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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롤로지' 3인의 독백, 폭력의 뿌리를 조명하다 [리뷰]
2018. 05.04(금) 18:41
연극 킬롤로지
연극 킬롤로지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폭력이 만연한 사회, 그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이 질문의 화살을 사회 전체로 돌린 영국의 문제작, 연극 '킬롤로지'가 한국에 상륙했다.

'킬롤로지'(Killology, 연출 박선희)는 영국의 작가 게리 오웬의 작품으로, 한 소년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를 일으킨 온라인 게임 '킬롤로지'와 똑같은 방법으로 살해되며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그린 극이다. 부조리한 사회 체계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아이들의 현실을 조명하고, 원인을 제공하고 방조한 사회 시스템에 대해 날카롭게 문제를 제기한다.

극은 소년 데이비와 그의 아버지 알란, 살인을 위한 게임 '킬롤로지'를 만든 억만장자 게임 제작자 폴의 독백만으로 러닝타임 120분을 꽉 채운다. 아들의 복수를 위해 폴의 아파트로 잠입한 아버지 알란의 독백으로 시작돼 결핍으로 가득 찬 데이비의 어린 시절 이야기, '킬롤로지'를 만들게 된 폴의 동기 등이 차례로 밝혀지고 세 명의 이야기가 한데 어우러지며 거대한 결론에 도달한다.

독백으로 가득 찬 '킬롤로지'는 마치 세 개의 1인극을 한 무대에 올려놓고 감상하는 듯한 느낌을 자아낸다.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공허하고 불안한 삶을 살았던 데이비의 1인극. 그런 아들의 곁에 함께하지 못했음을 자책하며 복수심에 불타고, 환상 속 아들을 보며 눈물짓는 알란의 1인극. 여기에 아버지를 향한 증오를 동기 삼아 게임을 만들고 부를 얻었지만 감정의 결핍을 채우지는 못한 폴의 1인극은 베틀 위 씨실, 날실처럼 얽히며 하나의 결론을 향해 나아간다. 세 편의 연극은 결국은 하나의 사건 아래 얽히고설킨 한 덩어리의 이야기가 된다.

특히 세 개의 1인극을 이끌어 가는 캐릭터들의 독백은 극을 다소 난해하게 만듦과 동시에 연극적인 재미를 극대화하는 재미있는 장치다. 캐릭터들의 발화에는 각자가 겪은 사건과 전사(前史)가 어우러지고, 이로 인해 생겨나는 모든 감정이 대사와 연기에 녹아 분출된다. 게다가 주고받는 대화가 아닌 혼자만의 이야기 속에서 각 인물들의 상황을 잡아내고, 사건에 대한 단서를 찾아가는 '무대 언어'의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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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적 장치를 제외하더라도, '킬롤로지'는 사회적으로도 시의성이 높은 작품이다. 일례로 현실 세계에서 살인을 조장하는 게임 '킬롤로지'는 실제로도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소위 '유해 콘텐츠'들을 떠올리게 한다. 극 중 알란과 폴이 '킬롤로지'의 위험성을 두고 벌이는 설전은 성적인 콘텐츠나 비속어의 남발로 물의를 일으키는 유튜버, 과한 폭력성으로 논란을 야기하는 게임 등에 대해 다시금 고찰하게 한다.

또한 극은 폴이 '킬롤로지'를 만드는 원인이 정서적인 불안 때문이라는 점을 꼬집으며 언어적, 물리적 폭력에 노출된 아이들이 가해자와 피해자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현대 사회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꼬집는다. 최근 무분별하게 벌어지고 있는 학생 폭력 사건들, 갈수록 잔혹하고 끔찍해지는 범죄들이 벌어지는 원인을 개인이 아닌 사회 전체에서 찾으려는 작가의 질문 의식이 돋보이는 지점이다.

소년 데이비 역에는 장율과 이주승, 아버지 알란 역에는 김수현 이석준, 폴 역에는 이율 김승대가 출연해 에너지 넘치는 독백으로 열연을 펼친다. 아트원씨어터에서 7월 22일까지 공연된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연극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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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킬롤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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