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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 콜' 백승렬,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 [인터뷰]
2018. 05.12(토) 17:20
뮤지컬 배우 백승렬 인터뷰
뮤지컬 배우 백승렬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멋들어지게 기른 콧수염이 눈에 띄었다. "레트 버틀러를 위해 기르고 있어요. 안 어울리죠?"라며 생애 첫 주연을 맡은 뮤지컬에 대한 기대를 털어놓는 신예 백승렬의 눈에서는 무대에 대한 열정이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엿보였다.

백승렬은 지난달 27일 종영된 케이블TV MBC뮤직 오디션 프로그램 '캐스팅콜'에서 우승한 실력파 뮤지컬 배우다. 프로그램 우승자의 자격으로 18일 개막을 앞둔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연출 브래드 리틀)의 주인공 레트 버틀러 역에 캐스팅된 그를 만났다.

백승렬은 중앙대학교 성악과 졸업 후 2015년 뮤지컬 '화랑'을 통해 데뷔, 이후 '에드거 앨런 포' '기억전달자' 등의 작품을 거쳤고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팬텀싱어2'에 출연하는 등 무대 경험을 쌓아왔다.

백승렬은 노래를 좋아하던 평범한 소년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갑자기 성악이라는 목표가 생긴 후 3개월 간의 레슨을 통해 덜컥 중앙대학교 성악과에 합격해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성악을 전공하며 자연스레 오페라 가수를 꿈꾸던 그는 해외 유명 대학에서 음악을 공부하라는 좋은 제안을 받아 오디션까지 치렀지만 결국 한국으로 돌아와 뮤지컬 배우로서의 삶을 시작했다. 세상에서 제일 큰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날려버린 셈이 됐지만,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 가까이에서 행복하고 싶은 바람이 더 컸다는 그다.

노래로 세상과 소통하는 길을 찾다 보니 자연히 뮤지컬로 눈길을 돌리게 됐고, "오페라 속 이탈리아 어가 아닌 우리말로 가사를 표현했을 때 관객들이 단어 하나하나를 이해하는 빛나는 눈빛이 너무 좋았다. 어느 순간 무대 위에 서는 일이 가장 행복하고 즐겁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는 백승렬이다. 그가 졸업 후 데뷔작 '화랑'의 오디션을 보고 정식 배우로 합류해 앙상블과 언더스터디를 거쳐 마침내 '캐스팅콜'의 우승자로 발탁되는 하나의 성공을 이뤄내기까지는 꼭 4년의 시간이 걸렸다.

"실제로 뮤지컬 무대에 서면서 연극영화과 출신 친구들의 마음가짐을 새롭게 배우게 됐어요. 작품을 소중히 여기고 무대를 열정적으로 대하는 방법 같은 것을 배우면서 배우로 커나가기 위한 소중한 경험을 쌓았던 것 같아요. 누구보다 오래 연습실에 있어도 보고, 언더스터디로 발탁돼 다른 배역의 역할을 모조리 외우다 보니 실제로 커버 배우로 무대에 올라가 배역을 맡기도 했죠.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 기회가 생긴다는 걸 몸으로 체험했어요."

티브이데일리 포토

무대 위의 내공을 쌓아가던 그에게 찾아온 첫 번째 방송 프로그램은 국내에 팝페라 신드롬을 일으켰던 '팬텀싱어'였다. 시즌1 당시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출연 중이던 작품에 몰두하겠다는 생각에 출연을 고사했지만, 시즌2라는 또 한 번의 기회가 왔을 때는 주위 사람들의 기대에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에 선뜻 도전을 결심하게 됐다는 백승렬이다.

하지만 백승렬은 '팬텀싱어2'에서 중도 탈락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나를 지켜봐 주는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 만을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오히려 방송에서는 위축된 모습을 보여드렸다"며 당시를 회상한 그는 "탈락한 후에 주위 사람들의 연락을 받으면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최선이었는데, 괜히 위축됐던 제 자신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다. 앞으로는 실패를 바탕으로 더 잘 해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팬텀싱어2'가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지게 되는 계기가 됐다면, '캐스팅 콜'은 한층 단단해진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그간 배우 백승렬이 성장해 온 모습을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됐다. "무대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준비하는 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시청자들에게 내가 무대 위에서 정말 잘할 수 있는 배우라는 믿음을 드리고 싶었다"는 백승렬은 3월부터 시작된 한 달 반 간의 오디션 기간에 모든 것을 '올인'했다고 말했다.

"출연자 모두가 1200명 오디션 지원자들을 뚫고 본선에 올라온 경쟁자들이었지만 함께하는 게 마냥 좋았던 것 같아요. 방송에 출연해 오디션 과정을 보여준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용기가 필요한 일이잖아요. 그런 분들과 함께 팀 미션을 준비하고, 함께 아이디어를 내 무대를 만들고 시너지를 내는 과정이 마냥 신기했죠."

백승렬은 '캐스팅 콜'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넘버 한 곡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멜로디를 익히는 대신 작품 전체와 캐릭터를 분석하고 그의 마음이 돼 넘버를 이해하는 방식, 오디션을 소중하게 대하는 마음가짐, 동료 배우들의 연기 노하우를 배웠다며 프로그램을 향한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특히 카이, 신성우, 박해미, 바다 등 심사위원으로 나선 선배 배우들의 현실적인 심사평까지 뭐 하나 허투루 넘어갈 것이 없는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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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스팅 콜'에서 우승하며 영예를 누린 것도 잠시, 백승렬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주인공 레드 버틀러가 돼 빡빡한 연습을 시작했다. 개막을 3주 앞둔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캐릭터를 그려내야 할지 막막해 우승의 기쁨이나 생애 첫 주연을 맡았다는 기쁨은 정말 '순간'이었다는 그다.

그가 연기하는 레트 버틀러는 전쟁 속에서 자유로우면서도 현실적인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인물로, 극 중 여주인공 스칼렛과 격정적인 사랑을 나눈다. 많은 여성들의 이상형으로 꼽힐 만큼 남성적이고 매력적인 인물인 만큼, 뮤지컬 버전에서도 노래보다는 진중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연기로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캐릭터다.

백승렬은 "그간 내 무기가 '노래'였다면 이번에는 그 무기를 내려놔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게 지금의 각오다"라며 무대를 앞둔 마음가짐을 밝혔다. 무대의 주인공을 넘어서 '인생의 주인공'이 되고자 하는 백승렬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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