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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뷰] '챔피언' 마동석이라 가능했다
2018. 05.01(화) 07:44
영화 챔피언 리뷰
영화 챔피언 리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영화 '챔피언'(감독 김용완·제작 코코너)은 마동석이 없었다면 성립 자체가 불가능했을 영화다. 그만큼 마동석의, 마동석에 의한, 마동석을 위한 영화다.

대중에겐 한없이 가벼운 오락용 게임, 주로 남성들의 힘 과시를 위해 쓰이곤 하는 팔씨름을 소재로 한 영화라니. 낯설고 생소하지만 꽤 흥미로운 구석도 있다. 어느덧 '믿고 보는 흥행 배우'란 타이틀을 거머쥔 배우 마동석이 팔씨름 선수 역을 위해 팔뚝을 무려 20인치나 키운 비주얼만으로도 기대감이 폭주하지 않나.

실제 영화 '챔피언'은 국내 최초 팔뚝 액션이란 타이틀을 내세워, 누구도 시도할 생각 없던 '팔씨름'을 스포츠 영화로 풀어내는 참신한 시도가 용감하고 매력적이다. 큰 줄거리는 타고난 팔씨름 선수 마크(마동석)가 마음보다 잔머리가 먼저 도는 남자 진기(권율), 그리고 한 번도 본 적 없던 여동생 수진(한예리)과 그의 자녀들의 도움을 받아 벌이는 챔피언을 향한 도전기다.

액션과 동선이 한정적이기에 의문이 컸던 팔씨름 경기 장면은 의외로 박진감 넘친다. 렌즈가 피사체에 최대한 접근해 팔과 손목, 어깨 각도의 움직임을 부각하며 힘과 기술의 겨루기에 집중한 까닭이다. 배우들의 터질듯한 팔 근육과 잔뜩 몰입한 얼굴 표정 등 생동감 넘치는 연기도 중요한 몫이다.

팔씨름이란 스포츠 뿐만 아니라 싱글맘과 입양아 등 사회적 편견에 놓인 인물들의 서사를 통해 휴머니즘도 담아냈다.

그러나 '챔피언'은 전반적으로 영화적 재미가 부족하다. '챔피언'이란 거창한 타이틀을 내세우고 있음에도, 스포츠 영화의 기본 서사가 없다. 스포츠 장르물에선 주로 승리보다 과정에 집중해 주인공의 연습 과정이나 악전 고투를 그려내고, 이 과정을 통해 결말의 짜릿한 희열과 감동을 주게 마련이다. 하지만 '챔피언'은 이 과정이 생략됐다. 마크의 뿌리 찾기와 부수적인 구성원들의 드라마에 지나치게 치중돼 있기 때문.

물론 스포츠 영화는 장르 특성상 코미디부터 액션, 휴먼 드라마 등 포괄적 장르를 흡수해서 녹여낼 수 있다. 그러나 '챔피언'은 극적 구성도나 각본 짜임새가 기본적으로 허술하다. 삶을 투영한 주인공의 드라마와 승리를 위한 불굴의 의지와 노력, 이로 인한 구성원들의 인간적인 변화 등이 세밀하게 그려지지 않는다. 인물들의 관계성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데다가 영양가 없는 에피소드가 지루하게 계속되고, 엉성한 간극은 시종일관 유머로 때우며 종국엔 신파적 갈등 구조를 끼워넣는 셈이다.

여기에 악역 캐릭터도 시덥잖다. 특히 스폰서 배후에서 도박판을 쥐락펴락하는 재벌2세는 없어도 무방한 존재감을 보이고, 마크와 대적하는 절대적 경쟁자는 그저 후반부 등장해 악역으로만 짧게 소비된다. 이처럼 허술한 전개와 뚜렷한 캐릭터성 없는 인물들의 나열은 본질적 메시지를 전하는데 방해가 된다. 영화가 팔씨름이란 소재를 통해 전하고자 한 것은 상대를 찍어 누르고 이겨야 하는 승패 여부보다, 누군가의 손을 잡고 위로가 되고자 함에 있다. 이처럼 삶과 사회에 대한 메시지를 팔씨름이란 상징적인 운동으로 녹여내려 했지만, 제대로 발휘되지 못한 지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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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모든 걸 차치하고서라도 가장 중요히 눈여겨 볼 것은 마동석의 존재다. 마동석은 108분 러닝타임 내내 오롯이 눈을 머물게 한다. 이젠 하나의 장르가 된 마동석의 개성과 장기가 모두 발현되는 까닭이다. 미국에서 동양인이란 편견과 차별 때문에 약물 의혹을 받고 제명된 팔씨름 선수 마크의 외로움과 고독함을 덤덤하게 그리고 묵직하게 표현해내는 지점이 놀랍다. 그는 어린 시절 입양됐지만 입양 부모도 일찍 사망해 의지할 곳 없는 세상에서 유일하게 잘하는 팔씨름으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인하는 강인하면서도 가엾은 인물의 내면을 아우른다.

특히 미움과 그리움이 이율 배반적으로 섞여든 감정으로 친엄마를 찾아가고, 그곳에서 만난 동생 수진과 조카 남매에 어설프게 정을 주다가 배신감에 실망하는 모습, 그리고 결말 부분 울컥 쏟아진 뜨거운 눈물을 두꺼운 손으로 투박하게 닦아내는 그의 모습은 놀라움 그자체다. 장르의 한계를 넘고 응축된 진가를 사정없이 발휘하는 배우 마동석의 매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챔피언'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5월 1일 개봉.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영화 '챔피언'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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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연예계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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