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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로맨스'가 윤박에게 남긴 것 [인터뷰]
2018. 03.30(금) 08:03
라디오 로맨스 윤박
라디오 로맨스 윤박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라디오 로맨스'가 배우 윤박에게 남긴 건 배우로서의 자신감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최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라디오 로맨스'(극본 전유리·연출 문준하)는 대본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톱배우 지수호(윤두준)와 그를 DJ로 섭외한 라디오 서브 작가 송그림(김소현)이 라디오 부스에서 펼치는 '쌩방 감성 로맨스'로, 윤박은 극 중 라디오국 '미친개' 이강 PD 역을 맡아 열연했다.

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돌아와요 아저씨' '내성적인 보스' 등 다수의 작품에서 댄디한 '뇌섹남' 캐릭터 연기를 선보였던 윤박은 이번 작품에서 변신에 나섰다. 덥수룩한 콧수염과 아무렇게나 헝클어진 머리, 캐주얼한 패션으로 중무장한 그의 모습은 슈트 차림의 윤박을 익숙하게 봐 온 시청자들에게 색다르게 다가왔다.

이는 윤박과 문준하 감독의 의도와 맞아떨어졌다. 문준하 감독은 윤박에게 "이강이 윤박인 줄 모를 정도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단다. 이에 윤박은 수일을 고민한 끝에 이강의 외양부터 만들어나갔다. 특히 이강이 인도로 장기 휴가를 갔다가 다시 라디오국에 돌아온다는 설정에 주력했다. "주변 사람들 중 인도에 갔다 온 사람들 중 인도의 매력의 푹 빠진 사람들을 보면 행색이 자연인 같더라고요. 그래서 수염을 길러보면 어떻냐고 감독님께 말씀드렸죠." 또한 그는 "어떤 옷을 입느냐에 따라 사람의 태도가 달라지듯이 자유분방한 이강 캐릭터에 맞게 헐렁한 옷을 주로 입었죠"라고 했다.

외양 준비에 마친 윤박은 이강이라는 인물의 감정선을 쌓아가는데 집중했다. 먼저 윤박은 이강이라는 인물이 라디오를 대하는 태도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이강을 이해해나갔단다. '지수호의 라디오 로맨스' 메인 PD인 이강은 팀을 위해서라면 돌발 행동도 서슴지 않는 리더십 강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에 윤박은 "만약 이강이라면 어떠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많이 생각했어요. 남들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취급하는 행동들 또한 이강은 라디오를 살리기 위해서 그런 것"이라며 자신이 생각하는 리더로서의 이강에 대해 이야기했다.

캐릭터의 내면을 만들어나갈 때, 윤박이 가장 경계한 것은 '편안함'이었다. 그동안 맡았던 역할 중 이강이 자신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는 윤박은 "이강이라는 옷이 불편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나 제가 편하다고 해서 남들이 제 연기를 편하게 봐주는 건 아니잖아요. 저와 결이 맞는 역할이라고 해서 너무 편안하게 연기하면 안 되고, 오히려 더 섬세한 작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라고 자신만의 연기 철칙을 전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윤박은 이강이 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그 준비는 윤박이 노력을 기울인 만큼 '라디오 로맨스'를 통해 빛을 발휘했다. 윤박은 시답지 않은 농담을 던지기도 하고, 만나는 사람마다 '나마쓰떼'라고 엉뚱한 인사를 건네기도 하지만 라디오 '온에어' 불이 켜져 있는 동안에는 어떠한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 이강의 극과 극의 매력을 다채롭게 펼쳐냈다.

특히 이강의 시그니처인 '나마스떼' 인사는 웃음 포인트가 되기도 했다. 이에 윤박은 "그 인사는 대본에 있던 설정이었는데, 대본에 안 나올 때에도 애드리브 칠 수 있는 상황이면 했죠"라며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윤박이 연기한 이강은 말투는 직설적이지만, 송그림의 행동 하나하나를 주시하며 뒤에서 그를 지극정성으로 서포트하는 모습으로 '츤데레' 캐릭터의 전형을 보였다. 하지만 이 '츤데레'적인 행동은 일부 시청자들에게는 불편함을 자아냈다. 이에 윤박은 "그냥 막 대하는 것과 이 사람을 올바르게 인도하기 위한 행동은 다르다고 생각해요"라며 이강은 송그림이 진짜 '작가'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그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츤데레'처럼 굴기는 했어도 송그림을 향한 이강의 사랑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치 않았을 정도로 절절했다. 송그림이 진정한 '작가'로 이끌어 주기 위해 '키다리 아저씨'마냥 그를 묵묵히 서포트하는 것이 이강만의 사랑 방식이었다. 그러나 그만의 사랑 방식은 송그림에게 고백할 타이밍을 놓치게 만들었다. 이강은 지수호로 향하는 송그림을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이같이 송그림을 향한 이강의 순애보는 윤박의 연기와 만나 시청자들에게 아련한 감성을 전했다. 지수호를 사랑한다는 송그림의 고백에 씁쓸한 표정과 흔들리는 눈빛을 장착한 채 자조적인 어투로 늦은 고백을 전하는 장면에는 윤박의 감정 연기가 정점을 찍었다. 해당 장면에서 윤박은 송그림을 향한 절절한 짝사랑과 늦은 타이밍으로 인한 후회 등 이강의 복잡 다단한 감정선을 유려하게 펼쳐내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결국 이강은 지수호와 송그림의 '라디오'를 지켜주려다 다시 '장기 휴가'라는 징계를 받고 티베트로 여행을 떠나는 결말을 맞았다. 이에 윤박은 "저 스스로도 이강한테 제일 좋은 엔딩이라고 생각해요"라면서 인도에서 돌아오며 극에 첫 등장한 것과 맞물리는 엔딩이라서 좋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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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박뿐만 아니라 출연 배우들과 제작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라디오 로맨스'는 시청률 면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이에 윤박은 "저도 사람인지라 제가 출연한 드라마 시청률이 좋았으면 하죠. 하지만 요즘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이 정말 다양하잖아요. 그걸 통해서 많은 분들이 봐주셨을 거라고 생각하고 싶습니다"라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3개월 동안 '라디오 로맨스'를 시청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요. 정말 힘들었을 텐데 끝까지 연기해준 배우분들과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주신 스태프 분들도 너무 감사해요. 그리고 소중한 인연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팀이 언제 또 모일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언젠가 다시 만날 테니 그때 '라디오 로맨스'를 함께 추억하면서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라디오 로맨스'는 윤박에게 연기 변신에 대한 호평과 좋은 인연을 남겼다. 이 뿐만 아니라 윤박은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는 "사실 연기를 잘하는 사람이라도 자신감이 결여된 채 연기를 하면 보는 분들도 그걸 느끼잖아요. 반대로 연기는 모자라지만 자신감 있게 하면 시청자들에게 캐릭터를 설득시키는 경우가 있듯이요. 그런 면에서 지금껏 저에게 자신감이 좀 부족하다고 느꼈는데, 이번 작품하고 나서는 배우로서 자신감을 조금이나마 얻어서 좋아요"라며 또 한 번 자신을 향해 아낌없는 호평을 보내준 이들에 대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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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 '라디오 로맨스' 스틸, 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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