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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 인간이니' 서강준이라 가능한 로봇연기 [첫방기획]
2018. 06.05(화) 06:54
너도 인간이니 서강준
너도 인간이니 서강준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인간과 로봇, 겉모습은 똑같지만 그 안은 판이하게 다른 두 캐릭터를 1인 2역으로 소화한 서강준의 연기가 가히 압도적이었다. 서강준의 연기가 '너도 인간이니'의 작품성은 물론, 흥행 가능성까지 한층 높였다.

4일 밤 KBS2 새 월화드라마 '너도 인간이니'(극본 조정주·연출 차형우)가 첫 방송됐다.

'너도 인간이니'는 "너도 인간이니?"라고 묻고 싶은 세상,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인공지능 로봇 남신Ⅲ(서강준)와 열혈 경호원 강소봉(공승연)이 펼치는 대국민 인간 사칭 프로젝트를 그린 작품이다.

이번 작품은 인공 지능 로봇을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제작 단계부터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배우 서강준 공승연 등 청춘 배우들을 주연으로 낙점하고, 김성령 유오성 김원해 박영규 등 극의 무게중심을 잡아줄 중년 연기파 배우들로 출연 라인업을 구성했다. 또한 100% 사전 제작으로 작품성과 완성도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높아진 상황.

하지만 동일한 소재로 먼저 방송된 MBC '로봇이 아니야'가 흥행에 참패하면서, '너도 인간이니'는 소재에 대한 부담감을 안아야 했다. 이는 작품의 편성 시기가 지난해 말에서 점차 지연되면서 점차 가중된 상황.

티브이데일리 포토


이 가운데 첫 방송된 '너도 인간이니'는 그런 우려들을 압도적인 영상미와 탄탄한 스토리 라인,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소거시키기에 충분했다. 먼저 남신(서강준)의 대체품으로 남신Ⅲ가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개연성 아래 속도감 있게 전개됐다 PK그룹의 대를 잇고자 남건호(박영규)는 의절했던 며느리 오로라(김성령)로부터 손자 남신을 빼앗았다. 하루아침에 남편, 아들과 헤어진 인공지능 분야 전문가인 오로라는 자신의 능력을 이용해 로봇 남신 시리즈를 개발해 상실감을 대체했다. 오로라는 체코로 피신해 자신의 아들 남신의 유년기, 청소년기, 청년기 모습 그대로 로봇 남신 시리즈를 만들었다. 아들을 향한 오로라의 그리움은 로봇 남신이 점차 인간과 비슷한 겉모습뿐만 아니라, 말투 및 생각 등 하나의 인격체로 진화시켰다. 이처럼 남신Ⅲ의 탄생 관련 인과 관계가 개연성 있게 그려지면서 초반 몰입도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몫을 했다.

우려했던 부분 중 하나인 CG 역시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로봇을 구성하는 소모품과 완성된 로봇이 구현되는 과정, 로봇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3D 화면 등이 여타 드라마 작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높은 퀄리티로 그려졌고, 이는 CG에 대한 거부감을 지우고 극의 영상미를 배가시켰다.

여기에 체코의 풍광은 인간 남신과 로봇 남신의 대면 장면에서 낯설면서 이색적인 아우라를 형성하는데 도움이 됐다. 또한 외국인 사이에서 똑 닮은 서로를 마주한 인간과 로봇의 정신적 충격을 시각적으로 극대화 시키기도 했다.

무엇보다 '너도 인간이니' 첫회에서는 서강준의 연기가 단연 압권이었다. 인간과 로봇, 1인 2역에 도전한 주연 서강준의 연기가 작품의 성패 여부를 판가름하는데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서강준은 인간과 로봇을 연기할 때 뚜렷한 차이를 두는 방식을 선택했다. 어릴 적 엄마와 헤어진 뒤 그리움과 PK그룹을 둘러싼 치열한 이권 싸움은 인간 남신을 매사 신경질적이고 거칠고, 안하무인으로 성장케 했다. 반면 오로라의 기억 속 착한 아들 남신을 토대로 만들어진 남신Ⅲ는 데이터로 입력된 값이기는 하지만 오로라가 울 때면 안아주고, 그에게 꽃을 선물할 줄 아는 낭만을 지닌 어쩌면 인간보다 더 인간 같은 면모를 지닌 로봇이다.

서강준은 서로 다른 성향의 두 캐릭터를 뚜렷한 보색 대비 연기를 통해 그려냈다. 서강준은 감정을 표정에 드러내지 않고, 거친 말투와 남을 업신여기는듯한 어조 등을 사용해 냉혈한과도 같은 인간 남신의 감정선을 완성했다. 남신Ⅲ일 때 서강준은 매사 웃음기를 머금은 표정과 나긋한 말투로 인간과는 확연히 다른 로봇의 기질을 만들었다.

인간일 때나 로봇일 때나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준 서강준이지만, 특히 로봇 남신Ⅲ일 때 그 연기력이 빛을 발휘했다. 인간과 99% 비슷한 외양과 지능을 가진 로봇이라고는 하나, 로봇은 로봇일 뿐이다. 이에 로봇은 인간이 삶의 경험으로 체득하는 희로애락의 감정이 결여될 수밖에 없다. 이를 서강준은 입은 웃고 있으나 눈은 어떠한 감정을 담고 있지 않거나, 분명 부드럽기는 하나 어딘가 경직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오묘한 말투를 구사하는 등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불완전한 로봇의 속성을 연기적으로 표현해냈다.

이처럼 서강준은 작품의 가장 핵심이자, 부담감 요소이기도했던 인간과 로봇 1인 2역 연기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면서 우려를 기대로 바꿔놓았다. 여기에 탄탄한 스토리와 영상미가 뒷받침하면서 '너도 인간이니'는 순조로운 첫 스타트를 끊게 됐다. 이에 '너도 인간이니'가 웰메이드로 거듭날 수 있을지, 로봇 소재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KBS2 방송화면 캡처, 드라마 '너도 인간이니'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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