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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 그 자체예요" [인터뷰]
2018. 06.23(토) 13:30
자우림
자우림
[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데뷔 22년차, 10장의 정규 앨범. 밴드 자우림의 현재를 설명하는 적지 않은 숫자들. 여기엔 자우림이 그간 보내온 시간들의 무게가 담겼다. 지금도 여전히 자우림 표 음악 세계는 공고히 이어지고 있다.

자우림은 지난 2013년 10월 발매한 9집 '굿바이, 그리프.(Goodbye, grief.)' 이후 5년 만에 신보를 발매했다. 앨범 타이틀은 '자우림'. 자우림의 음악색을 압축시켜놓은 듯한 타이틀곡 '영원히 영원히'를 비롯해 '광견시대' '아는 아이' '슬리핑 뷰티(Sleeping Beauty)', 지난해 말 선공개된 'XOXO' 등 총 10곡이 수록됐다. 자우림 색이 뚜렷한 음악들로 꽉 채워진 앨범은 지난 세월 동안 자우림이 구축해온 독창적 음악 세계의 집대성이다. 자우림이 셀프 타이틀 '자우림'을 내건 이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납득이 된다.

기타리스트 이선규는 "보통은 셀프 타이틀을 1집에서 쓰거나, 대가들이 셀프 타이틀을 쓴다. 저희도 5, 6집때부터 셀프 타이틀이 늘 물망에 있었는데, 부끄러워서 선택하지 못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모두 셀프 타이틀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타이틀곡으로 '영원히 영원히'를 택한건 당연했다. '청춘예찬' '샤이닝' 등 이들의 수많은 히트곡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자우림의 색이 뚜렷한 곡이기 때문.

젊은 나이에 갑작스럽게 병으로 세상을 떠난 주변 지인들을 바라보면서 이 곡을 쓰게 됐다는 김윤아는 "영원히 너랑 행복하게 살고 싶지만, 사실 그럴 수 없는 걸 우리가 다 알고 있다. 그래서 오늘 사랑하고, 오늘 행복해지자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타이틀곡을 소개했다. 특히 이 곡은 희망적인 내용의 가사와 음울한 사운드가 어우러지는 자우림 음악 특징이 잘 드러난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열 번째 정규 앨범을 내기까지 자우림은 20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해왔다. 지난해 데뷔 20주년을 맞이한 멤버들은 남다른 소감을 밝혔다. 이선규는 "우리가 데뷔할 때 산울림이 데뷔 20주년 공연을 했는데, 그때 게스트로 무대에 올랐었다. 그랬던 우리가 20주년이 됐으니, 참 비현실적인 그림처럼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베이시스트 김진만은 데뷔하던 때를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그땐 우리 이름으로 된 앨범을 한 장 내면 정말 신기하겠다는 생각이 전부였다. 데모 테이프 만들어서 기획사에 갖다 줬다가 너무 음악이 우울하다면서 거절당했었다. 그 뒤에 '헤이 헤이 헤이'가 영화 OST에 실리면서 갑자기 데뷔했고, 1집을 발매했다. 그렇게 몇장 더 내보자고 앨범을 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지난 세월을 돌이켰다. 그러면서 "데뷔할 때는 우리를 두고 이렇게 훌륭한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었다"며 뿌듯해했다.

자우림 멤버들은 "음악을 20년은 해봐야 아는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그 미소에서는 긴 시간 동안 쌓인 수많은 고민, 경험, 노력, 변화 등에서 우러나오는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실제로 자우림은 뚜렷한 음악 세계를 구축해가는 동안 몇 번의 진화 과정을 겪었다.

"많은 분들이 말하기를 저희의 음악을 세 시기로 나눌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1집부터 3집까지는 희한한 앨범들을 많이 만들었고, 4집부터는 밴드 자체의 사운드에 집착하기 시작했어요. 즉흥적이면서도 밴드의 에너지를 남기는 것에 집중했죠. 그리고 9집에서 밴드다운 사운드를 갖는 실험이 완성형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해요. 이전처럼은 앨범 작업을 하지 않을 것 같은 분기점 같은 게 만들어진 거예요." (김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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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아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자우림의 음악은 3기다. 즉흥성, 라이브를 위한 음악을 떠나 밴드다운 사운드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 즉, 자우림은 스튜디오형 앨범을 만들고 있다. 이선규는 "9집부터는 스튜디오 앨범을 제대로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라이브는 할 거지만, 우리만의 사운드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러한 변화를 거치며 자우림만의 음악 세계는 공고해졌다. 1집의 음악과 10집의 음악은 분명 다른 톤을 띄고 있지만, 자우림 표 음악이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광기에 가까운 발랄함과 음울함이 자우림이라는 이름으로 묶여 있다.

이런 변화 속에서도 자우림 표 색깔이 뚜렷해진 것은 그룹 내에서 음악에 관한 결정은 단 한 사람만의 의견으로 좌우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반드시 멤버 세 명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곡이어야만 앨범에 실릴 수 있다고 했다. 특히나 흔들리지 않는 기준은 곡의 주인공인 작중화자다. 김윤아는 "공통적으로 개인적인 이야기는 피하려고 한다. 멤버 셋이 공유할 수 있고,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작중화자가 너무 여성적이거나 너무 남성적이어도 안 된다. 연령은 미상이지만 마음 속에 청춘이 있는 사람, 세상에 좌절을 하면서도 행복해지기를 꿈꾸는 사람을 그리면서 작업한다"며 "이번 앨범에도 주인공은 그 사람인 것 같다"고 밝혔다. 수많은 청춘과 다양한 삶을 통찰하는 그들의 노래에는 이처럼 자우림의 가치관이 담겨있다. 이것이 시대에 제약 받지 않고 자우림이 유일무이한 밴드로 존재하는 이유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작중화자를 설정하고 곡을 쓰는 만큼, 주제 또한 이 사회 속 누구나 접할 수 있는 문제들에서 출발한다고. 이에 김윤아는 "자우림 앨범의 주제는 늘 같았던 것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공통적으로 사회를 다루는 뉴스에서 영감을 받아 곡 작업을 한다는 세 사람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우리 자신이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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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의 음악 세계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21년이 지나 발매한 10집 앨범에서도 그 음악 세계는 점차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멤버들은 이 음악 세계를 지키기 위해 여전히 고민 중이며, 한 발짝씩 나아가고 있다.

"'국내에서 이런 사운드는 자우림밖에 못 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의 사운드가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이런 음악관은 자우림밖에 갖지 못한다는 자부심도 있고요. 사운드, 주제 등 전반적으로 자우림 그 자체예요." (김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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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오지원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인터파크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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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김윤아 | 이선규 | 자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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