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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인과연' 이정재의 반전 [인터뷰]
2018. 07.30(월) 19:19
신과함께2 이정재 인터뷰
신과함께2 이정재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절더러 "염라 언니"라 부르는 후배 배우들의 애정 섞인 놀림도, 특별출연에도 발 벗고 나서 적극 홍보에 임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도 체념하듯 받아들인 이정재다. 이처럼 그가 대중과 밀착한 순간, 누구라도 그에 대한 일종의 선입견은 사라지고 호감도가 상승될 테다.

한국 판타지의 신기원을 연 영화 '신과함께'(감독 김용화·제작 리얼라이즈픽쳐스) 시리즈 속 염라대왕은 단연 극의 히든 캐릭터다. 천륜 지옥의 재판장이자 저승을 다스리는 대왕 중의 대왕으로서 근엄함과 묵직함을 갖춰야 하고, 풍기는 아우라부터 범상찮은 것이어야 했다. 앞서 '오! 브라더스'(2003)로 인연을 맺은 김용화 감독이 우정 출연을 제안했을 때 배역도 모른 채 흔쾌히 수락했던 이정재는 단단히 낚였다. "길면 이틀 정도"라던 우정 출연은 염라대왕 의상과 분장 체크만 3일이 걸렸고 1~2부 통틀어 엄청난 분량을 소화해야 했다. 이정재는 특별출연이라고 강조하면서도 각종 홍보 행사에 임했고 그럴 때마다 신기해하는 관객들에게 그 역시도 "내가 왜 여기 있나", "내가 또 여기 있다"라고 응수하며 의외로 유머러스함을 드러냈다. 조금은 근엄하고 어려운 인상일 것 같던 그의 반전 면모가 드러난 순간이었다.

이정재는 캐스팅 당시를 회상하며 "시나리오도 못 봤는데 김용화 감독이 염라대왕을 해달라더라. 염라가 뭐냐고 한참 웃었다. 그러고 시나리오를 봤는데 엄청 중요한 역할이었다. 이런 역할이면 준비할 것도 많고 고민도 많이 해야 하는데 계속 해달라고 얘기 하더라"고 했다. 1, 2편 동시 촬영과 순차 개봉. 시도된 적 없던 파격적인 작업을 김용화 감독이 도전한다니, 오랜 친구로서 걱정이 됐던 그다. 1편이 안 됐을 경우, 2편은 사장될 것이었다. 그랬기에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었다. '대립군'(2017)을 찍을 당시였고, 이정재에게도 익숙지 않은 작업 방식이었지만 김용화 감독을 향한 신뢰와 믿음으로 참여했던 것이다.

이정재는 "김용화가 아니었다면 안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히 의리나 우정을 넘어 국내 영화계에서 시각효과(VFX)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는 감독의 고집과 뚝심, 능력을 깊이 존경하는 마음이었다. 그는 "솔직히 '미스터고'(2013)도 재밌게 봤다. 고릴라로 시작된 모든 CG가 자연스러웠다. 그렇기에 '신과함께'가 흥행이 안 되더라도 기술력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김용화 감독이 영화를 잘 찍을 거란 걸 당연히 알고 있었다"고 확신했다. 김용화 감독은 장소에 대한 정확한 이미지를 배우에게 심어주려 노력했기에 연기하는 어려움은 없었고, 완성된 비주얼을 봤을 때 조금의 실망감도 없었다는 그였다.

결과적으로 '신과함께' 1편인 '신과함께-죄와벌'은 무려 144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 순위 2위를 기록했고, 한국 판타지 영화의 신기원을 열었으며 아시아 전역을 강타하며 국내외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정재는 "감독님이 계속 고맙다고 끝도 없이 이야기하더라. 스태프들 고맙다, 배우들 고맙다. 계속 그 이야기만 하셨다. 김용화 감독님 입장에선 자신을 믿고 1년 동안 촬영을 했고, 1년을 기다려서 후반 작업을 한 것이니까 본인을 믿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이 컸을 것"이라며 흐뭇해했다. 이어 "하길 잘했다"며 넉살이었다. 주변에서 이미 '신과함께' 3, 4편에서도 염라대왕으로 나오냐며 채근이라는 그는 "그렇잖아도 감독님께 물어봤는데 '아직 3~4편 찍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한다고 해'라고 하더라"고 기막혀하면서도 은근히 저 또한 '특별출연'의 새 정의를 쓴 상황이 즐거운 눈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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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스타 시절 이후, '하녀'를 통해 농밀하고 에로틱한 상류층 남성을 연기하며 새로운 면모를 드러낸 그는 조직과 경찰 사이에서 갈등하는 언더커버, 탐욕스러운 수양대군의 비열한 야망, 변절한 독립운동가의 신념을 토해내며 극을 장악하는 연기력을 보여왔고, 위압감 넘치는 중년 배우로 자리했다. 그 탓과 더불어 일상이 크게 노출된 바 없어 이정재의 이미지는 꽤 진중하고 무거워 보였다. 그랬던 그가 '신과함께' 관련 행사에선 놀라울 만큼 넉살과 능청의 연속이며, 그런 그에게서 친밀감을 엿보게 되는 것은 신선하고 흥미로운 지점이다.

"이게 다 하정우 때문"이라고 혀를 찬 그는 "사실 제 주변 사람들은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안다. 하지만 대중들은 기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체험하신다. 제가 그동안 인터뷰할 땐 이것도 일이라고 생각해서 작품을 알리고 더 알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그 방향으로만 생각하다 보니, 제 개인적인 면이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하정우 씨는 제가 틈 없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안다. 그래서 자꾸 틈만 나면 저를 건드린다. 염라 언니, 염라스틴 이런 말도 다 그가 말했다"고 싫지 않은 볼멘소리였다.

실제 하정우는 이정재를 언니라 칭하며 격의 없이 지내는 것은 물론 "이번 염라대왕이나 '오!브라더스' 때처럼 망가질 때 언니의 특징이 살아난다"고 평가했다. 이정재는 하정우의 '언니'란 호칭에 체념한 모습이었지만, 그런 친근한 넉살로 자신을 표현해주는 방법이 오히려 고맙다고 속내를 밝혔다. "제 또 다른 모습을 관객분들에 보여줄 수 있는 자리를 하정우가 슬쩍슬쩍 만들어주는 것"이라는 이정재는 그 역시도 어느 한쪽으로만 제 모습이 보여지길 바라지 않는다고 했다.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확실히 분량이나 비중보다 배우에게 중요한 건 캐릭터"란 그는 작품을 선택할 때 '이 캐릭터가 과연 내 필모에 오래 남을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했다. 단 그 의미는 관객들이 그만큼 좋아하며 기억해줄 수 있는 배역이냐는 것이다. "관객분들이 기억에 남으실 만큼 캐릭터를 만드는 게 내 일"이라고 배우로서의 가치관을 전한 이정재였다. 그런 의미에서 그에게 '신과함께' 속 염라대왕은 "만지면 만질수록 만져지는 캐릭터"였다. 누구도 염라대왕을 연기한 배우가 없으며, 특징적인 이미지를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고.

그는 이제 '신과함께'에 대한 애정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캐스팅이 정말 잘 됐다며 "출연 배우들 모두 연기력이 출중한 것도 그렇지만, 인성도 워낙 좋았다. 촬영장에서 강풍기를 쓰며 모래 바람을 만들고 불을 피워 까만 연기가 피어오르는 상황이었는데 다들 호흡기가 안 좋아지고 기관지염이라 고생들을 했는데 감독님 스태프 배우들 모두 호흡을 맞춰 훌륭하게 촬영을 마친 것"이라고 고생한 이들의 노고를 먼저 알렸다.

'신과함께-죄와 벌'로 해외 정킷을 앞둔 설렘, 신작 영화에서 웃긴 행동을 밀며 4번이나 촬영했는데 다 편집됐다며 시무룩해지기도 하고, 자신의 표정과 감정을 가식 없이 드러내는 이정재였다. 청춘스타로 시작해 나태해지지 않고 세월의 무게를 견디며 어느덧 대한민국 대표 40대 배우로서의 존재감과 영향력을 드러내면서도 이토록 인간미 넘치는 배우 이정재다. "그냥 열심히 살려고 노력한다. 그런 모습을 읽어주신 게 아닐까"라며 쑥스러워하는 모습마저 꾸밈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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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브이데일리 한예지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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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 영화계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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