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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공감] 아비를 연기하는 ‘성동일’이 좋은 이유
2018. 06.04(월) 10:16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뒤틀린 삶에서 온 불행을 딛고 온전히 선 이들을 볼 때면 문득, 팍팍한 현실로 지친 마음에 힘이 실린다. 그들보다 나의 사정이 나아서가 아니라 결국 저렇게 이겨낼 수 있는 걸 버티고 있고 견디고 있구나 싶어 안심이 되는 것이다. 현 상황에선 버티고 견디는 게 최선이라 해서 버티고 견디고 있지만, 종종 그래서 뭐, 어떻게 타개라도 된다는 건가 하는 의문이 불쑥 고개를 들기도 하는 까닭이다.

‘인생술집’에서 아비에게 환영 받지 못한 사생아였다, 자신을 고백한 성동일은 아이러니하게도,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아비의 역할로 대중의 환영을 받았던 배우다. 극 중에서 그가 보여준 모습은 말도 툭툭 던지고 구박도 좀 해도 자식에 대한 사랑만큼은 누구 못지않게 끔찍한, 흔히 볼 수 있는 우리네 아버지상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아빠! 어디가?’에서 성준과 함께 있는 성동일의 모습과 연결된다.

‘일밤-아빠! 어디가?’(이하 ‘아빠! 어디가?’) 촬영을 시작하며 성동일은 출연 동기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 바 있다. 내 자식들만큼은 아버지와 추억을 많이 남기게끔 키우고 싶은데 아버지의 사랑을 받아본 경험이 없어서 서투르다고. 프로그램을 통해서나마 아들 성준과 부자로서의 사랑을 나누는 법을 익히고자 하는 마음을 내비친 것이다. 실제로 프로그램 초반 성준은 또래 아이들에 비해 차분하고 조숙한 모습을 보여 ‘성선비’라 불렸지만, 속내는 경기를 일으킬 정도로 아빠 성동일을 무서워했다.

하지만 한 회 두 회, 프로그램이 진행되면서 자신과 함께 하기 위해, 사랑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성동일의 모습에 신기하게도 곧 움츠러든 마음을 펴내더라.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출연한 아이들 중 아빠를 대하는 태도가 가장 크게 바뀐 아이가 성준이다. 부모의 조그만 노력에도 아이는 바뀔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강력한 예로, 성동일-성준 부자는 ‘아빠! 어디가?’의 수혜자이자 프로그램의 주제와 가치에 가장 잘 부합한 출연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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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와서 보니, 아버지의 사랑을 받아보지 못해서 서투르다는 성동일이, 작품 속에선 누구보다 친근하고 애정 가득한 아비가 될 수 있었던 건 실제 삶에서 그가 지속적으로 보인 노력에서 비롯된 결과였다. 왜 자신에게만 쏟아진 불행이냐며 충분히 비뚤어질 수 있었을 텐데, 그의 말대로 선한 아내를 얻은 덕일까, 혹여 아이들이 불행의 일부분이라도 맛볼까 염려하며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한 모습들이 쌓이고 쌓여 그의 삶이 되고 연기가 된 것이다.

그래서 다른 배역보다 아비로 나오는 성동일의 모습이 참 좋다. 마음껏 버릇없이 굴다가 눈물 콧물 쏙 빠지게 혼나도, 언제 그랬냐는 듯 은근슬쩍 손에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하나 쥐어줄 것 같은, 웬만한 일에 눈 하나 깜짝 안 할 것 같다가도 아내나 자식의 작은 마음 씀씀이에 마음이 울컥해 어느새 뒤 돌아 눈물을 훔칠 것 같은 그런 아버지. 어쩌면 그가 부러워했던, 그리고 되고파 했던 아버지상을 연기에 잔뜩 실어다 놓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성동일로 인해 뒤늦게 원치 않은 혼인을 해야 했던 그의 아버지는, 주변 사람이 말릴 정도로 그를 때렸다고 한다. 사랑 받지 못해 불행한 시간 속에서 성동일은, 누구나 희망찬 장래의 꿈을 그릴 시기에 빨리 어른이 되기만을 바랐다. 그래야 집을 나갈 수 있으니까.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흐르고 흘러 이제 그 또한 어엿한 하나의 가정을 꾸린 가장이 된 지금, 자신의 아이들뿐만 아니라 대중에게까지 아비의 사랑을 전하고 있는 중이다.

마음 속 불행의 기억이 완전히 소진되거나 타개된 것은 아니지마는, 연기자로서 혹은 사람 성동일로서 아버지의 사랑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존재가 되었으니 놀라운 삶의 전복이 아닐 수 없다. 그를 통해 새삼 얻게 되는 감사한 깨달음은, 불행한 시절은 지나가기 마련이고, 그 시절의 기억 또한 우리의 삶을 영원히 묶어둘 순 없다는 거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송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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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성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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