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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모의 맥락 [인터뷰]
2018. 07.19(목) 15:57
안현모
안현모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꾸준히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보이며 좋은 영향을 끼치기 위해 방송과 통역, 진행, 강연 등을 한다. 이런 사람을 뭐라고 정의해야 할까. 적어도 한 단어로는 부족했다. 그만큼 다양한 일을 했고, 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하게 만드는 안현모를 만나봤다.

안현모는 전(前) 기자, 통역사, 방송인 등 다양한 직업적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인물이다. 최근에는 5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 시즌3' 545회에 게스트로 출연해 화제를 모았고, 지난달에는 '6.12 북미정상회담'에서 SBS 특집 방송의 외신캐스터로 맹활약했다. 올해 초에는 그룹 방탄소년단이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거머쥔 '2018 빌보드 뮤직 어워즈(Billboard Music Awards)'의 국내 생중계 통역을 맡았다. 또한 지난해 9월에는 가수 겸 음악 프로듀서 라이머와 열애 4개월 만에 결혼해 '라이머의 아내'로도 이름을 알렸다.

그러나 안현모의 진정한 시작은 기자였다. 그는 2009년 말 개국한 케이블TV SBS CNBC에서 기자로 처음 대중 앞에 섰다. 이후 2012년 지상파 SBS로 이적해 문화부, 경제부, 국제부 등 다양한 부처 소속으로 활약했다. 당시에도 그는 남다른 미모와 언변으로 화제를 모았던 터다.

안현모는 정작 자신의 출발점에 대해 "원래부터 기자가 되고 싶었던 건 아니"라며 멋쩍어했다. 방송 자체에도 뜻이 없었단다. 친언니의 권유로 대학원까지 통번역 계열을 공부했고, 졸업할 즈음에 교수의 추천으로 아르바이트 정도로 생각하고 SBS CNBC에 갔다는 것이다. 처음 진행을 맡았던 프로그램마저 국내가 아닌 해외만 송출되고, 작가들이 제공하는 대본 아래 정식 진행자가 구해질 때까지 길어야 3개월 정도만 출연할 것으로 알았다는 그다.

하지만 막상 방송에 참여하게 되자 모든 것이 바뀌었다. 방송은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송출됐고, 짧으면 1개월까지 있진 않을까 고심했던 일터는 2년 반이나 몸담는 곳이 됐다. 그 사이 함께 통번역 일을 알아봤던 친구들은 일자리가 없어져서 연을 맺지 못했다. 안현모는 이처럼 급변하는 주위 상황 속에 방송기자로서의 일에 깊이 빠졌다. 당시 SBS CNBC가 개국 상태였던 만큼 안현모의 의견이 적극적으로 채택될 수 있었고, 그가 원하는 대로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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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안현모는 의도치 않은 자신의 출발점에 여전히 애착을 갖고 있었다. 그는 "어떤 사람들이 보기엔 이제 막 시작한 케이블TV로 보일 수도 있었지만, 저같이 자유로운 성격에 창의적인 걸 좋아하는 사람에게 당시 SBS CNBC는 너무 좋은 도화지였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당시의 긍정적인 경험이 이후 4년 반 가량 몸 담은 SBS에서도 이어지며 7년 동안 '안현모 기자'로 버텼다.

물론 힘든 순간도 존재했다. 특히 경직된 조직 문화, 불필요한 규범 등은 제약으로 작용했다. 이슈 현장에 언제든 가야 하기 때문에 개인 일정조차 마음대로 잡을 수 없는 살인적인 스케줄은 특히 그에게 고통이었다. 대신 올바른 취재와 다양한 아이템을 지근거리에서 볼 수 있을 때마다 보람도 느꼈다.

하지만 2016년 국정농단 사태가 보도되며 안현모는 버티고 있던 보람의 이유를 상실했다. 그는 "그래도 명색이 기자로서 일을 하고 있는데 '태블릿 PC'가 보도되기 전까지 아무것도 몰랐다는 게 너무 충격이었다. 그때까지 내가 버틴 이유, 뉴스 문법, 조직 문화, 기업에 대한 가치관 모든 게 뒤집어졌다. 흡사 내가 기대던 기둥이 무너지고 내가 탄 배가 침몰하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그는 "뉴스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했다.

안현모는 "그 뒤로 '내 가치를 따라야겠다'는 생각이 커졌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그전까지는 누가 하라는 대로, 시키는 대로 하는 것에 내 젊은 날을 바쳤다. 그런데 나한테 지시를 했던 사람들이 다 바뀌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왜 그랬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부터 나를 더 믿어야 했다는 생각이 강해졌다"고 했다. 이에 2016년 12월 말 최종적으로 SBS를 퇴사했고 "내 비위 내가 맞추면서 살아야지 남의 비위 맞추다간 안 되겠더라"라고 사표를 낸 이유와 당시의 심정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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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울타리 없이 자유로운 삶을 추구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 안현모는 앞서 말했듯 누구보다 다채로운 행보를 보이며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그 사이 안현모는 누구보다 자유롭게 하고 싶은 일을 추구하며 지냈다. 남편 라이머가 연예기획사 브랜뉴뮤직의 대표인 터라 방송 활동의 경우 의논하기는 했으나 굳이 소속사처럼 얽매이진 않았다.

대신 안현모는 자유로운 활동 안에서도 자신만의 기준을 세웠다. 바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것과 "조급해하지 말자"는 것이었다.

그는 "솔직히 전 직장을 나오고 정말 많은, 다양한 러브콜을 받았다"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그때 만약 제가 가만히 있는 게 불안해서 뭐라고 하려고 급급했다면 여기 가고, 저기 가고 여러 번 적을 옮겼을 것 같다. 그렇게 하고 싶진 않았다"고 했다. 안현모는 "지금도 저를 발탁해준 SBS에 마음의 빚이 있다. 그 좋은 회사를 관두고 나왔다는 걸 저 역시 너무 잘 알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특히 안현모는 "혼자서 버티기 힘든 순간들이 많았는데 다소 조급한 선택을 할 때마다 '이럴 거면 SBS 안 나왔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더더욱 내 가치관에 맞고, 내 비위에 맞는 일만 하려고 애썼다. 적어도 과거보다는 좋은 영향을 주면서 살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는 욱일기와 나치기에 대해 경고하는 영어 내레이션에 참여하고, 지난달 남편과 함께 '6.25 전사자 유해발굴' 행사에 참석하는 등 후대에게 큰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일에 주력했다. 또한 아나운서 출신에서 작가로 변신한 손미나와의 강연처럼 학생들을 직접 만나는 데에도 힘썼다.

그가 방송 활동을 굳이 배척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안현모는 다양한 진로나 방향을 두고 고민하는 크고 작은 규모의 청중을 상대로 "좋은 롤모델"이 되고자 했다. 그렇게 안현모는 자신만의 궤를 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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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만 있는 집의 막내딸이었던 제가 어느 순간 조금이나마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나이, 위치가 됐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 어쩌다 보니 뉴스를 전하다가 연예기획사 대표의 아내로, 마치 정반대에 걸친 사람이 됐는데 이것도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그런 행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광범위하지만 의미 있고, 저와 성향이 맞는 기회들이 주어지면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저는 스스로 한계를 두는 편이었는데 제 다음 세대들은 제약 없이 마음껏 살았으면 좋겠고요. 그런 말 하면서 저도 많은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안성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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