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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공감] 고아성의 윤나영, ‘어이, 윤마담, 미쓰 윤’에서 ‘윤순경’으로
2018. 06.19(화) 10:35
라이프 온 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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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어이’ 혹은 ‘윤마담’, ‘미쓰 윤’으로 불리던 쌍팔년도의 여자경찰, 윤나영(고아성)은 자신을 인질로 잡고 위협하려는 범인을 업어치기와 팔꿈치 내려찍기로 단박에 제압한다. 그녀를 단순히 커피를 타고 밀린 빨래들을 해주는, 비서쯤으로 생각해온 당시의 남자경찰들에겐 엄청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OCN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연출 이정효, 극본 이대일)는 주인공 한태주(정경호)가 꿈인지 실제인지 모를 과거로 와서 잃어버린 기억을 찾는 과정을 통해 감춰진 사건의 비밀을 풀어간다는 미스터리한 전개로 여럿 볼거리를 선사한다.

그 중에서도 고아성이 맡은 윤나영이란 여자경찰을 보는 맛이 쏠쏠하다. 1988년, 여자가 대학까지 나온다는 것도 분에 넘치다 할 그 때, 수사관이 되겠다는 포부로 경찰이 되었으나 경찰서 내에서 윤나영의 위치는 온갖 잡일을 도맡는 심부름꾼에 불과하다. 낙심은 오래 전에 이루어져, 극의 초반에 나타나는 윤나영의 모습은 심드렁 그 자체다.

2018년도에서 온 덕에 여성을 보는 시각이 30년 앞선, 의식 있는 반장 한태주가 이름을 물을 때에도, 그녀는 별 이상함도 불만도 없이, 자연스레 어이 아니면 윤마담, 아니면 미쓰 윤이라 불러 달라 했으니까. 하지만 굳이 자신의 이름을 캐묻고 꼬박꼬박 윤순경이라 불러주는 한태주로 인해, 현실이 주는 편견으로 접혀 있던, 낙심 속에 묻혀 있던 그녀의 꿈이 되살아남을 느끼고 열정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실제로 1988년의 수사팀 중에서 가장 유능하고 성실한 인물이 윤나영이다. 사건자료들을 꼼꼼히 정리하여 보관하고, 사이사이 나오는 수사의 단서가 될 만한 이야기나 내용들은 늘 소지하고 다니는 수첩에 빠짐없이 기록한다. 심지어 밤중에 사건 현장을 찾아가 의심스러운 점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하기도 하며, 비록 중퇴했지만 대학에서 배운 심리학을 이용해 범인의 모습을 추측해보기도 한다. 그것도 꽤나 정확하게.

특히 과거로 온 한태주와 함께 맞닥뜨린 첫 살인사건이 인상 깊다. 윤나영은 살해 여성의 손에 매니큐어를 칠하는 등 범상치 않은 범인의 행적과 죽은 여자의 얼굴이 깨끗한 것을 보고, 범행 동기는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 숨겨진 욕망을 투영할 대상을 찾기 위함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낸다. 아무리 훌륭한 추리라도 들어줄 사람이 있어야 존재가치가 입증되는 법, 다행히 한태주가 그녀의 추리를 설득력 있게 들었고, 결국 범인은 잡힌다.

윤나영은 생애 처음으로 자신을 ‘여자’경찰이 아닌 윤순경, 그냥 경찰로서 보아주는 한태주 덕에 진짜 경찰, 그녀가 그토록 꿈꾸던 수사관이 되어간다. 윤나영을 대하는 쌍팔년도 사람들의 태도도 변화하긴 마찬가진데, 커피나 빨래 심부름만 시킬 줄 알았던 그들이 그녀를 수사에 참여시키고 의견을 묻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가 자신을 해코지하는 범인을 뛰어난 무술실력으로 때려눕히는 장면을 목격한 어떤 이는 윤순경이 다른 경찰들보다 낫다는 소리까지 하더라.

누군가의 긍정적인 인식이 이토록 중요하다. 만약 윤나영이 한태주를 만나지 못했더라면, 사건을 기록하고 모은 자료들은 가슴 한 구석에 꽁꽁 숨긴 채 그저 ‘어이’ 혹은 ‘윤마담’, ‘미쓰 윤’으로 살아갔을는지 모른다. 한태주로 인해 스스로가 경찰임을 자각하고, ‘어이’ 혹은 ‘윤마담’, ‘미쓰 윤’에서 ‘윤순경’으로 성장하는 모습은, ‘라이프 온 마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다. 물론 이마저도 여성의 수동적인 모습이라며, 꼭 남자주인공을 통해서만 변화가 찾아오는 거냐며 불만을 표할 수 있겠다만, 윤나영의 시대가 쌍팔년도임을 생각해 준다면 이해 못할 바도 아니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OC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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