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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공감] ‘손예진’이어야 했고 ‘윤진아’여야 했다
2018. 04.11(수) 09:26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손예진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손예진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그냥 제 옷을 입었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에 ‘손예진’만큼 알맞은 배우가 또 있을까. 딱 그만큼의 아련한 성숙함과 딱 그만큼의 사랑스러움이 잘 배합된 그녀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예쁜 누나’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2004)에서 물이 올랐고 ‘연애시대’(2006)의 성숙기를 거친 손예진 특유의 멜로 연기가, 드디어 JTBC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연출 안판석, 극본 김은)에서 온전한 제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중이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선 병으로 기억을 잃어가는 연인, ’연애시대‘에선 이혼한 남자와 다시 사랑에 빠지는 여자의 역할을 맡았다. 대표작품들의 영향일까, 그녀의 멜로는 그녀의 외모처럼 사랑스러우면서도 왠지 모를 아련함을 담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이하 ‘에쁜 누나’)에선 앞서 언급한 작품에서와 같은 시련은 없다. 있다면, 결혼까지 잘 이어갈 줄 알았던 남자에게 ‘곤약 같다’는 말을 듣고 무능한 상사에게 불합리한 대우를 받는 정도, 친구의 남동생과 사랑에 빠져 있단 정도, 즉, 보통의 시련이랄까. 그럼에도 그녀가 ‘윤진아’로서 내보이는 사랑스러움엔 여전히 아련하고 또 애잔한 느낌이 배어 있는데, 이는 흥미롭게도 해당 배역이 살아온 서른다섯 해가 주는 고단함과 연결되면서 그녀의 연기를 한층 자연스럽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예쁜 누나’에서 ‘예쁜’은 보통의 미모를 일컫는 형용사가 아니다. 진아를 사랑하는 준희(정해인)에게만 보이는 ‘예쁜’으로, 보통의 사람들은 ‘누나’에 더 집중한다. 즉, ‘예쁜’ 누나가 아니라 예쁜 ‘누나’, 예뻤지만 세월의 흐름으로 빛이 좀 바랜 미모를 지닌 ‘누나’로 인식하는 것이다. 사실 손예진은 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고 운동화를 신어도 아름다운 배우다. 하지만 윤진아가 어떤 의미로 ‘예쁜 누나’로 불리는지 정확히 파악한 그녀는, 극 중에서 본래의 아름다움을 감추고 온전한 윤진아가 된다.

딱 윤진아만큼만 예쁘고, 진아가 사랑하는 남자 준희 앞에서만 그 이상의 예쁨을 드러낸다. 그러니까 손예진이 아닌, 윤진아로서만 예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덕분에 사랑에 빠진 ‘예쁜 누나’, 윤진아의 사랑스러움은 더욱 도드라지고 드라마의 낭만성은 깊어지며 시청자들은 ‘예쁜 누나’의 매력에 빠져 헤어 나올 길을 잃는 중이다. 여기에 상대 배우 정해인과 이루는, 열애설 터질 걱정까지 할 만큼의 완벽한 호흡도 한 몫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덧붙여 손예진이 담아내는 직장에서의 윤진아도 눈여겨 볼만 하다. 커피회사의 슈퍼바이저로 일하는 그녀의 삶은, 준희와의 사랑이고 뭐고, 심지어 카페를 배경으로 하는 여타의 드라마들이 보유한 낭만성은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을 띠는 까닭이다. 억지로 참여한 회식에서 남자 상사의 불손한 손놀림을 견뎌내야 하고 회사와 점주 사이에 생긴 갈들을 대신 뒤집어쓰기도 한다. ‘예쁜 누나’ 윤진아가 절대로 예쁠 수 없는 곳이어서 그런지, 여기서의 손예진은 그저, 종종 불쾌한 질문을 들어야 하는 삼십대 중반의 직장여성 윤진아로서 존재한다.

아무리 봐도 제 옷이다. 손예진이어야 했고 윤진아여야 했다. 단순히 아름다운 여배우로만 남지 않기 위해, 손예진이 그간 쏟아 부은 노력과 여러 작품을 거치며 응축한 힘이 이렇게 빛을 보는 모양이다. 드라마의 인기가 지금처럼 지속될는지 알 수 없지만, 배우 손예진이 자신의 연기 인생에 있어 획을 그을만한 배역을 만난 것은 확실하다. 이제 ‘예쁜 누나’에 다른 이를 떠올릴 수가 없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드라마하우스, 콘텐츠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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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 손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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