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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 우린 모두 아프다 [인터뷰]
2018. 04.30(월) 15:25
이동우
이동우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지금 이 순간 나만 아픈 게 아니라는 것을 알기만 해도 그 아픔이 조금은 사그라드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아픔을 털어놓고, 그 누군가의 속내도 들어본다. 가수 이동우 또한 인생의 고빗길을 넘어갈 때 잠깐 아픈 이야기를 나눌 길동무 하나만 있다면, 그 길은 '눈부신 길'이 된다고 믿고 있었다.

이동우는 그 믿음을 담아 드라마 콘서트 '눈부신 길'을 공연하고 있다. '눈부신 길'은 지난 23일부터 서울시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진행 중이다. 오는 5월 7일까지 배우 유해진 안재욱 문소리 한지민, 코미디언 송은이, 가수 윤종신 등 매 공연 특별한 길동무들이 함께 한다.

'눈부신 길'은 구성부터 특별하다. 이동우가 1인극으로 공연의 문을 열고, 이어 영화 '시소'가 상영된다. 관객들은 영화를 관람한 뒤, 길동무가 출연하는 토크쇼를 볼 수 있고, 끝으로 이동우와 송광식의 음악 콘서트까지 즐길 수 있다. 즉, 하나의 공연이지만, 여러 장르가 복합됐다. 새로운 구성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는 이동우는 "막상 공연이 시작되니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나도 관객들도 자연스럽게 공연에 흡수되더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가 들어 있지만, 이 공연의 타이틀은 드라마 콘서트다. 이 생소한 타이틀로 콘텐츠들을 하나로 묶은 데는 이유가 있다. 그 모든 것이 하나의 감정선을 향해 달려가는 드라마라는 것. 이동우는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이 모두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그 속에서 느끼는 희로애락, 특히 슬픔, 상처에 무게를 뒀다. 이렇게 인생이라는 드라마 속 감정을 소재로 한 공연이니 드라마 콘서트라고 타이틀을 붙였다"고 '눈부신 길'을 소개했다.

여러 콘텐츠가 함께 하는 만큼, 여타의 연극이나 뮤지컬과는 달리 기승전결이 없다. 그래서 클라이맥스도 따로 없다. 하지만 이동우는 "계속해서 감정이 쌓여가는 걸 느낀다. 끝날 때까지 완만한 능선을 함께 오르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동우는 관객과 함께 쌓아가는 그 느낌을 통해 희열과 안락함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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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다채로운 콘텐츠가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하나의 메시지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누군가와 함께 아픔을 나누는 것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길동무와 함께 하는 토크쇼다. 여러 스타들이 아주 담백하고 인간적인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시간이다. 이미 몇몇 길동무와 공연을 펼친 이동우는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눌 때도 이렇게까지 마음을 열고 이야기한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 많은 관객분들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그렇게 진솔한 이야기를 잘 풀어주셔서 놀랐다. 예상 밖이었다"며 길동무들에 대한 고마움을 내비쳤다. 특히 무대 위에서 눈물을 쏟아내는 길동무들의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우리 공연에는 TV 프로그램에서 말하는 초대손님, 특별 게스트 같은 개념이 없어요. 걷다가 잠시 지치고 힘들어서 주저앉았을 때, 조용히 그 옆에 앉아 어깨를 주물러주는 벗을 의미하는 게 길동무예요. 친구라는 말도 좀 안 맞는 것 같더라고요. 친구라는 말은 영원불멸해야 할 것 같잖아요. 그런데 길동무는 한 구간 어려울 때 내 손을 잡아주고 끌어당겨주는 존재거든요. 그래서 길동무가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누구든 잠깐의 길목에서 길동무가 돼줄 수 있는 것처럼, 이 공연도 누군가에게 잠깐의 길동무가 될 수 있다. 이동우는 "'눈부신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우리는 모두 아프고, 외롭고 고독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각자 마음 속 아픔을 들여다보면서 살아가지 못 하는 것이 일종의 장애라고 말하는 그는 "자신이 얼마나 큰 장애를 가지고 있는가를 인지하지 못하면 결코 사람들과 소통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이처럼 각자가 자신의 마음을 알지 못 하는 장애를 인정하고, 스스로의 아픔을 길동무와 함께 나누자는 것이 이 공연의 핵심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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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우는 해당 공연의 수익을 또 다른 아픔이 있는 사람들에게 기부할 예정이다. 그는 기부를 하기로 결정한 계기에 대해 "도움을 주는 것에 관심은 있지만, 당장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다. 나 또한 그랬다. 장애를 갖고 난 뒤에는 더욱 힘이 없었다. 약자의 입장이고, 보호받아야 하는 신분이 됐는데, 그렇게 살기 싫었다"고 밝혔다. 사회적 약자인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 또 다른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어 주고 싶다는 그였다.

이동우가 콘텐츠를 만들고, 자신의 재능을 살린 작업을 그치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장애를 갖게 되면서 자신을 둘러싸게 된 선입견, 고정된 인식을 깨고 싶다는 것. 이동우는 "뼈가 아프도록 힘든 일"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럼에도 그는 "분명 희망은 있다"며 미소 지었다.

"어떤 사람은 절 보고 연예인이라고 하고, 어떤 사람은 장애인이라고 합니다. 제가 노래 부르는 장면이 뉴스에 나갔는데, 제 신분을 알리는 표현으로 '시각장애인 가수'라는 말이 사용됐더라고요. 저는 비장애인으로 무대에 섰던 사람이고, 지금은 장애를 가진 사람으로 무대에 서고 있습니다. 달라진 건 별로 없어요. 볼 수 있었던 것과 볼 수 없게 된 것뿐이죠. 그런데 다른 사람이 저를 바라보는 게 다르더라고요. 그걸 뛰어넘는 게 참 어려워요. 하지만 결국 그 장벽을 낮출 수 있는 사람은 저 자신입니다."

궁극적으로 이동우는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서로에게 쉽게 다가가고, 소통하고, 어울리는 사회를 꿈꾸고 있었다. 분명 그런 사회는 다가올 것이라고 믿는 그. 그는 "시간의 문제"라며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줬다. 이미 옳은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그의 희망찬 말에서는 묵직한 울림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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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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