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뷰] '안녕, 나의 소녀' 그 시절 꿈과 첫사랑에 대한 반가운 인사
2018. 05.16(수) 09:09
안녕, 나의 소녀
안녕, 나의 소녀
[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또 한 편의 대만 청춘영화가 찾아왔다. 따뜻한 감성이 메말랐던 국내 극장가에 한 줄기 단비가 되어줄 영화 '안녕, 나의 소녀'다.

16일 개봉한 '안녕, 나의 소녀'(감독 사준의)는 눈 떠보니 1997년 학창 시절로 돌아간 소년 정샹(류이호)이 고백도 못하고 짝사랑으로 끝내야 했던 첫사랑 은페이(송운화)를 다시 만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로맨틱 코미디 영화다.

'안녕 나의 소녀'는 타임슬립을 활용해 로맨스와 복고를 엮어내며 보편적인 정서를 자극한다. 영화는 일본으로 출장을 간 정샹이 고등학생 시절 첫사랑이자 문밴드 멤버로 함께 활약했던 은페이를 오랜만에 다시 만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학창 시절 교내 스타였던 은페이는 제2의 아무로 나미에라는 꿈을 안고 일본에서 가수로 데뷔하지만, 이후 제대로 꿈을 펼치지 못하고 타지에서 외롭고 힘든 생활을 겪다 죽음을 맞이한다. 은페이의 사망 소식을 들은 정샹은 과거 그가 일본 기획사 오디션을 보도록 부추긴 자신의 선택을 후회한다. 그렇게 은페이를 그리워하던 정샹은 우연히 수상쩍은 노파에게 꽃 세 송이를 건네받는다. 꽃 향기를 맡고 쓰러진 정샹은 그렇게 1997년 과거로 돌아가 꽃송이의 개수만큼인 3일의 시간이 주어지며 과거의 선택을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

'안녕, 나의 소녀'는 제목부터 타임슬립과 학창 시절 첫사랑이라는 소재, 출연 배우들까지 다양한 요소들이 일련의 대만 청춘영화들을 떠올리게 한다. 피아노를 매개로 시간을 거슬렀던 '말할 수 없는 비밀'(2008), 짝사랑하는 상대에게 고백하지 못하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2011), 송운화가 주연을 맡았던 '나의 소녀시대'(2016)는 각각의 지점에서 '안녕, 나의 소녀'와 흡사하다.

그렇지만 '안녕, 나의 소녀'는 첫사랑과 더불어 청춘의 또 다른 조각인 꿈에 집중한다. 과거로 돌아온 정샹은 한 때 자신이 만화책을 보며 셰프의 꿈을 꿨던 기억을 떠올린다. 또한 정샹이 은페이의 죽음을 막기 위해 그의 꿈인 춤과 노래를 막으려 하지만, 은페이는 "왜 꿈을 믿지 않게 된 거냐"며 정샹에게 실망하고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영화 후반 "하고 싶은 일을 위해 노력하면 그걸로 완벽하다"는 은페이의 대사는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하나의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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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여겨볼 또 다른 요소는 90년대 대만 인기 가수 장위셩(張雨生)과 그의 음악이다. '안녕, 나의 소녀'는 1997년 교통사고로 요절한 고(故) 장위셩에 대한 헌사이기도 하다. 영화의 원제는 '대아거월구(帶我去月球, Take me to the moon)'은 장위셩이 발표한 동명의 곡에서 따왔으며, 해당 곡을 비롯한 그의 여러 음악들은 영화적 장치로 활용된다. 설사 그의 음악을 모르더라도 주인공들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그 음악의 매력에 취한다.

배우들의 연기도 눈에 띈다. '나의 소녀시대'로 국내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은 송운화는 전작 속 지질한 여학생 린전신과 상반된 캐릭터를 소화했다. 동일 인물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외모와 연기 모두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며 또 다른 매력을 드러냈다.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의 가진동, '나의 소녀시대'의 왕대륙과 함께 대만 3대 미남으로 꼽히는 류이호는 앞선 대만 청춘영화 속 남자 주인공과는 다른 따듯하고 부드러운 매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안녕, 나의 소녀'는 좋은 배우, 좋은 소재를 지녔지만 명확한 단점도 존재한다. 소소한 사건이 생길 때마다 이를 해결해가는 방식은 단순하고, 허술한 타임슬립 설정과 이로 인해 발생하는 오류들이 아쉽다.

그럼에도 '안녕, 나의 소녀'는 청춘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르며 관객들을 기분 좋은 추억에 젖게 만든다. 때문에 '안녕, 나의 소녀'는 익숙하지만 그래서 반갑고 기분 좋은 영화다.

[티브이데일리 공미나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영화 '안녕, 나의 소녀' 포스터,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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