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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엑소 수호가 175억 대작을 소화하는 법 [리뷰]
2018. 07.23(월) 11:42
뮤지컬 웃는 남자 엑소 수호 그윈플렌 포스터
뮤지컬 웃는 남자 엑소 수호 그윈플렌 포스터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가만히 있어도 웃을 수밖에 없는 찢어진 입술에 세상의 비애가 담겼다. 천박한 고급스러움과 처절한 생존기가 어우러진 175억 원 대작 뮤지컬 '웃는 남자', 그 중심에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EXO) 멤버 수호가 있었다.

10일 개막한 '웃는 남자'(연출 로버트 요한슨)는 프랑스 작가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아 무대화한 창작 뮤지컬이다. 주인공 그윈플렌의 이야기를 통해 17세기 후반 영국에서 수많은 아동들을 납치, 인신매매했던 '어린이 상인' 콤프라치코스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극은 그윈플렌이 어쩌다 '웃는 남자'가 됐는지를 알려주며 시작한다. 그는 어린 시절 납치돼 콤프라치코스에게 넘겨졌고, 어느 귀족에 의해 강제로 입술 양끝이 웃는 얼굴처럼 찢기는 고문을 당했다. 치안 당국의 추적 끝에 콤프라치코스와 떨어진 그는 눈밭에서 구한 눈먼 소녀 데아와 함께 양아버지 우르수스 밑에서 광대로 성장한다.

그윈플렌의 괴물처럼 찢어진 입술은 보는 이들을 즉각 기겁하게 만들 정도로 기괴하다. 동시에 입술을 다물었을 뿐인데도 항상 웃고 있어 왠지 모를 처연함을 풍긴다. 그의 얼굴은 때로는 누군가의 조롱거리이고, 때로는 누군가의 괴물 같은 본성을 자극하는 거울이며, 무료한 귀족들에겐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자극이다.

보호받아야 할 어린아이가 물건처럼 팔린 것도 모자라 사회적 책무를 다해야 하는 귀족들에게 고문당한 비극적인 상황. 이는 비단 그윈플렌만의 이야기가 아니며 당대 약자 중의 약자인 피지배층 어린이들 대다수의 운명이었다. '웃는 남자'는 그윈플렌의 일대기를 통해 처참했던 당대의 상황을 끝까지 파고들어가 고발한다. 이 과정에서 '레 미제라블', '노트르담 드 파리' 등을 통해 과거 신분제의 한계와 천박한 귀족들의 작태를 지적한 빅토르 위고 특유의 문제의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티브이데일리 포토


수호의 그윈플렌은 '웃는 남자'의 비극성을 강조하며 극의 문제의식을 전달하는 데 효과적이다. 인기 아이돌 그룹 엑소의 리더이자 귀공자 이미지를 간직한 수호이기에, 그 자체로 관객의 보호 본능을 자극하며 그윈플렌의 비극적 생애를 부각하는 것이다. 그가 아이돌로서 팬들을 위해 살아온 부분은 광대 그윈플렌의 면모와도 일맥상통한다.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이 수호의 캐스팅을 자신했던 게 이해되는 이유다.

물론 수호의 그윈플렌은 아직까지 미완성이다.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강조하는 중저음 발성이 유독 불안정하고 일부 장면에서는 부정확한 발음이 아쉬움을 남긴다. 노래 가사가 곧 대사인 뮤지컬이라는 장르에서 그의 부족함은 너무 치명적일 때도 있다. 그러나 고음역대의 넘버를 안정적으로 소화하고 매 넘버 깔끔한 마무리를 남기는 모습이 웅장한 대극장 공연에 자못 어울리는 모양새다.

무엇보다 수호 특유의 미성이 그윈플렌에 대한 연민을 더욱 자극한다. 나아가 조시아나 역의 신영숙, 우르수스 역의 양준모 등 베테랑 뮤지컬 배우들과 차별화된 음색이 조화를 이루며 넘버들을 풍성하게 만든다. '나무 위의 천사'처럼 데아 역의 이수빈과 듀엣 넘버에서는 두 배우의 유려한 음색이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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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다채로운 음색은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빚은 다양한 장르의 넘버들과 맞물려 관객의 귀를 즐겁게 한다. 우르수스의 극단이 상처받은 데아를 희망찬 말들로 위로하는 '눈물은 강물에'와 같은 아일랜드 댄스 풍의 춤곡, 조시아나가 치명적인 매력으로 그윈플렌을 유혹하는 탱고 선율의 '아무 말도' 등에 대극장 뮤지컬 특유의 웅장한 넘버들까지. 17세기 후반 시대상을 벗어나지 않는 한도에서 최대한의 음악적 다양성이 발휘된 구성이다.

여기에 유독 화려한 무대 연출이 '175억 원 대작'이라는 공연의 규모를 가늠케 한다. 바다에 가라앉는 콤프라치코스 잔당의 오프닝 장면부터 관객의 눈을 휘둥그레 하게 만들고, '가든 파티'에서는 화려한 무대 의상과 무대 장식에 앙상블의 군무 등이 세상 화려하지만 고급스럽기 보다는 천박한 당대 귀족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눈물은 강물에'에서는 실제 강물에서 물장구를 치고 빨래하는 우르수스 극단의 소탈한 풍경도 재연돼 감탄을 자아낸다. 피날레 장면에서 그윈플렌이 데아를 안고 나아가는데, 은막에 비치는 영상과 특수효과 등이 가미돼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감동적이다.

'웃는 남자'는 다음 달 26일까지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9월 4일부터 10월 28일까지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에서 공연된다.

[티브이데일리 연휘선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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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뮤지컬 | 엑소 수호 | 웃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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