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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공감] ‘라이브’ 때문에 지구대가 친근해졌다
2018. 04.21(토)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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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지구대가 친근해졌다. 드라마 한 편이 뭐라고, 지나가는 순찰 차량이나 형광 노란 조끼를 입은 사람만 보면 괜한 반가움이 어린다. 지금까지의 드라마가 경찰 중에서도 형사들, 강력 범죄를 맡아 추리를 펼치고 범인을 잡는, 한정된 영역의 사람들에게만 초점을 맞추었다면, tvN 드라마 ‘라이브’(연출 김규태 극본 노희경)는 경찰 전체를 비추어내고 있다.

처음부터 경찰에 특별한 사명을 띤 건 아니었다. 그저 안정적이고 겉보기에 좋은 직업이 필요하여, 죽을힘을 다해 공부했고 죽을힘을 다해 경찰학교를 졸업했다. 그러다 지구대에 들어갔고 경찰 노릇을 하다 보니 마음 한 구석 사명이란 게 조금씩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라이브’의 한정오(정유미)와 염상수(이광수)의 이야기다.

사실 ‘라이브’는 굳이 저 둘만 주인공으로 꼽지 않는다. 경찰로서의 자부심으로 삶을 가득 채워오다 어쩌다 사수도 죽고 아내와도 이혼하고 경감에서 경위로 강등까지 된 오양촌(배성우). 남편 양촌보다 빠르게 경감이 될 정도로 능력 있는 여경이었으나, 친모의 죽음을 계기로 모든 일에 허무함을 느끼게 된 안장미(배종옥). 그리고 지구대장 기한솔(성동일)을 비롯한 경찰들 한 명 한 명이 주연배우 못지않은 무게감을 뽐낸다. 즉, 모두 드라마의 주인공이다.

갓 경찰이 된 사람들이 이야기의 중심에 있다 보니 ‘라이브’는 이름답게 매회 사건사고의 잔치다. 괜찮을까 싶을 정도로 연속되는 위기 상황이 주는 깨달음은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옛말이 허투루 나온 게 아니라는 것, 그리고 참 얄궂게도 드라마 속 인물들에겐 하나하나의 성장 지점으로 작용이 된다는 것. 금방이라도 무너지고 포기해버리고 싶을 위기 속에서도 끝까지 버티고, 기어서라도 통과하여 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은, 굳이 경찰이 아니더라도 공감의 감탄사를 내뱉게 하며 왠지 모를 삶의 위로까지 선사한다.

‘라이브’에는 죄를 지은 범인은 있을지 모르나 뚜렷한 대립군이나 악인, 뚜렷한 영웅도 없다. 각자의 실재하는 삶과 그에 관한 입장만 있을 뿐, 우리와 별 다를 것 없는 보통의 사람들과 그들의 삶으로 가득하다. 이들을 일상의 영웅으로 만드는 것은,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사건사고들 앞에서 주문처럼 되새겨지는 경찰이라는 자기 인식이다. 얄궂은 신의 손놀림 속에서 자신이 살아있는 이유를 매순간 확인하며 하루씩의 삶을 세워가는 것, 즉, 지금 온 힘을 다해 살아 있는 모든 사람들이 영웅이라는 이야기다.

고작 드라마 한 편에 공감의 감탄사가 나오고 삶의 위로까지 받는 이유다. 그러다 보니 지나가는 경찰들이 남 같지가 않다. 또 다른 한정오, 염상수, 오장춘, 안장미 등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저들도 각자의 삶에 놓인 각자의 어려움들과 투쟁하며 경찰로서, 한 사람으로서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는 거겠지. 괜한 동료의식이 생기며 남모를 응원의 마음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허구의 세계인 드라마가 건넨 따뜻한 입김이 실제 세계의 경찰들에게 이어진 결과로, ‘드라마의 특별한 능력’이라 하겠다.

역시 노희경 작가의 장기는, 어떤 특정한 공동체를 구성하는 개개인의 삶을 면밀하게 들여다봄으로써 ‘드라마의 특별한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그녀의 대표작 중 하나이자 드라마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그들이 사는 세상’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라이브’ 또한, 어쭙잖은 로맨스로 진솔함을 잃지 않는 작가의 뭉뚝함이 끝까지 잘 발휘되어 ‘경찰이 사는 세상’이 제대로 담겨진 작품으로 길이길이 남기를 바란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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