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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산' 이준익 감독, 모두가 즐거운 영화를 위해 [인터뷰]
2018. 06.25(월) 10:49
변산 이준익 감독
변산 이준익 감독
[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이준익 감독의 작품에는 웃음과 따뜻한 감동이 공존한다. 실제로도 유쾌한 면모로 작품에 대한 소신을 가감 없이 털어놓은 이준익 감독에게는 영화를 향한 열정과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묻어났다.

'변산'은 꼬일 대로 꼬인 순간, 짝사랑 선미(김고은)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강제 소환된 청춘 학수(박정민)의 인생 최대 위기를 담은 영화다.

최근 영화 '사도' '동주' '박열' 등을 통해 비극적인 역사를 담아내며 묵직한 감동을 선사한 이준익 감독이 '변산'을 통해 분위기 변화를 시도했다. 무명 래퍼 학수를 내세워 이 시대 청춘들의 모습을 현실적이면서도 유쾌하게 담아낸 것. 이준익 감독은 "영화는 대중문화를 담는 그릇이다. 최근 트렌드는 힙합이다. (랩을 소재로 하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변산'을 연출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이준익 감독은 랩을 단순히 소재로 쓰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랩 문화가 가진 사회성을 모두 담아내고자 했다며, "랩은 젊은이들이 자신의 욕망을 배출하는 수단이다. 또 그 안에는 성공에 대한 욕구도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 '쇼 미더 머니'를 보면, 그들이 프로 래퍼들의 '스웨그'를 선망하기도 한다. 그런 걸 주인공 욕망의 틀로 가지고 온 거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무명 래퍼인 학수가 고향인 변산에서 성장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학수의 욕망은 실현이 되지 못한다. 비루한 현실은 고향으로부터 기인이 됐지만, 이를 피해 먼 서울로 도망을 간 게 아니냐. 서울에서도 가장 최첨단의 장르를 추구하는 인물이 다시 고향으로 회귀했을 때 나타나는 이야기가 흥미로웠다. 그런 것들이 부딪히며 하모니가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준익 감독은 앞서 영화 '동주'에서 시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몰입을 높인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 랩 활용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나는 이미 검증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 랩을 차용했다. 동주의 시나 학수의 랩이 다르지 않다. 하나는 비트고, 하나는 비지엠"이라며 "위험하긴 했지만 자연스럽지 않았나"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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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준익 감독은 이번 작품이 젊은 세대들에게만 공감을 얻는 작품이 되길 바라지는 않는다고 했다. 젊은 세대뿐 아니라 기성세대들도 이 영화를 보며 랩을 이해하길 바란다는 것. 이에 대해 이준익 감독은 "나이 든 분들이 봤을 때, '랩은 시끄럽다'고 하던 분들도, '랩이 저런 거였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가사가 드라마와 밀접하게 연관돼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랩이 섭취가 될 것 같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이를 위해 이준익 감독은 랩 가사를 모두 자막으로 보여주는 친절한 전개 방식을 택했다. 영화에서 학수의 랩이 그의 마음을 대변하는 도구로 쓰이는데, 이를 모두 자막으로 보여주게 되면 자칫 몰입이 깨진다는 위험을 안고 있다. 하지만 이준익 감독은 "그 불리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알려주고 싶었다. 랩을 익숙하게 접하지 않는 관객도 알아야 했다"라며 "영화는 대중 영화다. 대중이라는 건 모든 세대를 포함한다. 수많은 20대만 대중은 아니다. 모두를 아우르고 싶었다"는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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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처럼 '변산'에는 학수를 비롯해 그의 동창 선미(김고은), 아버지(장항선), 친구 용대(고준) 등 다수의 입체적인 인물이 등장, 다양한 세대와 성별의 입장을 대변한다. "관객들은 학수의 입장을 따라가겠지만, 어른들은 아버지로 나오는 배우 장항선의 마음을 이해할 것 같다"고 운을 뗀 이준익 감독은 "어떤 관점을 유지하냐에 따라 영화가 달리 보일 수 있다"며 다양한 관객을 아우르고자 하는 의지를 밝혔다. 이어 이준익 감독은 "내 영화는 대부분이 그랬던 것 같다. 영화를 보다 보면 관점이 이동이 된다. 가령 영화 '동주'에서는 윤동주를 보러 왔는데, 나중에 몽규를 보게 되지 않나. 흐르다 보면 동주가 대상화가 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작품에 대해서도 "초반에 학수의 관점에서 선미가 대상화된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는 선미가 대상화해서 보기도 한다. 편집으로 그런 걸 전환시키기도 한다. 아주 철저하게 계산이 돼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이준익 감독은 '변산' 속 래퍼 학수의 모습을 우리가 흔히 보는 '스웨그'가 강조된 세련된 래퍼가 아닌, 비루하고 지질한 면을 가지고 있지만 진정성 있는 가사로 승부하는 다소 '촌스러운' 래퍼로 그려낸다. 이에 학수가 고향인 변산에 돌아갔을 때도 이질감 없이 녹아드는 모습을 보인다. 이준익 감독은 "현재 사람들이 점점 세련돼지고 있는데, 그건 서양의 모습에 가까워진다는 거다. 하지만 아직 지방에 가면, 투박하고 구수한 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그는 '촌스러움'이 나쁜 것이 아니라며, 이번 영화의 강점 역시 이 같은 촌스러움에 있다고 했다.

특히 이준익 감독이 주장하는 '촌스러움의 미학'을 고스란히 느끼게 하는 공간적 배경인 변산에 대해서도 "변두리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 좋았다. 이번 영화 자체도 변두리 인물의 삶을 다루지 않았나"라며 만족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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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의 바람처럼 '변산'은 가족 또는 친구를 통해 잊고 있던 소중한 가치를 깨닫는다는 보편적인 이야기를 통해 편안한 웃음을 자아낸다. 이준익 감독 역시 이번 영화에 대해 "관객들을 웃기고 싶었다. 또 내가 웃고 싶기도 했다"라며 "동주' '박열' 등 앞의 영화들이 웃기가 쉽지 않았다. '박열'에서도 웃기려고 했지만 양에 차지 않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이준익 감독은 이번 영화에 대해 "박장대소할 수 있는 영화"라며 웃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작품이 한층 유쾌하면서도 젊어졌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젊어진 게 아니라 덜 늙은 것 같다"고 농담하면서도 "세대 간 갈등 또는 존중이라는 주제는 보편적 가치다. 그런 보편적 가치에 순응하지 않고, 또 받아들이지 못하면 도태되는 것"이라고 말해 대중들과 소통하기 위한 그의 노력을 짐작케 했다.

그럼에도 전 세대를 모두 아우르며 편안한 웃음을 만들어내는 것이 그의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젊은 세대와 소통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그들의 문화를 모른다고 외면하지 않는 이준익 감독이었기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시대의 아픔을 진지하게 성찰한 역사영화부터 유쾌한 청춘 영화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이준익 감독의 작품 세계는 어디까지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티브이데일리 장수정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메가박스 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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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변산 | 이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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