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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공감] 아이돌그룹들의 컴백에도 요동치 않는 ‘볼빨간사춘기’란 존재
2018. 06.20(수) 11:29
볼빨간사춘기
볼빨간사춘기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볼빨간사춘기’의 위력이 새삼 대단하다. 지난 5월 말 발매된 앨범의 수록곡 ‘여행’이, 아이돌 그룹이 대거 컴백하여 각각 적지 않은 팬덤의 영향력으로 순간순간 차트를 밀고 당기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까닭이다.

‘고막여친’이란 별칭답게 ‘볼빨간사춘기’의 가장 큰 매력은 보컬 안지영의 목소리다. 숨길 수 없는 끼가 구석구석에서 묻어나는 그녀의 목소리는, 우리로 하여금 시청각을 다 활용하여 그녀의 노래가 만드는 낭만적이고 황홀한 세계로 빨려 들어가게 한다. 이는 목소리와 선율이 안기는 분위기 하나로 봄을 장악했던 ‘버스커버스커’의 힘과 유사한 것이다.

“Take me to new world anywhere 어디든/ 답답한 이 곳을 벗어나기만 하면
Shining light light 빛나는 my youth/ 자유롭게 fly fly 나 숨을 셔“
어쩌면 ‘여행’은 ‘볼빨간사춘기’의 매력이 최대로 발휘된 곡일지도 모르겠다. 정말 그녀들의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 런던과 파리, 뉴욕 등, 우리들의 로망이 섞여 더 아름다워 보이는 도시들로 떠나는 기분이 드니까.

공항으로 향할 때의 설렘 가득한 향이 노래 전체에서 뿜어져 나와 우리로 하여금 약 4분가량의 환상을 허락하는 것이다. 시기도 참 적절하다. 휴가철이 다가오기 때문에 더욱 지친 일상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 이맘때 ‘여행’을 노래하며 일상의 위로를 건네는 곡을 발표하다니, 음원차트 순위 1위에 오랜 기간 머무른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더라. 감히 말하건대 팬덤으로도 만들 수 없는 지속성이다.

“난 그대 품에 별빛을 쏟아 내리고/ 은하수를 만들어 어디든 날아가게 할 거야”
“아름다워 눈이 부셔/ 눈을 깜빡이며 작은 손을 뻗어/ 저 푸른 빛도 너일 거야 너였을 거야”
각각, ‘우주를 줄게’와 ‘야경’에서 가져온 가사다. 안지영의 목소리 외에 ‘볼빨간사춘기’를 가치 있게 만들어주는 요소를 꼽으라면, 위에 언급한 것들만 봐도 알 수 있듯이 아름다운 선율만큼 아름다운 가사이겠다.

지금 우리 눈에 비친 별은 빛의 속도로 인해 과거의 것이 된다는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봤을 게다. 뭔 뜬금없는 소리냐 싶겠다만, ‘우주를 줄게’와 ‘야경’을 잇는 ‘볼빨간사춘기’의 가사에 담긴 감성의 정체가 여기에 있다. 우주를 준다는 건 오래전 과거의 나부터 지금의 나까지 나의 전부를 준다는 의미로, 동일한 맥락상에서 ‘저 푸른 빛도 너일 거야 너였을 거야’ 또한 화자가 과거의 너와 지금의 너를 추억하는 장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대충 예쁘고 아름다운 단어의 조합으로만 만들어진 가사가 아니라는 소리다. 만약 그렇다 한다면 낭만적이고 황홀한 세계를 제공해줄 수 있었을 리 만무하다. 하나의 작품이 독자나 시청자, 관객 등에게 상상의 나래로 이어지는 어떤 세계를 선사하기 위해서는, 뚜렷한 가치관과 세계관을 바탕으로 형성된 하나의 살아 있는 이야기가 실려 있어야 한다.

‘버스커버스커’의 ‘여수밤바다’는 가사를 보면 별 거 없다. 여수밤바다를 비추는 조명, 밤바람의 향기를 너와 함께 걸으며 보고 맡고 싶어 전화를 걸었다는 것뿐이다. 그럼에도 ‘여수밤바다’가 듣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이유는, 저 단순한 내용이 하나의 살아 있는 이야기, 여수밤바다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너와 함께 보고 싶어 하는 화자의 마음을 눈앞에 선하게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볼빨간사춘기’의 노래들이 하나같이 그러하다. 그래서 자꾸 듣게 된다. 그녀들만이 만들어줄 수 있는 세계로 가고파서 자꾸 찾게 된다. 아이돌그룹들의 진격에도 크게 요동치 않는 음원순위처럼 ‘볼빨간사춘기’는 시간이 흘러도 ‘볼빨간사춘기’대로 있어주었으면 좋겠다. 요 근래 대한민국가요계가 발견한 빛나는 행성으로서, ‘야경’의 가사에서처럼 우리 곁에 오래도록 서서 아름답게 밝혀 주기를 바란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조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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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볼빨간사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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