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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맨과 와스프’, 결국 세계를 구하는 존재란 [무비노트]
2018. 07.19(목) 12:33
앤트맨과 와스프
앤트맨과 와스프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노벨의 다이너마이트는 굴착공사와 수로발파, 철도 및 도로 건설 뿐만 아니라 무기로서도 유용했다. 그가 죽기 전까지 인도주의와 과학 정신을 표방하는 자선사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후원했던 것은, 자신의 발명품이 지녀야했던 다른 얼굴에 대한 깊고 깊은 속죄였을 터다.

마블 시리즈는 과학기술의 양면성을 흥미로운 소재로 잘 버무린 작품들이다. 상상초월의 위험으로부터 세계를 지키겠다고 만든 ‘쉴드’가 도리어 무고한 사람들을 해치고, 토니 스타크가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불안함으로 만든 것이 시리즈 하나를 차지할 만큼의 악당 울트론이 된다. 즉, 한층 진보된 과학기술로 누군가는 어벤져스를, 또 누군가는 ‘앤트맨과 와스프’에 등장하는 빌런 고스트와 같은 인간 살상 무기를 만든다. 그것이 고의든 실수든.

흥미롭게도 이러한 설정은, 인간 안에 내재되어 있는 과학기술의 발전에 대한 두려움을 건드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과학기술은 도구에 불과하고 그것이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지는 사용자인 인간에 달려 있음을 강조한다. 즉, 제어장치가 없는 인간의 욕망 혹은 악함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지 앤트맨이나 아이언맨의 슈트 혹은 비전을 두려워할 게 아니라는 것.

그래서 마블 시리즈의 주인공들에겐 인간미 중 이타심(남을 위하거나 이롭게 하는 마음)이 매우 강조된다. 히어로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특징이라 할 수 있겠지만, 이들의 이타심이 좀 더 특별한 건 구체적인 대상을 향한 ‘사랑’을 기반으로 하는 까닭이다. 나의 연인, 나의 가족을 올바르게 사랑하는 자가 곧 다른 사람을 향해서도 진정한 이타심을 가질 수 있으며, 인간의 욕망이나 악함은 이 사랑이 부재하거나 뒤틀려 있을 때 발휘된다는 무언의 원칙이다.

‘앤트맨과 와스프’에서 행크 박사(마이클 더글라스)와 그의 딸 호프(와스프, 에반젤린 릴리)는 오랜 시간을 들여 양자영역(원자보다 더 작은 입자의 세계)으로 진입하는 터널을 개발한다. 그들의 목적은 딱 하나, 30년 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양자영역으로 자진해서 들어간 아내이자 엄마 재닛(미셸 파이퍼)을 찾아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첨단기술을 둘러싼 서로 다른 이해들이 맞부딪히며 그들은 스캇(앤트맨, 폴 러드)과 함께 사랑하는 여인을 구하기 위한 지난한 여정을 겪게 된다.

이들을 힘을 다해 연구하게 하고 필사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동력은 무엇인가. 아내이자 엄마인 한 여인을 향한 사랑이다. 앤트맨 스캇 또한 호프를 좋아하는 마음과 자신 때문에 틀어진 과거의 일에 대한 미안함으로 그들을 돕는 거고. 반면 이들을 방해하는 존재들의 목적은 다양한 모습을 띠지만 지극히 이기적이다. 그러니 그동안의 마블 시리즈의 덕목에 따르면 이들에게 첨단 과학기술이 온전히 주어질 리 없다. 만에 하나 주어진다 해도 이야기 전개상이며 속편에서 어떻게든 해결될 일이다.

스캇이 앤트맨으로서의 모습을 마다하고 스스로 자택에 구금되며,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에 참여하지 못한 이유도 다르지 않다. 피넛(땅콩)이라 부르는, 사랑하는 딸 캐시(애비 라이더 포트슨)를 잃고 싶지 않아서다. 그런 캐시가 앤트맨으로서의 아빠를 좋아하고 지지한다는 걸 알고 나서야 스캇은 본격적으로 마블이 건넨 앤트맨으로서의 무게를 받아들인다.

되짚어보면 마블 세계를 위협하는 거대한 적은 외계 혹은 외부의 힘이 아니다. 인간의 이기심에서 확장된 욕망, 인간 안의 악함이다. 여기에 첨단 과학기술과 힘의 원천이 입혀져 절망스러운 위협이 된다. 하지만 마블이 ‘앤트맨과 와스프’에서도 동일하게 이야기하는 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선함, 이타심과 사랑을 붙들고 일어선 히어로들이,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 희생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그들이, 세계를 구한다는 것이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영화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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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앤트맨과 와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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