숙한 줄 알았던 사랑이 주는 낯선 느낌 등, 배우로서는 상당히 난이도 높은 표현이 요구되는 부분일 텐데 오랜 시간 쌓아온 연기의 결과일까. 감우성과 김선아는 제 옷을 찾아 입은 듯 능숙하고 자연스러우며 식상할 수 있는 이야기의 맥락에 신선한 풍미마저 감돌게 한다. 과연 멜로 연기의 장인들이다.

실은 현재의 두 배우에게 안성맞춤인 배역이기도 하다. 젊은 역을 맡던 화려한 전성기를 지나고 이제는 중년의 연기자 대열로 들어선 이들은, 사람들의 시선을 받는 일의 달콤함과 덧없음을 잘 알고 있다. 특히 멜로 전문 배우였기에 느껴지는 온도 차는 더욱 확실했을 테다. 계속 치고 올라오는 후배 연기자들에게 작품 하나하나를 내 주어야 할 때마다 배우라는 직업 자체를 사랑하는 마음을 재차 점검하며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까.

이런 두 사람에게 다시 찾아온 정통 멜로 연기는 익숙하면서도 낯선 것이었으리라. 조금은 가물가물한 사랑의 기억, 마치 뒤늦게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는 무한과 순진의 것처럼. 그래서 그런지 두 사람은 이 허구의 이야기를 온전히 소화해내고 있다. 여기에 다소 경박해 보이는 대화가 놓이고 다소 통속적인 상황이 벌어져도, 더 진솔하고 더 애절한 사랑의 이야기로 느껴지는 이유다. 그리고 우리는, 더도 덜도 말고 이야기 속에 놓인 사랑의 모습, 있는 그대로를 감상하기 위해 매회 브라운관 앞을 찾아 앉는 중이다.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는 ‘키스 먼저 할까요?’는, 무한의 죽음을 앞두고 있다. 죽음, 삶의 끝 앞에서 무한은 이름처럼 무한한 사랑을 순진에게 부어주며, 순진 또한 잃어버린 줄 알았던 본래의 순진한 마음으로 그 사랑을 받아낸다. 이러한 둘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우리들은, 더 깊숙한 상처들이 존재하는 실제 세계를 살아갈 새로운 힘과 소망을 얻고 있으니, 본래의 이야기 이상으로 아름다운 이야기를 제공해주고 있는 감우성과 김선아에게 깊은 감사를 표할 수밖에 없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SM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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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감우성 | 김선아 | 키스 먼저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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