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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문인 #작곡가, 공연계 관통한 키워드 '셋' [상반기결산]
2018. 07.12(목) 09:47
상반기결산, 연극 뮤지컬
상반기결산, 연극 뮤지컬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공연계를 발칵 뒤집은 연이은 미투 폭로에도 불구하고 2018년 상반기에는 다양한 공연이 개막해 관객들과 만났다. 수많은 공연 중에서도 공연계를 관통한 세 개의 키워드를 뽑아 상반기 작품들을 정리해봤다.

러시아 문학, 한국 시장과의 '케미'는 글쎄

2000년대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시작된 국내 관객들의 유럽 뮤지컬 사랑은 2010년대 '모차르트!' '엘리자벳' 등 독일어권 뮤지컬, 체코 뮤지컬 '햄릿' '삼총사' 등을 비롯한 여러 작품들의 수입으로 이어지며 오랜 시간 시장을 관통해 온 흥행 키워드가 됐다. 이 같은 유럽 뮤지컬의 오랜 득세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뮤지컬 시장에서는 러시아 문학에서 파생된 두 작품이 맞붙었다. 2012년 국내 초연 이후 7년 만에 돌아온 '닥터 지바고', 올해 국내 첫 선을 보인 '안나 카레니나'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1월 초 개막해 2월 말까지 약 두 달간 공연된 안나 카레니나'(연출 알리나 체비크)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작가 톨스토이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작품이다. 안나라는 한 여인의 이야기를 소재로 삼아 시대를 관통하는 가족과 사랑 등 인류 본연의 인간성에 대한 예술적 통찰을 담아냈다. 러시아 모스크바 오페레타 씨어터의 작품으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라이선스 공연으로 제작됐다. 뮤지컬 버전에서는 발레 공연을 연상케 하는 앙상블의 군무와 화려한 무대, 조명, 의상 등으로 타 작품과의 차별화를 꾀했다.

3월 개막해 5월 막을 내린 '닥터 지바고'(연출 매튜 가디너)는 195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1965년에는 영화로 제작돼 세계적인 유명세를 탔다. 러시아 혁명의 격변기 속 시인이자 의사인 지바고와 그의 연인 라라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려냈다. 뮤지컬 버전에서는 서정적인 음악을 바탕으로 인물들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하지만 두 작품 모두 국내 관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익숙지 않은 러시아의 시대상을 공연에 녹여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안나 카레니나'는 원작 소설의 근간이 되는 러시아 농민들의 삶, 귀족문화의 대비를 겉핥기로 묘사하며 악수를 뒀다. '닥터 지바고'는 이야기의 축약에 집중한 나머지 1917년 러시아 혁명 당시 격변하던 시대상과 각 캐릭터의 상징성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했다.

삶이 곧 드라마, 문인들의 생애
티브이데일리 포토

격동의 시대를 살았던 문인, 또는 창작의 고통에 신음하던 문인의 삶 역시 최근 공연계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키워드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스모크' '팬레터'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에드거 앨런 포' 등 여러 뮤지컬들이 재연되면서 문인들의 삶을 조명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11월 개막해 올해 2월 막을 내린 '팬레터'(연출 김태형)는 1930년대 경성, 팬레터를 계기로 문인들 세계에 들어간 한 작가 지망생의 성장을 그린 창작 뮤지컬이다. 당대 최고 문인들의 일화를 바탕으로 문인들의 예술과 사랑을 다룬 작품으로, 서정적인 넘버로도 유명세를 탔다. 2016년 처음 공연돼 세 번째 시즌을 맞았다. 올해 여름 대만 공연을 확정 짓는 등 해외 시장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연출 오세혁) 역시 지난해 10월 개막해 올해 1월 폐막했다. 일제강점기 가장 주목받던 시인 중 하나인 백석과 그의 연인 자야의 사랑 이야기를 아름답게 풀어낸 작품으로, 극의 제목이 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비롯해 백석이 남긴 주옥같은 시구를 가사로 차용한 아름다운 넘버로 사랑을 받았다. 서정적인 백석의 작품을 고스란히 무대로 옮긴 무대 미술 역시 주목을 받았다.

4월 개막한 '스모크'(연출 추정화)는 시인 이상의 작품 '오감도 제 15호'를 모티브로 한 창작 뮤지컬이다. 시를 쓰는 남자 초, 바다를 그리는 소년 해, 마음을 들여다보는 여자 홍까지 세 인물이 얽히고설키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시인 이상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조명한 작품이다. 2016년 초연 이후 올해로 세 번째 무대에 오르며 마니아들의 지지를 받았다.

'에드거 앨런 포'(연출 노우성)는 2016년 초연 이후 1년 4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무대에 돌아와 올해 2월 막을 내렸다. 천재적인 재능을 가졌으나 불우한 삶을 살았던 에드거 앨런 포의 일생을 그린 뮤지컬로, 소설가이자 시인, 비평가였지만 어머니를 일찍이 여의고 아내 버지니아와도 사별한 후 알코올 중독으로 생을 마감한 드라마틱한 천재의 삶을 조명했다.

세월 흘러도 강하다, 스타 작곡가의 힘
티브이데일리 포토

올해 상반기에도 관객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주크박스 뮤지컬이 어김없이 관객들을 찾았다. 8090 세대를 겨냥한 '젊음의 행진', 故 김광석의 노래를 엮은 '바람이 불어오는 곳' 등 시대를 아우르는 주크박스 뮤지컬의 흥행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번 상반기에는 인기 작곡가의 노래를 한 데 엮은 작품들이 등장해 시선을 모았다.

2011년 초연 이후 창작 뮤지컬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광화문연가'(연출 이지나)는 故 이영훈 작곡가의 명곡들을 모두 모아 앙상블들의 화음으로 만나볼 수 있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올해 초 새롭게 돌아온 '광화문연가'는 노래를 제외하고는 초연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와 연출로 환골탈태한 모습이었다. 고선웅 작가가 합류해 새롭게 손 본 스토리와 새로운 영상 기술이 더해진 화려한 무대 등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했다. 줄거리와 음악이 온전히 이어지지 않는다는 쥬크박스 뮤지컬 특유의 단점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세월을 뛰어넘은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가 관객의 공감을 자아냈다.

올해 첫 선을 보인 '미인'(연출 정태영)은 한국 록의 대부, 가수 신중현의 노래를 뮤지컬로 엮은 작품이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인기스타 변사 강호와 그의 형이자 독립을 꿈꾸는 인텔리 강산, 시대에 고뇌하는 신여성 시인 병연 등 다양한 인물 군상을 통해 청춘의 모습을 그렸다. 신중현의 노래가 담고 있는 세월의 향수에 기량 좋은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풍부한 볼거리를 자랑한다. 하지만 역시 음악과 동떨어진 매끄럽지 못한 스토리에 대한 아쉬움이 남았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해당 공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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