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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 리턴즈’가 보여주는 ‘진짜 여행’을 하는 법 [TV공감]
2018. 07.23(월) 13:49
꽃할배 리턴즈
꽃할배 리턴즈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돌아온 꽃할배들은 이번에도 진짜 여행을 하고 있다. 프로그램이 얼마나 화제성을 갖고 얼마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지는 중요치 않다. 물론 제작사나 연출진, 방송사 등은 상관있을지 몰라도, 적어도 독일과 프라하, 체코 속의 꽃할배들과 브라운관을 통해 마음으로나마 그 여행을 함께 하는 시청자들에겐 딱히 인식되지 않는 영역이라 하겠다.

여전히 사람들은 틈만 나면 혹은 어떻게든 틈을 내어 여행을 다닌다. 일상을 버텨내기 위해선 지친 현실을 털어버릴 수 있는 환상의 세계가 필요하고, 사람들은 그것을 얻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물질을 기꺼이 제공한다. 일찍 끊어놔서 조금은 저렴한 가격의 항공권, 설레는 마음으로 짜 놓는 일정 등이 서랍 한 쪽에 포개져 있어야 좀 더 살만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 중에 제대로 된 여행을 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여행의 유용함은 사람들의 부러움을 일으킬 만한 사진들을 많이 찍어오는 것도, 좋은 곳에서 좋은 음식을 먹는 것도, 국내에선 고가의 물건을 저렴하게 들여오는 것도, 사회에서 으레 말하는 문화인의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도 아니다. 나의 현실을 조금은 색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것, 즉, 현실의 기반을 둔 여행만이 유효하고 가장 유용하다.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이하 ‘꽃할배 리턴즈’)에서 꽃할배들은 이야기한다. 살아온 날이 많고 경륜이 쌓였다고, 낯설고 새로운 게 없지 않으며, 낯설고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이 두렵지 않은 건 아니라고. 이순재와 신구는 프라하의 한 카페에서 주문을 시도하는 행위를 망설였으며(평소의 그들답지 않게), 김용건은 택시비로 열배에 가까운 돈을 주는 실수를 하고 자책했다. 즉, 할배들도 젊은 여행자들과 동일하게 낯선 어려움을 겪는다는 의미다.

젊은 사람들이야 체력이 좋아 길을 잘못 들어도 다시 가면 되고, 돈이 부족하면 좀 덜 먹거나 시설이 덜 좋은 숙소에 머물면 되지만, 할배들은 조금만 무리해도 여행이고 뭐고, 건강을 위해 바로 귀가조치를 취해야 할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들에겐 여행의 무게가 남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어려움과 상식선에서의 모든 판단을 물리치고 할배들이 여행을 하는 이유는 여행이 주는 생경한 감각이 좋기 때문 아닐까.

이 생경한 감각에는 온 몸으로 느끼는 다른 문화의 광경, 낯설고 새로운 도전에서 오는 흥미진진함뿐 아니라, 현실을 바라보는 시선을 환기시키는 힘이 포함된다. 독일의 진중한 반성이 담긴 명소들을 돌아보며 아직 받지 못한 우리를 향한 반성을 떠올렸고, 프라하에서 젊은 사람은 빠르게 늙은 사람은 느리게, 제각각의 모양새로 걸어가는 이들을 보며 사람은 저마다의 속도를 지닌다는 사실을 새삼 인식했더랬다.

‘꽃할배 리턴즈’를 통해 배운 ‘진짜 여행’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요즘엔 누구나 한번쯤 가는 게 유럽이라니까, 우리의 현실을 잊게 해줄 정도의 아름다움이 곳곳에 넘치는 곳이라니까, 젊음의 특권이라니까 떠나는 게 아니다. 상황에 휘둘리던 시선을 조금 멀리 떼어 처한 현실을 올바로 바라볼 수 있기 위해, 어찌 되었든 다시 돌아와야 할 현실에서 제대로 살아낼 힘을 얻기 위해 떠는 게 여행이어야 한다는 것.

그래서 꽃할배들의 여행이 좋다. 한여름 밤의 향에 취하듯 따라나서더라도 우리가 일구던 밭의 내음을 기억하게 하고 미처 느끼지 못했던 내 발의 감각에 맺히는 아침 이슬을 떠올리게 하는 까닭이다. 여기서 작은 바람이 하나 있다면, 시청률이 더 이상 작용하지 않는, 작용하지 못하는 영역, ‘꽃할배’가 언제고 계속되었으면 하는 바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news@tvdaily.co.kr / 사진출처=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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