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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리턴즈' 이언희 감독, '탐정' 시리즈에 대한 애정의 산물 [인터뷰]
2018. 06.10(일) 09:43
탐정 리턴즈 이언희 감독 인터뷰
탐정 리턴즈 이언희 감독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이언희 감독이 '탐정: 리턴즈'(제작 크리픽쳐스) 연출을 맡았을 때 아마 대부분은 의아하게 여겼을 테다. 특유의 섬세한 감성을 자랑하는 감독이 코믹 범죄 추리극이란 결 다른 장르를 택했기 때문. 게다가 '탐정'이라면 전작이 있는 데다 하도 웃기다고 관객들 사이 입소문이 나서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하지만 이언희 감독은 이같은 부담과 도전을 즐겁게 받아들일 수 있는 긍정의 기운이 넘쳤고, 자신에 대한 섣부른 판단과 견해를 유쾌하게 깨뜨릴 수 있는 사람이었다.

이언희 감독의 '찰진 표현'에 따르면 3년 전 '미씽:사라진 여자'를 찍으며 부산에서 눈물의 햄버거를 먹고 있을 때, '탐정:더 비기닝'이 개봉했다. 이미 '탐정' 제작사와 친분이 있었기에 제작 과정은 물론 캐스팅 과정도 알고 있었다. '좋은 배우들을 캐스팅 잘했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자신이 그들과 '탐정'을 찍게 된 것이라고 기막힌 인연을 소개했다.

여성과 약자에 가해지는 폭력에 대해 사회적으로 화두를 던지는 전작 '미씽:사라진 여자'를 찍고 감정적으로 힘들었던 시점,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던 감독은 '탐정:리턴즈'를 해보겠냐는 제작사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 역시 전편을 워낙 재밌게 본 사람으로서, 시리즈물로 계속될 수 있는가의 기로에 선 '탐정'의 명맥을 잇고 싶은 욕심도 있었다. "다른 감독이 이미 성공시킨 작품을 이어받는다는 건 꽤 어려운 선택이지만, 이 시리즈를 이어갈 수 있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흥미로웠다"는 그는 '탐정' 시리즈의 매력으로 주저 없이 배우들의 호흡을 꼽았다. "탐정물이라서 추리 과정이 재밌는 건 당연하지만 첫째도 '케미' 둘째도 '케미'였다"는 이언희 감독은 이번 편 역시 '케미'에 중점을 뒀단다. 워낙 성동일, 권상우의 호흡이 좋았고 전편에서 이미 탄탄하게 캐릭터가 구축돼 있었기에 "날로 먹었다"고 웃으며 덧붙이는 감독이다.

이에 감독은 이미 구축돼 있는 '탐정' 세계관에서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내기보다, 이미 있는 것에서 발견하고 결정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는 "등장인물들이 '탐정'이란 지도에 모두 살고 있다고 생각했다. 전 여기 이사 온 사람이다. 이들에게 의지하면서 빙산의 일각만 보여진 이들의 다른 부분들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전편 엔딩은 셜록 '덕후' 만화방 주인 강대만(권상우)과 레전드 형사 노태수(성동일)가 합심해 연쇄살인사건을 해결하고 탐정사무소를 개업하며 끝났다. 그 바통을 이어받는 순간부터 왜 노태수는 2계급 특진을 마다하고 창업에 동참했는지 고민했다. 노태수가 탐정이 돼 총기를 소지할 수 없으니 액션도 달라져야 할 것이었다. 노태수 강대만이 탐정사무소를 꾸밀 때, 노태수 공간엔 오래된 형사 수첩과 사건 일지가 꽂힌다면 강대만은 '덕후'답게 피규어와 만화책이 쌓이는 것도 그렇다. 게다가 강대만이 붙이는 스티커는 전작 엔딩에 등장한 사진인데 노태수가 총을 들고 있다. 강대만이라면 자신이 돋보이고 싶을 테고 그렇다면 총도 자신이 들고 멋져 보이고 싶었을 거다. 그런 탐구와 발견의 연속이었던 것.

감독은 이를 두고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것들이다. 다른 사람이 만들어 놓은 캐릭터를 집중하고 분석하며 찾는 재미가 있더라"고 즐거워했다. 특히 이같은 시나리오 각색 작업을 하며 추리하는 과정이 시나리오 쓰는 과정이랑 비슷했단다. 그는 "상상력이 풍부해야 추리를 잘할 수 있겠더라. 이런저런 가능성을 열어두고 생각하는 거다. 그래서 강대만이 더욱 대사를 떠벌리고 상상력을 뿜어낼 수 있도록 했다. 그러면 베테랑 형사 태수가 그중 하나를 직감처럼 캐치해내고, 그 능력의 결합이 이 콤비의 매력이 아닐까 싶었다"고 했다.

이처럼 인물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력과 애정 어린 시선이 가득한 감독이지만, "성동일 선배님이 태수고, 권상우는 대만 그 자체였다. 배우들의 모습이 캐릭터에 그대로 반영돼 있어서 크게 말씀 안 해주셔도 그걸 보고 판단할 수 있겠더라. 배우들도 워낙 많은 애드립과 대사를 캐릭터 말투와 입맛에 맞게 바꿔줬다. 배우들이 알아서 해주셔서 정말 날로 먹었다"고 자신을 낮췄다. 그는 감독으로서 인정받으려는 목적이 아니라 '탐정'을 시리즈물로 정착시키는 역할을 하는 사람으로서, 전작의 장점을 가져오려 했을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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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희 감독은 새롭게 합류한 여치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밝히기도 했다. 이미 탄탄하게 구축된 '탐정' 시리즈에 유일하게 새로 만든 캐릭터인 만큼 애착이 더 갈 수밖에 없었다. 감독은 "이광수 배우는 잘 모르셨겠지만 저는 굴러들어 온 돌이라서 살아남아야 한단 미션이 있었기에 동지 의식이 있었다"고 익살이었다. '탐정:더비기닝'이 '탐정:리턴즈'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건 배우와 스태프들 간의 똘똘 뭉친 애정과 자부심 때문이라고 생각한 감독은 여기에 섞이는 것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이사 온 사람이 동네 사람들과 친해지길 바라고, 반갑게 맞아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지 않나. 여치란 캐릭터는 제게 주어진 하나의 기회였기에 좀 더 부담을 갖게 되면서도 신경을 쓰게 되는 캐릭터였다"고 털어놨다.

그런 의미에서 이광수란 배우는 최상의 캐스팅이었단다. 실제론 말이 굉장히 없지만, 재치가 넘치고 엉뚱한 면모도 있었다. 심지어 팔다리도 길쭉해서 팔만 뻗어도 보통 사람들과 다른 존재감을 발휘했다고. 감독은 "이광수 배우가 실물은 정말 잘생기셨다. 그리고 옷도 진짜 잘 입으신다. 이광수 배우가 여치를 맡게 되면 '힙스터 해커' 이미지를 줘야겠단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하는 일 때문에 겉으론 산만하고 너저분 해보여도 실제론 결벽증이 있는 성격인 데다 늘 세팅의 욕망을 보이는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완성한 것.

덕분에 워낙 견고한 권상우 성동일 콤비력이 장기인 '탐정' 시리즈에 희귀하고 독특한 캐릭터성을 지닌 여치가 합류해 코믹의 방점을 찍을 수 있었다. 더욱 확장된 범죄 사건을 향한 치밀하고 쫄깃한 추리 수사는 물론 현실적인 가장의 애환, 소외된 약자를 짓밟는 악을 향한 철저한 응징은 더 짙고 통쾌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럼에도 "제가 정말 재밌는 사람이 아니라 제 인생에 코미디 영화가 있을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늘 느끼지만 배우들의 힘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며 겸손인 감독이다.

그는 스스로를 정의하길 "저는 혼자 어떤 사람인가 사유하는 것보다 이렇게 사람들과 부딪히며 작품을 하고, 사람들의 평가로 만들어지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 의미에서 '탐정:리턴즈'는 이언희 감독의 성정이 고스란히 반영된 작품이다. 기존의 틀을 존중하며 함부로 깨뜨리지 않기 위한 사려깊은 면모는 작품에 대한 애정과 섬세한 노력으로 이어졌다. 이처럼 심혈을 기울인 '탐정:리턴즈'가 전작 뛰어넘는 속편이란 평가를 받는 것도 당연한 수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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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신정헌 기자, 영화 '탐정'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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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연예계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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