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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진을 비롯한 배우들의 신중한 선택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TV공감]
2018. 07.12(목) 16:10
사자 박해진
사자 박해진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박해진의 차기작, 드라마 ‘사자’를 향한 관심이 뜨겁다. 올해 방영을 목표로 만들어지던 작품이 지난 5월 초 이후부터 촬영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해진을 비롯하여 드라마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임한 다수의 배우들과 기대감을 가지고 기다리는 대중들에겐 여간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원인은 드라마 주요 연출진과 외주 제작사 사이에 빚어진 갈등으로, 주요 쟁점은 역시 제작비다. ‘사자’가 처한 상황을 놓고 여론이 들끓기 시작하자 제작사인 빅토리 콘텐츠는, 임금 미지급 문제가 아닌 기존의 연출자인 장태유PD가 잠적하는 바람에 드라마가 중단된 것이며 곧 새로운 PD를 섭외해 촬영을 재시작할 예정임을 밝혔다. 장태유PD가 비정상적인 제작비와 작가 교체를 요구하다 들어주지 않자 연락두절 상태가 되었다는 것.

물론 장태유PD의 입장은 달랐다. 미스터리 SF드라마라는 장르적 특성상 필요한 세트 및 소품 제작, 그에 걸맞은 비용과 자신을 비롯한 다수의 스텝들에게 지급되지 않은 임금을 요구했을 뿐이며, 작가에 관해서도 어느 순간부터 연출자와 한 마디 상의 없이 대본을 쓰기 시작하더니 제작사의 입김이 들어간 결과물을 내놓아 교체를 요구했다는 게다. 그리고 잠적한 게 아니라 말로 유야무야하지 않는, 제작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듣고자 아무 연락도 받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상황이 이러하니, 중간에 끼인 배우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사자’에 잡혀있는 중이다. 드라마 촬영은 올인을 요구하는 작업이고 다른 작품 활동과 병행하기 어려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그저 촬영이 재개되기만을 혹은 종료되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특히 주연 배우에다가 1인 4역으로 이야기에서 많은 부분을 할당받을 예정이었고, 드라마 홍보에도 심혈을 기울였던 배우 박해진이 가장 안타깝다.

장태유PD와 ‘별에서 온 그대’에서 맺은 인연으로, 그 신뢰 하나로 ‘사자’라는 작품을 선택했을 텐데 노력으로 쌓은 연기를 보여주기도 전에 이런저런 소동으로 시끄럽고 제작은 멈추고, 속상하고 착잡할 게 분명하다. 배우가 자신을 주인공으로 내밀 작품, 자신의 연기력에 사활이 달린 작품을 선택하는 행위는, 생각보다 훨씬 더 두텁고 신중한 사고의 과정을 거친 무거운 결단인 까닭이다. 기회비용을 철저히 따지고 마음을 단단히 먹은 후에야 시작할 수 있는 것이기에 절대 가볍고 쉬운 선택이 아니다.

드라마의 제작 환경이 워낙 좋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더 구체적으로 짚어 보면 마치 들어올 월급을 생각하며 카드를 긁어대는 것처럼 작품의 부피부터 늘리는, 못된 버릇이 있는 게 드라마의 세계가 마주한 적나라한 현실의 모습이라 할까. ‘사자’도 마찬가지였으리라. 이야기도 아직 제대로 완성되지 않았으면서 장태유PD와 박해진을 비롯한 성공 이력이 있는 이들을 먼저 모아 화제성부터 일으켰다.

소재와 어느 정도의 이야기의 맥락은 있었을 테니까, 이를 바탕으로 연출진과 제작사가 원활한 소통을 하며 유연한 호흡으로 드라마를 만들어나갔다면 최상의 그림이었겠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서로 바라보는 곳과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게 되면서 이야기의 방향성도 잃어버려, 박해진을 비롯한 배우들의 신중하고도 무거운 선택은, 결국 물거품이 되기 직전까지 이르러 있다.

빅토리 콘텐츠는 ‘사자’의 드라마 작업은 재개할 것이라 했다. 여기서 고개를 드는 염려는, 다행히 촬영이 다시 시작한다 하더라도 배우들이 과연 정상적으로 몰입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물론 프로들이니까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곧바로 좋은 연기력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긴 하다.

그렇다고 이번 ‘사자’의 경우를 그저 그런 해프닝으로 넘겨선 안 된다. 현 드라마 세계를 향한 엄중한 경고로 여기고, 제작사와 연출진은 긴밀한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이익 추구보다 좋은 작품 만드는 것을 최우선의 목표로 설정해야 하겠다. 마음먹고 뛰어든 배우들이 안정감을 얻어 자신의 기량을 다한 연기를 펼칠 수 있도록. 이렇게 탄생한 좋은 작품이 수익 또한 많이 만들어내기 마련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마운틴무브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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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박해진 | 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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