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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공감] ‘효리네 민박’, 스타에게도 일상의 판타지가 필요했다
2018. 05.16(수) 18:32
효리네 민박
효리네 민박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일상’이 특별한 사람은 없다. 아무리 화려해 보이는 스타의 삶이라 할지라도, 일정한 시간과 공간 안에 일상이 놓인다는 사실은 보통의 우리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모양새나 특징만 다를 뿐, 그들이 체감하는 일상의 감각이 우리와 비슷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들도 보통의 우리들처럼, 익숙하고 너무 낯익어 지루한, 그래서 벗어나고픈 일상이 있고, 동시에 반드시 꾸려나가야 해서 무거운 일상이 있다는 소리다.

JTBC ‘효리네 민박’은 얼핏 보통의 우리를 이효리와 이상순의 특별한 일상으로 초대하는 것처럼 보인다. 서울의 치열하고 답답한 생활에 지친 우리들에게 제주도에서 보내는 일상은 너무나 안락하고 여유롭고 평안하다며, 간접적으로라도 한 번 느껴 보면 삶의 활력소를 얻을 수 있을 거라고 감성적 인심이라도 쓰는 듯 싶다. 그리고 우리는 실제로 브라운관에 비치는 그들의 일상 혹은 삶을 부러운 눈으로 지켜본다.

하지만 반대로도 이야기할 수 있다. 그들이 자신의 낯익은 일상에 특별함을 가져오기 위해, 일상의 판타지를 맛보기 위해 보통의 우리를 제주도로 초대한 것이다. 윤아와 박보검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우리에게 삶의 특별한 이벤트, 판타지를 건네기 위함이 아니다. 보통의 우리와 같은 시간과 공간에 묵는 일을 통해, 그들 또한 낯익은 일상을 벗어나 또 다른 세계를 경험하는 짜릿함을 누릴 수 있기에 굳이 민박집 직원의 모습을 하고 제주도를 찾은 것이다.

그들에겐 그저, 대중의 상상력과 판타지에 응하고 보수를 받는, 직업 활동의 연장선상일 뿐 아니겠냐 반문할 수 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그렇다. ‘민박집을 갔더니 주인이 이효리이고 소녀시대의 윤아와 박보검이 직원으로 있더라. 우리와 대화도 많이 나누고 심지어 그들이 차려주는 조식도 먹었다.’ 팬서비스도 이런 팬서비스가 없다. 스타를 좋아하는 팬들이 으레 할 법한 만화적 상상력을 충실히 채워주는 것, 이는 ‘효리네 민박’이 거두고 있는 성과에 있어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동력원이니까.

그런데 팬들만 만화적 상상력의 영향을 받는 게 아니다. 은연중에 스타들도 그 만화적 상상력에 노출되는데,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스타로서 받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때문에 보통의 우리와 간격을 두고 존재하던 스타가, 어느 날 우리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여 함께 묵고 함께 식사도 한다. 초대된 보통의 우리는 황홀한 표정으로 스타를 바라보며 어쩔 줄 모르는 며칠을 보내고, 우리의 황홀한 표정과 어쩔 줄 모르는 대접을 받는 스타는 은연중에 직업으로서가 아니라 마치 다른 고귀한 종족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을 느낀다.

스타 역시 보통의 우리를 통해, 대중을 통해 일상의 판타지를 선사받은 것이다. 윤아는 이효리와 이상순이 마지막 선물로 건넨 뮤직비디오, 자신이 ‘효리네 민박’에서 보낸 순간순간들이 담겨 있는 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린다. 자신의 모습을 담은 손길이 감동스러운 것도 있었을 테지만 무엇보다 다신 돌아오지 않을 민박집 직원으로서의 자신의 모습과 일반 대중과 함께 한 순간순간의 기억들이 떠올라서이지 않을까.

어쩌면 그들이 낯설고 어려울 수 있는, 집이란 사적인 공간에 보통의 우리들을 초대하고 같은 시간을 보내는 일을, 프로그램이란 명분을 가지고 굳이, 선뜻 한 이유는 ‘일상의 판타지’가 주는 특별함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보통의 우리들에게만이 아니었다. 스타에게도 때론, 또 다른 동화 속 세상, 일상의 판타지가 필요했다. 현재 ‘효리네 민박’이 거두고 있는 성과는 이렇게 서로의 판타지가 맞물린 결과라 하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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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효리네 민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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