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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공감] ‘마음이 맞는’ 친구들이 주는 힘, ‘밥블레스유’
2018. 07.02(월) 17:26
밥블레스유
밥블레스유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다른 게 아니라 Olive ‘밥블레스유’를 보며 가장 부러운 점은, 오랜 시간을 함께 겪고 쌓아와 허물없는 친구들의 모임이었다. 동년배가 아니어도 괜찮다. 조금 터울이 길어도 괜찮다. 맛있는 음식과 나의 고민을 나눠주는 꿍꿍이 없는 순한 마음만 있다면 텁텁한 세상살이 정도야 한숨 몇 번 쉬고 넘어가 볼만 하지 않겠나.

미국드라마 ‘빨간머리 앤’의 주인공 앤(에이미베스 맥널티)은 인생에서 처음 생긴 ‘마음이 맞는’ 친구 다이애나를 집으로 초대한다. 정성껏 준비한 다과를 격식을 갖추어 내놓는 앤, ‘마음이 맞는 친구’와 맛있는 음식과 음료를 나누다니 모든 걱정과 우울함이 사라지는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순간이다.

‘밥블레스유’의 식탁을 보면 앤이 다이애나를 위해 차렸던 상, 그러니까 치킨집이든 누구네 집이든 ‘마음이 맞는’ 오랜 친구들끼리 모여 앉아 먹고 수다 떨고, 어쩌다 흘러나온 속 깊은 고민도 나누고 그런 자리가 떠오른다. 마음이 맞는 네 사람, 이영자와 최화정, 송은이, 김숙이 만드는 자연스러운 조합이 우리 또한 자연스럽게 끌어들여 그들이 교류한 시간의 감정들을 공유하게 하면서, 우리의 ‘마음이 맞는’ 친구들을 문득 더듬어보게 하는 것이다.

“저 언니 결혼 못하게 해야 한다, (미래의) 형부한테 다 빼앗긴다!”

“신이 모두를 돌볼 수 없어 엄마를 주셨다며, 우리에겐 화정 언니를 주셨어”

그 중에서도 주축은 20년 지기라는 이영자와 최화정이다. 먹성까지 닮아, 누군가 메뉴 하나를 떠올리면 앞장서서 재료를 획득해오거나 요리를 해온다. 자신이 아는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즐거이 같이 나누는 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끊임없이 요리들을 내오는데 하루에 열 두 끼 정도는 거뜬한 기세다.

물론 먹기만 하고 그네들의 수다만 떠는 것은 아니다. ‘애매하고 사소한 생활 밀착형 고민’, 프로그램 소개에 적힌 내용처럼 남들이 보기엔 별 다를 바 없어 보여도 나름 속 썩이는 고민들을 받아 그에 맞는 요리로 처방을 해주는 일명 ‘푸드테라pick’도 잊지 않는다. 하지만 이 과정 가운데 본인들의 옛 속사정이 나오며 이야기꽃을 피운다. 이렇게 수다가 끊이지 않으니 음식이 끊이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싶다.

“아득바득 욕심내면 다른 데서 꼬옥 손해를 보더라”

전 남자친구에게 빌려준 돈을 받으려 연락했다가 되레 욕만 먹었다는 사연에, 이영자는 살아보니까 여기서 손해를 보면 어디선가 채워진다며 위와 같은 말을 한다. 아마 전 남자친구는 분명 다른 데서 손해를 볼 거라는, 즉, 잘 헤어졌다고 그냥 잊으라는 것. 별 일 아니라는 듯 툭 던지는 말 속에 담긴 따뜻한 진심, 그야말로 ‘밥블레스유’여서 가능한 형태의 위로다.

그렇다고 가벼이 반응하는 건 절대 아니다. 진지하고 무겁게 받아내야 할 때도 있지만, 종종 평상시처럼 그저 맛있는 밥 한 끼 같이 하는 것만으로, 그 사이에 스윽 내밀어지는 마음만으로 괜찮아지는 고민들이 있는 까닭이다. 이것은 ‘마음이 맞는’ 친구들의 모임에서나 가능한 일인데, ‘밥블레스유’가 딱 그러하다. 체면 따위 차릴 필요 없이 편하게 찾아가, 아무렇지 않게 속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 괜한 부담을 줄 수도 있다는 부담감도 없고 창피당할 염려도 없는 곳이니까.

‘밥블레스유’, ‘마음이 맞는’ 친구들이, 그들과의 사사로운 모임이 갑자기 보고 싶고 그리워지게끔 하는 프로그램이다. 각자의 상황이나 여건, 홀로의 삶에만 매여 있던 마음을 들어 주변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할까. 어떤 메뉴나 조리법보다, 어떤 고민 상담보다, 최화정과 이영자, 송은이, 김숙, 네 사람이 모여 있는 모습만으로 충분히 괜찮고 좋은 이유이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CJ 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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