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네 민박’ 집이 팔리다 [이슈&톡]
2018. 07.17(화) 10:09
효리네 민박
효리네 민박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마음 들여 만들고 정 들여 살았을 집을 팔았다. 이상순과 부부의 연을 이루고 맞이한 첫 공간이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라 소길댁이라 불렸던 이효리는, JTBC에 집을 팔고 다음의 공간을 찾아 떠나게 되면서, 아쉽게도 더 이상 소길댁이 아닐 예정이다.

이상순과 이효리의 집은 제3자가 아닌 JTBC가 매입했다. 워낙 관심도가 높았던 장소이어서 집으로서의 기능을 하기엔 쉽지 않을 테고, 혹여 외부의 상업적 목적에 의해 사용될 경우 ‘효리네 민박’이란 콘텐츠 이미지 훼손이 우려된다는 판단 아래 내린 결정이었다. 물론 방송사야말로 가장 상업적인 목적이 다분하다는 곳이다 싶겠지만, ‘효리네 민박’이 어떤 방식으로든 이어질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에서, 후에 적어도 기만당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을 거란 점에서 양쪽 다 현명했다.

솔직히 사생활 침해가 심각하지 않았다면 굳이 필요치 않았을 현명함이다. 어느 정도였냐면 실제로 그들의 집을 찾아 문을 두드리고 심지어 무단으로 침입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니, 이러한 상황에서, 자신들의 온전한 삶을 지키기 위해서도 소길리를 더 이상 고집할 수 없었으리라. 제주도민으로서는 더없이 안타까운 일이겠지만, 이효리와 이상순 부부로서는 적절하고 정당하게 이루어진 결단이었다.

이쯤에서 문득 궁금해지는 바는 굳이 집을 찾아가고 침입하면서까지 사생활을 침해하고 싶은 사람들의 속내다. 스타이기 때문에 감당해야 할 일이라고, 방송에 집까지 등장시켰다면 어느 정도 각오한 거 아니냐고 은연중에 생각했을 수 있다. 하지만 우선 스타라고 사생활 침해가 당연할 리 없고 어느 정도 각오했다손 치더라도 무례한 수준까진 아니었으리라. 그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도의적 선은 지켜줄 거라 믿었을 것이다.

우리가 스타에게 좋은 영향력을 요구하듯 스타 또한 우리에게 성숙한 대중의 모습을 요구한다. 대중의 성숙함은 스타의 영향력이 좋은 방향으로, 선한 방향으로 온전히 발휘되는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대중의 미성숙함은 스타의 영향력을 허공으로 뻗어나가게 해, 허울뿐인 힘으로 만들어 버리는 재주가 있다. 예를 들어 배우 정우성의 난민에 관한 진정성 어린 발언을, 일각에선 배부른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받아들이는 것 등이 그러하다.

‘효리네 민박’을 통해 자신들의 사적인 공간을 공개하면서까지 그들이 얻고자 했고 얻은 건 무엇이었을까. 수익이야 당연하고 또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고(누구나 마찬가지일 테다), 조심스레 추측해보는 바는 이효리의 한갓진 삶을 선망하는 많은 이들과의 좀 더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조금이나마 그들의 일상의 숨통을 터주고 싶었음이 아닐까. 더불어 자신들 또한 외부인을 통한 예기치 못한 격려와 힘을 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을 테고.

여러모로 얻었고 받았으니까 그들의 용감한 시도는 어찌 되었든 성공적이었지만, 일부 몰지각한 대중의 행동으로 인해 이젠 단순한 공간의 추억쯤으로 묻히게 되었다. 그들이 실제로 살고 있는 터전이라 더욱 가치 있었던 ‘효리네 민박’의 앞길도 오리무중에 놓였다. 이왕 매입한 거 이익을 보기 위해 방송사는 최선을 다해 그 공간을 활용하겠지만 예전의 의미를 잃고 말았으니, 아쉽기 그지없다.

대중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게 스타다. 이 말인즉슨 대중이 스타를 탄생시킨다는 것. 그렇다면 좋은 스타는 성숙한 대중에 의해 탄생될 수 있는 게 아닐까. 여기서 ‘좋은’이란 여러 방면에서 좋은 영향력을 끼친다는 의미다. 스타에게만 좋고 선한 영향력을 요구할 게 아니라 대중, 우리 또한 좀 더 성숙한 면모와 태도를 지닐 필요가 있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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