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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공감]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와 ‘백년손님’의 상반된 반응에 관하여
2018. 04.25(수) 15:50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의 충돌은 사고방식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지속적으로 화두가 되고 있는 ‘결혼’과 ‘결혼한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펴볼 때도 마찬가지다. 시댁과 며느리 혹은 남편과 아내라는, 흡사 선악을 구분하듯 대치시킨 상태가 아니라 각자 살아온 삶의 방식이 낳은 이해의 범주가 현저하게 다름에서 발생한 갈등이라 보아야 하는 것이다.

MBC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는 ‘시’월드라 불리는 이상한 나라와 그 속에서 결혼한 것이 마치 최인 마냥 살아가는 며느리들이 존재한다. 만삭에 가까운 배를 안고 홀로 차례 준비를 하며, 워킹맘이 뭐 슈퍼우먼도 아니고 쏟아지는 여러 요구조건들을 충족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러한 모습에 얼마나 많은 며느리와 아내들이 분노의 감정으로 공감했는지, 어떤 출연자의 남편은 악성 댓글을 견디지 못하고 자신의 SNS를 폐쇄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프로그램 속 남편을 포함한 시댁 식구들이 교양이 없거나 성정이 좋지 않아서 혹은 여성의 인권을 무시해서 벌어진 상황인가. 절대 아니다. 저들의 죄라면 그저 평소와 다름없이(어쩌면 조금의 꾸밈은 있었을지 모르지만) 있었단 것뿐이다. 문제는 시대의 흐름과 가치관의 변화에도 아랑곳 않는, ‘으레 그렇게 문제없이 살아 왔다’는 기존의 세계관을 유지하려는 부동의 자세다.

그들의 말이 틀린 건 아니다. 시댁에서 며느리가 겪는 고충은 이전에는 전혀 문제될 게 아니었으며 오히려 당연시 여겼던 것이니까. 그럼에도 그들의 말이 틀렸다 판단되는 까닭은 과거는 과거고 현재는 현재인데 시대의 흐름과 가치관의 변화를 간과했다는 점, 그리고 부적절한 구조가 ‘문제없이’ 잘 고착화되어 왔다 해서 문제가 없다거나 부적절하지 않은 게 되진 않는다는 점 때문이다. 사실 환영하는 분위기를 취해야 하는 게 옳다.

그렇다고 왜 아직도 구시대적인 발상을 붙들고 있냐며 기성세대를 탓할 수만은 없다. 내 가족 먹고 사는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무엇이 어떠하든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시대를 건너온 분들이다. 젊은 세대가 이제 와서 옳지 않았다고, 부적절했다고, 비틀렸다고 깊은 생각을 하고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것도 그들이 닦아놓은 기반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는 젊은 세대가 반드시 인정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의 수고로운 삶을 인정하며 존중하고,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가 기존의 낡은 세계관을 벗어나 더 좋은 모양새의 걸음을 내딛도록 도와줘야 한다. 이해의 범주가 다르더라도, 어느 방향이 옳은지는 분명 알 테니. ‘가정’이란 공동체는 상하관계를 따져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대우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으로 똘똘 뭉쳐 녹록치 않은 세상 서로의 어깨를 맞대며 녹록하게 살아보자는 목적에서 존재하며, 그렇게 존재해야 하는 것이다.

흥미롭게도 사람들은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엔 분노하면서도 SBS ‘백년손님’은 그저 보기 좋게만 여긴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서의 시댁식구와 며느리는 상하관계로, ‘백년손님’에서의 장모와 사위는 사랑을 기반으로 한 가족관계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이 상반된 반응은 현 사회의 분위기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 건강한 가정은 좋은 사회의 시작점이다. ‘이상한 나라’로 취급받는 가정이 가득한 이 사회가 건강하지 못한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현재 북받쳐 나오는 고통의 아우성이 산통이 되어 좀 더 건강하고 좋은 사회를 낳길 기대해 본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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