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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츠' 진희경의 아우라 [인터뷰]
2018. 06.17(일) 13:00
슈츠 진희경
슈츠 진희경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험난하고 무수한 변수들로 가득한 연예계에서 독보적인 아우라로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 진희경이 지금도 배우로서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는 자신을 낮추고 주변인을 높이는 겸양의 태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최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슈츠'(극본 김정민·연출 김진우)는 동명의 인기 미국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대한민국 최고 로펌의 전설적인 변호사와 천재적 기억력을 탑재한 가짜 신입 변호사의 브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진희경은 극 중 '강&함'의 수장 강하연 역을 맡아 연기해 호평을 받았다.

여성 조연 캐릭터가 주체적으로 서사를 끌고 나가는 시나리오가 부족한 요즘 드라마 제작 시장에서 '슈츠' 속 강하연은 특별했다. 남성들이 주류인 법조계에서, 그것도 대한민국 최고 로펌인 '강&함'의 수장인 강하연은 차갑고 냉정하며, 또 강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남초 직업군에서 강하연은 성적인 한계를 뛰어넘고 오롯이 능력으로 인정받아 수장의 자리까지 오른 인물로서, 이는 '슈츠' 시청자들이 강하연 캐릭터에 열광한 이유이기도 하다.

진희경 역시 강하연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에 이끌려 '본능적'으로 '슈츠'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제 또래 여성 배우들에게 주로 주어지는 엄마로 국한되는 배역들이 극에 꼭 필요한 것은 맞지만 자신은 특별히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슈츠' 강하연에 더 큰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원작이 있는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들은 간혹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 원작 팬을 고려해 원작 캐릭터를 그대로 표현할지, 아니면 자신만의 해석으로 캐릭터를 재창조할지에 대한 고민이 생기기 마련. 이에 진희경은 "일단 원작 속 강하연은 워낙에 가지고 있는 매력이 많았어요. 그걸 배제하고 내 걸 할 필요가 없었죠"라고 했다. '슈츠'는 캐릭터 플레이가 중요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뭘 더 하려고 하기보다는 원작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잘 소화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는 그다.

도회적인 마스크와 훤칠한 키, 거기다가 세련된 정장 스타일링까지. 진희경이 가지고 있는 외적인 장점들이 '슈츠' 속 강하연을 만나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이는 진희경이 강하연이라는 캐릭터를 표현할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이기도 했다. 그는 "스타일링이 캐릭터를 표현하는 데 절반 정도를 차지한다고 생각했어요. 우리 드라마 제목 자체도 '슈츠'잖아요. 그래서 정장을 많이 입으려고 했고, 신경 많이 썼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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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양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진희경은 깊은 내공의 연기력으로 강하연을 완성해냈다. 위기에 몰린 최강석(장동건)을 구하기 위해 변호인을 자처하며 전체적인 상황을 능숙하게 조율하고, 소속 변호사들의 모의법정에서 판사로서 변호의 폐부를 찌르는 논리력과 가짜 변호사이지만 '강&함'을 위기에서 두 번이나 구한 고연우(박형식)를 인정하는 등 강하연의 세밀한 감정선을 진희경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에 녹여내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진희경은 이 모든 호평을 '슈츠' 제작진에게 공을 돌리고, 자신은 아무것도 한 게 없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진희경은 "감독님이 워낙 잘 이끌어 주셨어요. 강하연이 어떤 모습으로 보였으면 하는지에 대해서 감독님과 끊임없이 이야기했죠"라면서 "감독님이 제게서 강하연의 모습을 많이 끌어내 주셨기 때문이지 제가 잘한 건 없어요"라고 김진우 감독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그는 "작가님께서도 대본을 워낙에 잘 써주셨어요. 좋은 대본과 디렉팅이 있었기 때문에 '슈츠'가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죠"라고 전했다.

또한 진희경은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한 칭찬과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진희경은 방대한 대사량을 무리 없이 소화해내고, 타이트한 촬영 스케줄 속에서도 밝은 에너지로 현장을 이끌어 간 장동건 박형식에 대한 예찬을 늘어놓았다. 여기에 진희경은 두 배우뿐만 아니라 채정안 고성희 채귀화 등 '슈츠'로 만나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모든 배우들을 칭찬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좋은 배우들과 스태프들과 함께 할 수 있었기에 진희경은 '슈츠'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좋은 사람들과 헤어짐이 아쉬워 마지막 촬영 날 배우들에게 줄 꽃다발을 직접 준비할 정도로 진희경의 '슈츠'에 대한 애정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진희경은 드라마 성공 여부에 상관없이 '슈츠' 시즌2가 제작되길 간절하게 바라고 있었다. 진희경은 "저희들끼리 시즌2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는데, 다들 희망하고 있어요. 단 이 멤버 그대로였으면 하죠. 심지어 막내 조명 스태프까지 그대로라면 '슈츠' 시즌2를 하고 싶어요"라고 했다.

"우리나라에서 시즌제 드라마를 제작한다는 게 쉽지가 않지만, 희망은 있다고 생각해요. 원작이 시즌 7까지 제작됐으니, 보여드릴 수 있는 이야기는 얼마든지 있잖아요. 이 멤버 그대로 시즌2까지 간다면 너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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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내내 자신이 잘한 점보다 다른 사람의 공을 말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쏟은 진희경이다. 왜 그렇게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아끼고 다른 사람 이야기만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타인의 장점을 세심히 지켜보고 인정할 줄 아는 너른 품을 가진 사람이었으며, 주변을 돌보고 함께 더불어 사는 삶의 가치를 아는 사람이 바로 진희경이었다. 즉 진희경의 배우로서, 사람으로서 아우라는 올곧고 따스한 기운으로 가득할 수 있었던 이유는 이런 삶의 방식에서부터 비롯된 것이었다.

"잘하는 걸 잘하기도 힘들고, 주어진 걸 잘하기도 힘들잖아요. 주어진 걸 잘하다 보면 신뢰감을 주는 배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나만의 색깔과 느낌을 가지고 있는 배우이자 그걸 잘 소화해내는 배우이고 싶어요. 제 삶 자체도 마찬가지고요. 그렇게 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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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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