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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조작 소동, 하나의 ‘싸인’일 수도 [가요공감]
2018. 07.23(월) 13:35
티브이데일리 포토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음원 사재기니 차트순위 조작이니 오늘날의 가요계가 시끌시끌하다. 아직 진실이 드러난 것은 아니니, 함부로 시시비비는 가릴 수 없고 그저 멜론을 필두로, 여러 음원사이트들이 공통점으로 가지고 있는 폐해 아닌 폐해에 대해 거론해보고자 한다. 결국 그들이 취하고 있는 ‘실시간 차트순위’와 TOP 100 전체 재생‘ 등 불합리한 시스템이 근본적인 이유가 되는 까닭이다.

소동의 중심에는 인디 밴드 칵스(The Koxx) 멤버 DJ 숀(Shawn)의 신곡 'Way back home'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92위로 차트에 진입하더니 단 열흘 만에 정상에 올랐다. 엄청난 사건인 게, 그가 물리친 경쟁자들이 트와이스, 블랙핑크, 방탄소년단 등 팬덤을 자랑하는 쟁쟁한 아이돌들에다, 볼빨간사춘기, 멜로망스 등 아름다운 선율과 가사로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저력을 지닌 가수들이다. 러시아월드컵에서 우리가 독일을 이긴 수준이나 마찬가지다.

물론 어떤 노래도 응당 입성해야 할 순위를 지니진 않는다. 이거야말로 순위 조작이나 다름없는 사고방식이며, 실제로 여러 흥미로운 경로로 숨겨져 있던 좋은 노래가 대중에게 알려져 1위에 오른 적도 꽤 된다. 즉, 일각에서 숀의 'Way back home'에게 건네는 의혹은 비단 인지도 낮은 이의 노래가 갑작스레 순위 1위를 차지했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 입성 경로 자체에 의문을 품었다 하겠다.

숀에 따르면 SNS를 통한 일명 바이럴마케팅 외에 어떤 것도 하지 않았다 하는데, 그래서 더더욱 기이하다. 대중에게 알려질 만한 어떤 특정한 계기가 존재한 것도 아니고 알아서 홍보할 만큼의 팬덤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바이럴마케팅 자체가 가능했는지 싶다. 'Way back home'이 1위로 입성한 시간대도 애매하다. 1위하기에 좋다거나 정상적인 시간대가 따로 있는 건 아니지만, 사람들의 활동이 많지 않은 오밤중, 그것도 실시간 차트에 반영되지 않는 시간(새벽1시)이 되기 바로 직전이다.

계기는 없는데 의뭉스러운 구석은 많으니, 조작을 했든 안 했든 제대로 된 진실이 밝혀질 필요는 있으니까. 그래서 JYP의 박진영에 이어 숀 측도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수사를 의뢰했다 해서 뭔가 심각해 보이지만, 솔직히 말하면 만에 하나 사재기 의혹이 맞다 해도 숀이 크게 손해볼만한 상황은 아니다. 어떤 이유로든 현재 화제가 되고 있고, 덕분에 몰랐던 사람들까지 호기심에 그의 노래를 들어보고 있으니 차트 1위로서의 시간은 좀 더 연명되어 이모저모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즉, 문제의 해결은 숀의 진실공방에 달린 게 아니라는 것. 초점을 두어야 할 곳에 두지 못하면 결국 하나의 소동에 불과한 일로 끝나버리고 말 터다. 다시 이런 사태가 발생되지 않도록 우리는 순위 조작이 가능하게끔 만들어져 있는 음원사이트의 시스템, ‘실시간 차트순위’와 TOP 100 전체 재생‘ 등이 가지는 교묘한 압력에 시선을 돌려야 한다. 각자의 선호도나 취향은 무시한 채, 다수의 사람들이 들었다는 이유로 해당 음원들을 우선적으로 편집하여 제공한다. 순위에 든 노래는 더욱 많은 사랑을 받고 순위에 들지 못한 노래는 천운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몇 해 전부터 강력한 플랫폼으로 떠오른 넷플릭스의 특징은 정보가 적든 많든 사용자 개인의 취향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른 자료들 순으로 페이지를 재구성해놓는다는 점이다. 사용자 맞춤 페이지, 원래는 시간과 노력을 들여 검색한 결과로 얻어야 하는 것들인데 이젠 로그인만 되어 있다면 개인의 취향에 딱 맞는 자료들을 힘 들이지 않고 맞닥뜨릴 수 있다. 알다시피 사람이 주구장창 개인의 취향만 고집하진 않는다. 떼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기도 하는데, 이 또한 넉넉히 수용해 버리니 넷플릭스는 지금과 같은 위상을 얻게 된 것이다.

어쩌면 ‘싸인’일수 있다. 음원사이트의 차트기능에서부터 시스템의 전체적인 부분까지 변화를 꾀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것. 넷플릭스와 같은 수련한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이제 대중은 자신을 우매하지 않게 대하는 플랫폼이나 시스템, 개인의 의견이 작용을 하고 심지어 그 의견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움직여볼 수 있는 것에 매력을 느낀다. 그를 위해 기꺼이 개인정보와 돈을 지불할 만큼.

그러니까 남의 일이라고, 문제적 상황은 제공했을지 몰라도 본인의 잘못은 아니라고 방관할 때가 아니다. 이 싸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멜론을 필두로 한 음원사이트들의 미래가 달라질 테다. 교묘한 압력으로 또 다른 교묘한 방식의 폐해를 불러온 대가를 톡톡히 치르거나, 음원사이트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거나.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숀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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