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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공감] ‘스위치’는 ‘광해’가 될 수 있을까
2018. 04.05(목) 14:30
스위치-세상을 바꿔라
스위치-세상을 바꿔라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같은 얼굴이지만 다른 사람, 게다가 극과 극의 신분, 한 사람은 검사고 한 사람은 사기꾼이다. 마주칠 일이 없으면 좋았겠다만 닮은 얼굴을 허락한 운명이 이 둘의 만남을 성사시켰다. 검사가 의식불명 상태가 되는 바람에 검사의 역할을 대신 해줄 사기꾼의 존재가 간절해졌기 때문이다. 새로 시작한 SBS 수목드라마 ‘스위치-세상을 바꿔라’(극본 백운철•김류현 연출 남태진)의 이야기다.

‘왕자와 거지’, 왕자 에드워드 튜더가 가족에게 학대를 당하고 구걸까지 하는 거지소년 톰 캔디와 옷을 바꾸어 입으면서, 보이지 않아 볼 수 없었던 서로의 세계를 보게 되는 내용의 아동소설이다. 1882년, 영국 작가 마크 트웨인에 의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 작품은 여전히 흥미를 돋우는 이야기임이 분명하다. 하나의 콘셉트가 되어 오늘날까지 끊임없이 재창작되고 있으니 말 다한 셈 아닌가.

워낙 독보적인 구조라 웬만한 감각이 아니고서야 제대로 활용하긴 쉽지 않지만 극과 극의 신분이 뒤바뀜에서 오는 강렬한 대조, 그 특유성 때문에 대중의 흥미를 유발하기엔 또 아주 적합하고 적절하다. 먼 나라 한국에서도 ‘왕자와 거지’ 콘셉트를 차용하여 몇몇 작품이 덕을 보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이병헌의 1인 2역 연기로도 유명했던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다.

내용은 이렇다. 어느 날 쓰러진 광해군(이병헌)을 대신해서 얼굴도 닮았고 흉내도 잘 내는 광대 하선(이병헌)이 조선의 왕 역할을 한다는 것. 당시 광해군은 매일같이 느껴야 했던 목숨의 위협으로 난폭해져 있었는데, 하선의 광해군은 밑바닥 출신이지만 사람을 사랑할 줄 아는 그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어, 이 모든 일을 꾸민 허균(류승룡)마저 탄복시킨다. 후에 깨어난 광해군이 하선을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을 때, 하선이 도망치도록 못 본 척 놓아주는 이가 또 허균이다.

엄밀히 말하면 ‘광해’에서의 왕, 광해군은 의식을 잃은 상태라 광대로서의 삶을 겪어보지 못하므로, 서로의 세계를 살아보는 ‘왕자와 거지’와는 좀 다른 구성이다. 그럼에도 두 작품을 동일한 맥락 위에 두는 까닭은, ‘상반되는 신분을 가진 닮은꼴의 두 사람이 어떤 필연적인 사건에 의해 서로 뒤바뀌었다’는 구조 자체가 단순히 흥미를 유발하기 위함만이 아니라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가 또렷하게 있었다는 점에서 닮아 있기 때문이다.

왕자 에드워드는 거지 톰의 모습으로 톰의 세계를 경험하며, 왕으로서 어떤 것을 보아야 하고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해 새삼 진지한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전에는 하지 못했던, 몰랐으니까 할 수도 없었던 고민으로, 이렇게 삶의 자리가 뒤바뀐 사건은 그가 좋은 지도자로서의 길을 걷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한다.

광해의 얼굴을 한 하선은 다수의 위정자들도, 광해군도 변화시키지 못한다. 오히려 그토록 위대해 보이던 왕의 자리가 별 것 아니란 생각에 씁쓸한 자조감만 들었다 할까. 반대로 그의 곁에 있었던 몇몇 사람들, 그만의 따스한 영향력을 받은 몇몇 사람들이 좋은 왕, 좋은 지도자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한다. 경험한 적 없어 깨닫지 못했을 뿐, 하선의 광해가 바로 그들이 원하던 지도자의 모습이었으니까. 그 대표적인 예가 작중 인물 허균이며, 상상력을 보태어 이야기를 좀 더 전개해 보자면 하선이 동기부여가 되어 ‘홍길동전’이 나오는 게 아닐까 싶다.

즉,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왕자와 거지’ 구조를 가져왔고, 타이틀도 ‘스위치-세상을 바꿔라’이다. ‘왕자와 거지’처럼, ‘광해’처럼, 서로의 삶이 바뀌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이 또렷해야 한다는 소리다. 닮아서 바뀐 게 아니라 바뀌어야 하는 이유와 목적이 있어서 닮은꼴로 설정된 것이어야 한다. 아직 극 초반이고 인물의 설정을 확고히 다지는 중이라 이렇다 저렇다 함부로 평할 수 없지만, 이왕 매혹적인 콘셉트를 가져왔으니 제대로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에서 몇 마디 적어 본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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